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대상>,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 수 MBC 밤 9시 55분
“상을 받지 못한 분은 이 상이라도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네티즌 투표로 시상하는 베스트 엽기상을 소개하며 김성주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재미삼아 주는 상을 시상하느라 2부 초반부를 잔뜩 잡아먹은 것은 논외로 치겠다. 문제는 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이런 식의 수상 기준이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신인상을 놓친 닉쿤과 빅토리아, 서현을 비롯해 무려 9명이 인기상을 공동으로 수상했고, 특별상은 그 기준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2AM과 임하룡, 김원희에게 수여됐다. 최우수상에서 의 MC 김원희가 후보로 포함되어 있던 버라이어티 부문과 별개로 MC 부문이 포함된 건 상을 늘리려는 의도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백보 양보해 한 해 동안 수고한 집안 식구들에게 격려 차원에서 상의 인플레를 감수했다 쳐도, 우수상과 최우수상의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과연 올해 안에서 정형돈의 존재감이 박명수보다 부족했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때보다 물오른 센스를 보여준 ‘라디오스타’가 덤으로 얹어주는 인기상 수상으로 만족해야 했을까? 올해 MBC 최고의 예능이라 해도 무방할 의 김원희가 특별상이라는 애매한 상 하나만 받는 상황을 정상적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심지어 네티즌 투표로 공정성 논란을 피해 가려 했던 베스트 프로그램상의 경우 벌써부터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고 해도 연령 분포에 맞춰 취약 연령층에는 가산점이 부가되는 것이 과연 어떤 방식인지에 대한 해명은 필요할 것이다. 조금 심하게 말해 어제의 시상식에서 유재석의 대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상은 결국 베스트 엽기상 수준의 공신력과 의미만을 얻었다. 김명민과 송승헌이 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던 2008년 MBC 만큼 자기 파괴적인 시상식을 2년 만에 또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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