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라디오스타〉, 네 생각 내 생각 여전히 똑같아.
방송화면"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MBC <라디오스타> 2013년 5월 8일 밤 12시 5분

다섯 줄 요약
데뷔 15주년을 맞는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가 1년 만에 <라디오스타>를 다시 찾았다. 이날 규현의 남미투어로 인해 생긴 MC 빈자리는 신혜성이 메꿨다. 1년 전 ‘거지라인’이었던 김동완은 일일드라마의 성공으로 1등석에 앉았고 리더 에릭은 전무한 개인활동 때문에 꼴등의 자리에 앉았다. 지난 1년 동안의 근황에 대한 토크와 개인별 집중 탐구가 이뤄졌고 후반부에는 서로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통해 신혜성과 김동완이 댄스배틀을 겨뤘다.

리뷰
덕담과 독설을 유쾌하게 오고가는 신화와 <라디오스타>의 궁합은 천생연분이었다. 그 동안의 <라디오스타>는 하이에나같은 MC들이 게스트를 일방적으로 ‘요리’했다면 이 날 방송은 신화와 MC들이 서로 양념을 치는 공방전의 연속이었다. 초반에는 MC들의 질문을 통해 토크가 이뤄졌지만 곧 신화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MC들을 능가했다. 전진은 김동완에게 영상메시지를 지시하고 역으로 MC들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던 김동완과 신혜성의 댄스배틀을 주도한 것도 신화였다. MC들도 만만치 않았다. 유세윤은 전진의 “아이가 몇 살이죠?”같은 무차별 질문에 대해 “다섯 살이다. 인마”, “그래. 인마”로 우스꽝스럽게 넘겼다. 시종일관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다 가족과 멤버에 대한 애정을 부담스럽지 않게 드러낼 수 있었던 것도 신화와 MC들의 오래 묵은 ‘예능 내공’덕분이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1년 전 방송이 신화가 대중에게 컴백을 알리면서 장수 아이돌로서 정체성과 추억을 이야기하는 방송이었다면, 이번 방송은 조금은 어지러운 신변잡기의 연속이었다. 신화만이 가지는 특유의 유쾌한 호흡은 드러났지만 온라인에서 유행하여 이미 JTBC <신화방송>에서 많이 회자된 에릭의 ‘왜죠’ 사건이나 신화의 치킨 광고, 앤디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만났던 이야기는 재미를 찾을 틈도 없이 가볍고 빠르게 지나갔다. 게다가 틴탑의 니엘에게 대시했다던 JYP의 S양이야기는 신화이야기에서 비껴난 실수였다. 야심차게 MC 자리를 꿰찬 신혜성은 ‘네 생각 내 생각 똑같아’ 등 민우의 어록을 끄집어낸 저격수 규현의 빈자리를 그리워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신화가 SBS <힐링캠프>나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한다고 상상하면 어떨까. 신화에게 지나친 진지함은 어울리지 않는다. 신화만의 유쾌한 매력을 꺼내고 훈훈하게 마무리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오직 <라디오스타>뿐이다. 이들의 궁합은 1년 전이나 오늘이나 앞으로도 여전히 똑같을 것이다.

수다포인트
- 신혜성의 일일 MC 발탁의 비결은 신혜성 광팬이라는 최고령 작가의 영향력입니까.
- 어제 방송 분량을 많이 차지한 것은 전진을 비추는 카메라에 등장한 신혜성의 오른쪽 어깨. 신혜성은 춤만 출 뿐.
- ‘가왕’ 조용필의 노래 ‘Bounce’를 신화만의 댄스 배틀과 개인기로 이끌어가는 신화의 힘이란? 간지.
- 신혜성과의 소개팅, 제가 하겠습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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