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2'는 박선우(정해인 분)가 서도철(황정민 분)이 소속된 강력범죄수사대에 새롭게 합류한 뒤 연쇄살인범을 쫓으면서 벌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액션 범죄 수사극이다. 지난 13일 개봉해 추석 연휴 관객을 싹쓸이하고 있는 가운데, 황정민과 정해인의 작품들 속 관계성이 눈길을 끈다.

'서울의 봄'에서 황정민은 육군 내 비밀 사조직 하나회의 수장이자 보안사령관 전두광을 연기했다.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인물. 황정민은 숱 없는 머리 분장과 더불어 자신의 야욕을 거침없이 분출하는 연기로 치욕의 역사를 돌아보게 했다. 황정민의 실감 나는 연기는 관객들을 분노하고 답답하게 만들었다. 개봉 당시 관객들 사이에서는 일명 '심박수 챌린지'가 유행할 정도였다. 상영 전후 심박수를 측정해, 141분 러닝타임 동안 얼마나 분노했는지 확인해보는 챌린지였다.
'서울의 봄'에서 정해인은 특전사 오진호 소령 역을 맡았다. 오진호는 같은 특전사임에도 사령관을 제압하러 들이닥친 4공수 여단의 공격에 끝까지 특전사령관의 곁을 지키는 용기 있는 인물이다. 정해인은 강인한 눈빛과, 올곧은 자세를 보여주며, 위기 속에서도 충성심 강한 눈빛으로 캐릭터의 서사를 쌓았다. 그는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과 진한 여운을 남기며 이야기에 힘을 더했다.

정해인은 '베테랑2'에서 서도철 형사의 눈에 띄어 강력범죄수사대에 새롭게 합류한 신입형사 박선우 역을 맡았다. 하지만 그의 비밀은 사적제재를 가하는 일명 '해치'. 정해인은 의뭉스럽고 응큼한 눈빛으로 인물의 이중적 면면을 보여준다.
'서울의 봄'에서는 두 배우가 직접 만나는 장면은 없었다. 이번 '베테랑2'에 한 장면에 담기게 된 둘의 모습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서로 다른 각자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2개의 영화 속 4명의 인물들. 그 속에서 뒤바뀐 선악의 구도. 천만 영화 '서울의 봄'과 흥행 기대작으로 꼽히는 '베테랑2'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더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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