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 그룹 뉴진스/사진=신우석 대표 인스타그램, 어도어 제공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 그룹 뉴진스/사진=신우석 대표 인스타그램, 어도어 제공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광고사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대표가 광고사 대표로서 저질러선 안 될 과오를 범하고 있다. 그는 그룹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 업로드가 광고주와 합의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합의가 됐다 하더라도, 광고주가 직접 최종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결과물을 광고사가 무단 공개했다는 점은 분명 문제라는 지적이 업계 내 이뤄지고 있다. '창작자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 영상의 본질은 결국 '광고'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룹 뉴진스, 뉴진스 세계관 속 캐릭터 '반희수'/사진=어도어 제공, 유튜브 채널 'Ban Heesoo' 과거 영상 캡처
그룹 뉴진스, 뉴진스 세계관 속 캐릭터 '반희수'/사진=어도어 제공, 유튜브 채널 'Ban Heesoo' 과거 영상 캡처
신우석 대표는 최근 여러 차례 장문의 글을 통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가 바라는 건 오직 어도어의 사과라며 어도어 김주영 대표와 이주경 부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우석 대표는 "광고주, 어도어, 돌고래유괴단 3사는 팬들을 위해 디렉터스컷을 돌고래유괴단 채널에 공개하기로 합의했으며 증거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력사를 존중하지 않은 '어도어 측의 과격한 시정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제3자인 광고주를 논쟁에 끌어들이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뉴진스 관련 콘텐츠가 게재되는 유튜브 채널 '반희수'의 영상을 모두 비공개한 이유에 관해서도 '어도어가 공식 계정이 아닌 곳에 존재하는 뉴진스의 저작권과 초상권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사진제공=어도어
사진제공=어도어
그러나 신우석 대표가 언급한 '과격한 시정 요구'는 그가 '제3자'라고 언급했던 광고주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어도어가 입장문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영상의 광고주 본사 측에서 먼저 영상 게재 중단을 요청했다. 어도어는 광고주의 문제 제기를 광고사인 돌고래유괴단에 전달했을 뿐이다.

아무리 신우석 대표가 해당 영상이 '작품'이며 창작자로서의 그의 권리를 주장하더라도 광고주와 계약이 이뤄진 콘텐츠인 이상, 결국 '광고'다. 제작 단계에서 디렉터스 컷을 돌고래유괴단 채널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하더라도, 그 결과물을 확인한 광고주가 공개를 원치 않는다면 광고사는 이를 무단으로 공개할 수 없다. 광고주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돌고래유괴단은 어도어를 고발하기에 앞서 광고주와 직접 소통했어야 한다.
그룹 뉴진스 '디토'/사진=어도어
그룹 뉴진스 '디토'/사진=어도어
나아가, 반희수 채널은 뉴진스의 '공식 계정'이 맞다.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을 뿐이라는 정황을 신우석 대표 본인이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는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하고 공개한 모든 콘텐츠는 합의가 이뤄진 결과물"이라고 몇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희수 채널의 소유권이 돌고래유괴단에 있음을 과거 어도어와 합의했다고도 설명했다.

이 상황에서 반희수 채널이 '어도어의 승인 없는' 비공식 채널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고로, 어도어가 게재를 중단하길 요청한 콘텐츠 항목에 반희수 콘텐츠는 애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뉴진스/ 사진 제공=어도어
뉴진스/ 사진 제공=어도어
신우석 대표의 실제 의도가 어떻든 간에 뉴진스를 향한 버니즈(팬덤 명)의 팬심을 이용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비치기에 십상이다. 경영진이 교체된 어도어를 향한 뉴진스 팬덤의 분노를 자극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의 중심을 짚기보다 대중의 감성, 분노를 자극하는 신우석 대표의 대처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팬심은 거세다. 팬덤이 아티스트와 아티스트의 제작자를 응원하고 그 소속사를 비판하는 일은 모든 엔터사들에게 고루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당연하다 해도 팬심을 무기로 삼고 휘두르는 일까지 당연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제작자 개개인의 이익을 위해 아티스트의 이미지,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을 이용하는 일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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