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가요대전 > vs < MBC 방송연예대상 >
vs < MBC 방송연예대상 >" />< SBS 가요대전 > SBS 화 밤 9시 55분
< SBS 가요대전 > 1,2부를 늦은 시간 생방송으로 시청하니 지리산을 종주한 것처럼 진이 빠진다. 1부 중반부터 YG패밀리 공연 메들리와 마당극처럼 2PM 멤버들이 여기저기 신출귀몰하게 등장하는 각종 합동무대가 이어졌다. 그 뒤 뜬금없이 권지용과 태양이 우정을 나누더니 SM 가수들의 피날레 무대로 마무리됐다. 가요의 다양성을 보존하고자 연말 가요 시상식 프로그램을 없앤 것으로 기억하는데 2009년 < SBS 가요대전 >은 3시간 넘게 철저히 아이돌만 등장하는, 특히 대형 기획사 아이돌을 위해 마련한 무대였다. 이는 오빠부대의 주축 세력인 로우틴과 인터넷 담론을 양산하는 야오이 성향의 시청자들을 위한 잔치라면 모를까 한해 가요계를 정리하는 프로그램의 성격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콘셉트도 원더월드라고 했지만, 남자 아이돌의 여장에 방점을 둔 크로스 섹슈얼이 전부였다. 안이한 리믹스 남발, 연습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 라이브와 안무 등은 SBS 무대보다 못했다. 소녀시대와 2PM의 합동무대나 마이클 잭슨 오마주, 최초의 화음이라는 김태우, 케이 윌, 종현, 준수의 무대는 진행만큼이나 어수선했다. 또 아무리 아이돌 특집이라도 그렇지 2PM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걸 넘어서서 화려한 모습 뒤에 혹사당하는 아이돌의 이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연말 시상식 프로그램이 가진 의미 중 하나가 그해 1월부터 12월까지의 기억을 주마등처럼 그리도록 돕는 것이다. 어제 방송을 보니 차라리 예전처럼 1년간의 히트곡을 들려주던 시절의 콘셉트가 훨씬 재밌었던 것 같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세월의 무상함도 느끼고 기억을 정리할 수 있어서 의미도 있었으니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딱 1시간만 편성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보인다.
글 김교석
< SBS 가요대전 > vs < MBC 방송연예대상 >
vs < MBC 방송연예대상 >" />< MBC 방송연예대상 > MBC 화 밤 9시 55분
연예대상 최고의 조합. 후배들을 지켜보던 이경규의 아빠미소, 신애의 눈물과 해리의 씩씩함, 김태호 PD의 새해 각오, 김지선의 이경실 포옹, 공로상의 편집 영상, 이경실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눈물, 그리고 대상 수상자 수상소감의 개념. 하지만 이런 몇 순간들을 제외하면 < MBC 방송연예대상 >의 분위기는 좋게 말하면 차분했고 나쁘게 말하자면 어두웠다. 올 한해 MBC 예능의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성적표 탓일 것이다. 이것은 시상자들로 나온 예능인들의 입에서 재치 넘치는 만담보다 ‘프로그램을 살립시다’ 류의 자조성 발언이 더 많았다는 점, 절반이 넘는 수상자가 가수와 배우들이었다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같은 시간 타 방송사에서 진행되는 에 참가하고 있어야 할 소녀시대가 가수부분 특별상이라는 정체불명의 상을 수상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점도 분위기를 살려보기 위한 제작진의 고육지책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모든 시상 부문에서 공동 수상이 남발되며 ‘연말 시상식 이대로 좋은가’ 클리셰의 정석을 보여준 1부에서는 안쓰러움보다 냉소가 먼저 나왔다. 그나마 굵직한 수상 부분만을 남겨두었던 2부에서 뒤늦게 입이 풀린 이혁재의 진행과 대선배 이경규의 객석 존재감, 그리고 수상자, 시상자들의 진지한 태도로 제법 시상식 분위기를 되찾은 것이 다행이었다. ‘예능을 빛낸 최고의 게스트’들을 편집한 영상에서 확인한 MBC 토크쇼들의 안정감과 팀의 파이팅, 그리고 팀이 보여준 훈훈함처럼 여전히 이들에게 즐거움을 기대하게 만드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수고한 모든 동료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감사를 잊지 않았던 대상 수상자 유재석의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였다. ‘그들만의 잔치’라고 비난했지만 정작 시청자로서 그들이 준 웃음에 대해서는 한 번도 고마워한 적이 없었다는 것.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예능인들에게 새삼 응원을 보낸다.
글 김선영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