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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최종회 2014년 9월 4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건(장혁)과 미영(장나라)은 우여곡절 끝에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린다. 제주도에서 달달한 신혼을 보낸 두 사람은 허니문 베이비를 얻는다. 한편 다니엘(최진혁)은 강세라(왕지원)가 여동생임을 확인, 둘은 남매로 재회해 김태오 김미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용(최우식)과 전지연(박희본) 역시 상견례를 하며 결혼에 골인하게 됐고, 미영 모(송옥숙)는 ‘문어박사’라는 별명의 이건 주치의와 행복한 인연을 맺었다. 모두에게 해피엔딩!

리뷰
의문은 많았다. ‘선 임신 후 연애’라는 소재를 선택했을 때, ‘재벌남과 보통녀’라는 흔하디흔한 관계가 설정됐을 때, 삼각관계가 형성됐을 때, 불치의 병이 끼어들 때, 심지어 기억상실증이 등장했을 때. 기존 로맨틱 드라마에 등장하는 문구들을 모두 동원해 끼워 맞춘 결과는 그러나 의외였다. 소재가 진부하긴 해도 이야기가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익숙한 맛인데도 자꾸만 눈길이 갔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끔 돌려놓은 중심에는 장혁이라는 배우가 있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이건은 ‘추노’의 상남자 이대길이나, 예능 ‘진짜 사나이’의 열혈병사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고, ‘으하하하하’ 목젖이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고, 귀여운 허술함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이 남자를 애정하지 않을 방법을 없어 보인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가 재차 확인해 준 진리는 멜로는 배우하기 나름이라는 사실. 물론 그의 캐릭터는 상대배우 장나라의 든든한 지원이 없었으면 그 매력이 반감됐을 것이다.

진부함이 진부함으로 끝나지 않은 데에는 연출도 한몫했다. 가령 우연으로 맺어진 첫날밤을 방앗간 신으로 비튼다든지, 기억상실이 등장한 회(11회) 전체를 수미상관 형식으로 배치, 익숙한 설정 속에서 최대한 색다름을 찾으려 했다. 적어도 방영 전, “설정보다는 건과 미영이 상황을 풀어나가고 서로 이해하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는 제작진의 약속은 지켜진 셈이다.

무엇보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사라져가는 감성의 스펙트럼을 상기시켜주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가 여운을 남기는 것은 사랑과 운명의 함수관계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운명을 믿지 않으면서도, 진실한 운명이 나타나길 바라던가. 운명 같은 사랑을 잊고 지내던 이들에게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한 여름 밤의 꿈같은 달콤함이었으리라. 간절히 원하는.

수다포인트
- 으하하하하하하. 건, 당신의 웃음소리가 그리울 거예요. 으하하하하하하하
- 떡방아 신 VS 쌀보리 신. 뭔가 한가위스러운(?)
- 멜로는 역시 배우하기 나름!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운널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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