<닥터 챔프>, 스포츠와 삶에 대한 진짜 응원
, 스포츠와 삶에 대한 진짜 응원" /> 월-화 SBS 밤 8시 50분
지헌(정겨운)이 오늘 일만 생각하는 건 그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사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내일 일을 생각하면 “겁이 나기” 때문이다. 형의 사고가 그랬던 것처럼 불행이란 언제 어느 때에 닥칠지 모르는 것이고, 그런 불행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 내일을 생각하는 건 두렵다. 그렇게 오늘만을 생각하며 달려온 지헌이 다시 “무서워요”라고 말하게 되었다. 이건 잔인하다고 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다. 반복해 닥친 불행과 고난의 끝에서 기어 올라와 다시 꿈을 움켜쥐려는 순간, 자신과의 경기에서 친구이며 최고의 유도선수인 상봉(정석원)이 하반신 마비를 당한 것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고운 색감의 쨍한 화면 아래 가 보여주었던 현실은 언제나 그런 무섭고 겁나는 것이었다. 단 한 번의 기록, 단 한 번의 승리를 위해 오랜 시간을 견뎌야만 하고, 순간의 실수나 불운으로 그 오랜 시간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가 그리는 태릉선수촌은 그런 곳이다. 상봉의 부상은 드라마의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한 사건도, 지헌을 더욱 힘겨운 상태로 몰아가고자 하는 장치도 아니다. 상봉의 부상을 둘러싸고 탁상공론을 벌이다 결국 도욱(엄태웅)이 꺼낸 과거의 부상 이야기가 그렇듯이, 그건 “어느 날 갑자기 쿵” 벌어지는 선수촌의 일일 뿐이다. 그래서 승리한 이들 대신 패배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비추는 의 현실은 조금 덜 극적일지라도 실패와 불행이 생각보다 흔한 우리네 일상과 더 닮았다. 도욱은 자신이 부상을 당했을 때 바란 것은 “누군가 찾아와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마도 지헌은 다시 일어나 상봉을 찾아갈 것이다. 는 불행이란 피하거나 도망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스스로 맞서고, 자신 앞에 내밀어진 손을 잡는 것. 그렇기 때문에 진짜 응원이란 손을 내미는 것이라고. 스포츠에서도, 삶에서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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