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 1-2회 KBS1 토-일 밤 9시 40분
시작부터 방영시간의 3분의 1에 달하는 분량을 전투 신으로 채운 의 첫 회는 스펙터클에 치중하는 대작의 강박관념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전쟁액션물로서의 비주얼에 집중한 그 결과는 지난해 방영된 같은 방송사의 를 떠올리게 한다. 두 작품 모두 세계 유일 분단국가 한반도의 비극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역사의 무게보다는 장르적 볼거리에 더 관심을 둔다. 가 시작부터 미국 드라마 나 영화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첩보물과 비교되었듯, 역시 미국 전쟁드라마 나 등에 비교되는 것은 시청자들이 이 작품이 집중한 흥행 포인트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결과다. 가 앞으로도 이런 전략을 고수한다면 적어도 장르물로서는 와 유사한 반응, 즉 허술한 고증과 부실한 스토리에 대한 비판과 브라운관에서는 보기 힘든 스케일과 영상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얻어낼 듯하다. 그러나 의 경우 전적으로 가상 세계였던 와 달리 6.25 전쟁이라는 분명한 시대적 비극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 진지한 접근이 요구된다. 영상미에 치중한 대형 전투 신 가운데서 광기어린 눈빛으로 총을 갈겨대는 군인이나 죽음의 공포 앞에 넋이 나가 비명을 질러대는 병사의 클리셰로는 전쟁의 참혹함을 묘사하기 어렵다. 다행히 는 2회에 들어서야 현중(최수종)의 부대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탈영 뒤 인민군으로 옷을 갈아입는 천성일(정태우)과 같은 흥미로운 캐릭터를 통해 비로소 이야기로 돌아올 기미를 보인다. 결국 중요한 건 전쟁 이전에 인간의 드라마다. 무력하고 평범했던 인물은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 어떻게 역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가. 아직까지 엔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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