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동해야>, 캔디는 죽지 않는다
, 캔디는 죽지 않는다" /> 2회 KBS1 월-금 오후 8시 25분
KBS 일일드라마 불멸의 아이템은 캔디 성공기(를 가장한 수난기)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이 일본 태생의 명랑 소녀는 한국에 도착한 이후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한의 정서를 가장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최고의 인기 캐릭터가 되었다. 이 캔디 성공기는 특히 가족극으로 오면 가난한 천애 고아에서 더 높은 계급의 가정에 입성하기까지의 갈등과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엔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성공하는 전형적 스토리로, 신분 상승 판타지와 가족 판타지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흥행코드로 자리 잡는다. 역시 근본적으로는 –의 계보로 이어지는 캔디 성공기에 속한다. 게다가 이번엔 캔디가 둘이다. 백치 엄마를 돌보며 강한 생활력으로 꿋꿋이 살아가는 동해(지창욱)는 캔디의 남자 버전이며, 일류 호텔의 상속자라는 비밀과 함께 신데렐라 코스까지 밟을 예정이다. 봉이(오지은)는 가족들이 있으나 실질적 부양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정통 캔디 캐릭터에 속하고, 동해와의 사랑으로 그와 함께 신분 상승의 결말이 예상된다. 다만 이 전형적인 스토리를, 가족극의 외연을 넓히는 해외 입양 모티브로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물론 같은 제작진의 전작 에서의 입양 소재가 단순 갈등의 도구로 사용된 점을 떠올린다면 큰 기대는 금물이다. 첫 회부터 출생의 비밀, 혼전 임신, 원수 집안 등 기존 가족극의 관습적 갈등 소재를 끌어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신선도가 낮아진다. 결국 관건은 이 모든 진부하고 구태의연한 스토리를 캐릭터의 긍정성으로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느냐다. 동해가 웃을 때 시청자 역시 함께 웃을 수 있다면 적어도 캔디 성공기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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