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갈무리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갈무리
3시간에 한 번씩 연락하지 않으면 갈등이 폭발하는 '족쇄부부'가 등장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이 월요일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중 2049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어제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은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2049 시청률에서 1.5%를 기록, 어제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2일 밤 방영된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는 남편에게 사랑을 증명받고 싶은 아내와 아내의 요구가 통제라고 느껴지는 남편, '족쇄 부부'가 등장했다. 아내는 "제발 이혼만 해달라고", "죽을 것 같으니 나 좀 놔달라고"라며 남편에게 끊임없이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다. 남편 또한 아내가 결혼생활을 너무 힘들어해서 사연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는 주부로서, 남편은 가장으로서 역할을 해내며 5살 아이를 열심히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 아내는 과거에는 미용사였으나 현재는 전업주부로 육아와 가사를 책임지고, 남편은 헤어디자이너 겸 미용실 원장이다. 큰 규모의 미용실을 운영 중인 남편은 고객 상담부터 예약, 디자이너와의 소통, 매장 관리 등 다양한 일을 해내며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갈무리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갈무리
핸드폰에 온 신경을 쏟으며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남편. 어떤 상황이든 아내와 3시간마다 연락해야 하는 규칙 때문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연락하는 시간이 일률적이면 "알람 맞춰놨냐"라며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의심하는가 하면, 메시지와 전화 중 하나로 통일해서 연락하면 정성이 없다고 여긴다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와의 다툼을 피하고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연락 규칙'들.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남편은 무릎을 꿇어야 하거나, 이혼해달라는 말과 폭언을 듣는다는데. 심지어 아이 앞에서 폭력과 욕설도 했다. 이에, MC 문세윤은 "연락 늦은 일이 폭언을 들을 정도까지의 일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라고 혀를 내둘렀고, 오은영 박사도 "이유가 뭐든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것은 절대 있어서 안 될 일이다. 또한,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아이 앞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남편이 지켜야 하는 규칙은 '연락 규칙' 뿐만이 아니었다. 아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또 다른 규칙은 바로 '지각 규칙'. 남편이 차가 밀려 집에 늦게 도착하면, "너 일부러 천천히 운전했지", "아이 보기 싫어서 늦게 들어왔지"라며 남편을 들볶는다는 아내. 남편은 집에 1분이라도 일찍 도착해야 아내에게 덜 혼나기 때문에 퇴근길 운전도 평소보다 격렬하다고 고백했다. 미용실 정산 오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평소보다 15분 늦은 퇴근을 한 남편.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지도 못한 채 아내가 있는 방으로 가 죄인처럼 사과했다. 그러나 "일이면 늦어도 되는 거냐"라고 큰소리를 내다가 결국 이혼을 요구해버리는 아내. 이에, 남편은 아내가 본인의 삶이 사라져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 해결해줄 수 없어서 문제를 알아도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부부의 모습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아내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지킬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혼란형 불안정 애착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강박적으로 만든 틀에서 벗어나는 걸 불안해서 못 견디고, 이 때문에 상대에게 과도한 통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에게 혼란형 불안정 애착은 떨어져 있으면 외롭고, 붙어있으면 공격을 한다고 말하며 남편은 이런 아내의 이면이 힘들겠지만, 피하지 말고 아내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해야 한다고 힐링 리포트를 제시했다. 또한, 안전한 대화가 어렵다면 중재자를 놓고 대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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