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춘기 부부' 아내가 갱년기 고충 알아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9일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결혼 연차 40년 동안 쌓인 마음의 상처를 갱년기와 함께 표출하는 아내 때문에 고통받는 남편, '육십춘기 부부'가 등장했다.
결혼 전, 매일 아침 출근하는 아내에게 이브 껌을 주며 수줍은 마음을 표현했던 남편. MC 김응수는 "그 시절 이브 껌의 향기는 최고급이었다"며 부부의 달달한 일화에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지금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전통 장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 중인 두 사람. 껌으로 시작한 인연은 두 사람을 껌딱지 부부로 만들어주는 듯했으나,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 항상 명령조로 말한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아내는 40년 내내 남편이 하고 싶다는 대로 맞추며 살았다며, 되려 남편이 자신의 고통과 갱년기를 존중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에도 시아버지 앞에서 무릎까지 꿇어야 했던 아내의 고된 시집살이를 얘기해도 그저 못마땅하기만 한 남편. 아내는 이런 남편의 태도에 지난 세월의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 실리주의 아내 vs 체면주의 남편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전통 장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 중인 부부. 아내의 일상은 이른 아침 새벽 등산으로 시작됐다. 매일 뒷산을 타며 요리할 나물과 같은 식재료를 채집한다는 아내. 채집이 끝난 뒤에도 천 평 이상의 텃밭을 방문해 작물을 가꾸는 모습에 MC들은 존경의 눈빛을 보였다. 농사짓는 게 재밌다며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는 아내의 뒤로 느긋하게 농사 도구를 챙겨오는 남편. 여유롭게 일하다 결국, 호미로 감자에 상처까지 내 아내의 불호령을 듣고 만다. 남편은 아내가 항상 잔소리와 명령조로 말하니 일하기가 싫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 모습을 본 MC 문세윤은 "아내는 일을 하고, 남편은 체험학습 온 것 같다"고 말해 부부의 웃음을 터트렸다.
아내는 밭일 뿐만 아니라 식당 일에도 남편이 지나치게 느긋하다며, 커피와 흡연을 즐기는 테라스에 자주 앉아 있어 '고자리'라는 별명으로 남편을 부른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남편의 의지로 시작된 식당이었으나, 정작 아내가 요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식당 일을 지금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아내. 부부가 함께 식당을 운영한 건 7년이지만, 남편이 식당 일을 도와준 건 겨우 3년이라며 이제껏 쌓아온 억하심정을 갱년기와 함께 폭발시켰다. 그러나 남편은 오랜 시간 참고 견뎌왔다는 아내의 말에 지금은 잘 도와주고 있지 않냐며, 과거 이야기를 그만 꺼내라고 손사래까지 쳤다. 또한 아내가 갱년기를 무기 삼아 자신에게만 쏘아붙이듯 말하는 등 예민하게 군다며 서운함을 표현하는 남편. 그러자 아내는 "내가 갱년기를 무기로 쓴다고 말할 때마다 기분 나쁘다"며 힘든 처지를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에게 언성을 높였다. 시도 때도 없이 체온이 변화하고, 우울증과 무기력증, 불면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 역시 한 겨울에도 땀을 흘리고,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다며 갱년기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갱년기는 "누군가는 괴롭고, 누군가는 잘 넘어갈 수 있어 알 수 없는 게 갱년기"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아내는 이 외에도 남편이 개인택시를 운영할 당시, 연락도 없이 2박 3일 외박은 기본이었다고 전해 MC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남편의 요구에 전세금과 대출로 개인택시를 마련해줬다. 새벽 운행 종료 후 노름과 당구를 치고 다녔던 남편 때문에 아내는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생활비가 없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15년이나 근무했다는 아내의 말에 MC 정영한 아나운서는 고생 많으셨다며 따뜻한 말로 토닥여줬다.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은 표현하지 않고 아내의 갱년기 탓만 하는 남편 때문에 후회가 많다는 아내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실제로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어 남편의 모든 행동에 거부감이 든다고 말한 아내. 이에 오은영 박사는 갱년기가 오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과 관련 있는 여성 호르몬에 변화가 오기에 감정 기복, 관절 통증, 수면 장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갱년기로 인해 생기는 몸의 고통이 많기에 배우자와의 소통을 통해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아내는 굉장히 실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인 반면, 남편은 체면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녹화 당일, 양말까지도 신경 쓸 만큼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에 아내의 고생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여러 사람 앞에서 아내가 잘못을 꼬집으면 부끄러워진다는 남편. 오은영 박사는 체면이 깎인 남편이 화가 나 소리를 높이면 아내는 '나의 노고를 몰라 주는구나'라고 생각해 싸움이 벌어지는 거라며 서로를 할퀴는 악순환 소통은 그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매일 돈 벌어서 시부모님께 다 드려도 무릎 꿇고 혼났던 아내
