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아나운서의 조건
‘신입사원’, 아나운서의 조건
MBC ‘신입사원’ 일 MBC 저녁 5시 20분
“저는 이 프로그램이 많은 예비 신입사원들이 ‘아, 내가 저런 순간에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같이 하면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어요.”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전성호 PD의 말처럼, MBC ‘신입사원’의 매력은 실제 면접을 볼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세히 짚어 주는 진지함에 있다. 앞서 방영된 1,2차 예심이 호평을 받았던 것은 방송을 위해서 자극적인 장치를 마련하기보다, 면접관의 질문에 어떤 자세로, 어떤 관점의 대답을 하는 것이 좋은지를 있는 그대로 담아서 보여준 담백함 덕분이었다.

그리고 4차 그룹 미션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발 나아가 ‘이상적인 방송인이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인가’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주어진 단어에 관한 리포트 영상 제작 미션을 받은 도전자들을 따라 다니며, 각 조가 어떻게 주제에 접근하고 어떤 표현방식을 택하는지를 상세히 다뤘다. 그리고 같은 주제어를 각자 다르게 표현한 두 조의 영상이 대결하는 심사과정은 자연스럽게 방송의 기획과 제작 과정에 있어서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드러냈다. 1, 2차 예선을 통해 던져진 질문들이 도전자들의 기본적인 됨됨이와 재능을 파악하는 데 그쳤다면, 각 조의 영상물의 장단점을 조목조목 짚어 설명하고 따져 묻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은 질문이기 이전에 방송인의 자질에 대한 가장 상세한 해설이기도 하다. 아나운서들의 영업 비밀이 담긴 심사과정을 고스란히 살려내면서 ‘신입사원’은 아나운서를 뽑는다는 프로그램 고유의 매력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정형돈의 말처럼 ‘면접 지침서’였던 ‘신입사원’은, 이제 ‘아나운서 지망생 지침서’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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