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이건, 되는 토크쇼다
이건, 되는 토크쇼다" /> KBS2 월 밤 11시 25분
“눈물이 없어요? 원장님” 의 부원장 이수근이 원장 이경규에게 묻는다. 게스트 김지영이 자신의 엄마가 보낸 편지를 읽고 눈물을 흘리는 사이에도 무덤덤해 보이는 이경규를 걸고 넘어진 것이다. 순간 스튜디오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여성 출연자들의 ‘감동’에서 ‘예능’으로 돌아왔다. 다시 말하면, 는 3회 만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김지호와 김성은 등 기혼 여성 연예인들이 게스트로부터 엄마, 또는 예비 엄마의 경험담을 끌어내면 이수근은 그것을 코믹한 분위기로 유도하는 농담을 던진다. 여기에 어제는 이경규라도 필요하면 물어뜯는 하하가 게스트로 나와 분위기를 띄웠다. 하하가 프로그램의 특성상 별 역할을 하지 못했던 소녀시대의 제시카에게 말을 걸면서 그에게 “(할 일이 없어서) 웃다 가요”라는 멘트를 이끌어내자, 조금이지만 제시카의 캐릭터도 생겼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조절하는 건 결국 이경규다. 그는 다들 엄마를 그리워할 때 “이래서 아빠가 외롭습니다”라고 말하고, 자식이 결혼하면 부모 중 한 명이 운다는 말이 나오면 “안하면 둘 다 운다”는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정리한다. 마치 좋은 엄마들 사이에 낀 ‘불량아빠’처럼, 그는 중년 남성 가장의 시각에서 툭툭 던지는 멘트로 상황을 정리하면서 자칫 느끼해질 수도 있던 프로그램에 보다 현실적인 웃음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이경규가 만들어내는 이런 분위기를 중심으로 는 토크의 소재를 출산이 아니라 부부생활, 혹은 가족 이야기로 확장시킨다. 이경규의 비운의 프로그램 이 좀 더 온기를 담고 돌아온 느낌이랄까. 고정 출연자들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메인 MC는 여전히 잘하고 있으며, PD는 갈 길을 알고 있다. 이건, 되는 토크쇼다.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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