장독대가 가득한 뒷마당에서 줄자를 들고 길이 재기에 열중인 남편. 비가 온 뒤 항아리와 가마솥에 녹이 생길 것을 대비해 낙하산 천막을 설치하겠다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영 반응이 시큰둥했다. 어차피 비바람이 불면, 낙하산 천막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아내의 생각. 또한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300개의 항아리와 함께 뒷산의 경치를 보는 걸 좋아한다고.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천막 설치 자재들이 부부들의 집 앞마당으로 배달됐고. 어떻게 된 일이냐는 아내의 물음에 남편은 상의 없이 주문 배달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말했다. 이를 본 MC 소유진은 "대화가 아니라 통보하려고 부르신 거구나?"라며 일방적인 남편의 소통을 꼬집었다. 남편은 비 맞으며 일하는 아내를 위해 설치하는 건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급기야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등진 채 일방적으로 설치를 시작하는 남편. MC 정영한 아나운서는 "(아내가) 완전 투명 인간이 됐다"라며 부부의 대화에 탄식했다.
오은영 박사는 낙하산 천막 설치는 경관을 해치느냐, 안 해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두 사람의 의견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소통 문제라고 꼬집었다. 아내가 '내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무시하네, 날 존중하지 않네'라는 생각을 할 만큼 남편의 일 처리는 빠르고 독단적인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는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의견을 나누고 합의할 것을 강조했다.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 사이여도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기에 대화로 합의점을 찾고, 서로가 싫다는 부분은 귀담아들을 것을 조언했다.
아내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 마을에 내려온 것 모두 남편의 일방적인 의지 때문이었다며 설움을 토로했다. 시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시골로 내려오자는 남편의 권유를 여러 번 거절했으나, 끝까지 밀어붙이는 남편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아내. 이에 대해 남편은 자신이 끌고 내려온 게 아니라 합의하고 내려온 것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서로의 주장만 고집하는 대화가 계속되자, 아내는 결혼생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 쉰 적이 없었다며 지옥 같았던 시집살이 이야기를 꺼냈다. 시댁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모든 월급을 시부모님께 드리고, 가정에 충실했음에도 임신 중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걸 넘어 매번 무릎 꿇고 혼나기까지 했던 아내. 이때의 고통을 몰라주는 남편에게 아내는 한을 품게 됐다고. MC 소유진과 문세윤은 아내의 서러운 입장을 공감하며 "시집살이를 혹독하게 하셨다"고 위로했다. 그러나 남편은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를 왜 아직도 꺼내는지 모르겠다며, 아내가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을 말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과거 사건들은 남편과 시댁에 대한 흉이 아니라, 오로지 아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는 거라고 분석했다. 지금껏 남편에게 '당신 마음고생 심했겠다'와 같은 인정과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내는 가족을 위해 헌신한 인생을 부정당했다고 생각했을 거라고.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온 억울한 감정이 갱년기와 만나 서러움으로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의 말을 들은 남편은 이제껏 몰랐던 아내의 말에 대한 의미를 알았다며 앞으로는 '고마워, 미안해, 잘했어' 등을 표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앞으로 제가 노력하겠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갱년기를 겪고 있는 현재, 오은영 박사는 갱년기 증상 극복을 위한 운동을 적극 권유했다. 채집 및 밭일, 식당 일은 노동이기에 별도의 운동이 필요하다는데. 특히, 감정과 수면, 식욕 등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려면 빠른 속도로 걷거나,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MC 정영한은 "마당에 샌드백을 설치한 뒤, 배우자의 사진을 붙이고 운동해라"라고 아이디어를 내 모두의 웃음을 터트렸다. 또한 과거 아내에게는 가족을 위해 감당해야 했던 대리 효도의 의무가 컸다며 시부모님을 대신해 솔직한 고마움을 표현하라고 권했다. 이에 남편은 "양순 씨~ 앞으로 제가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진심으로 사과해 아내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방송 말미 공개된 영상에서는 100회 & 연말 특집으로 시어머니와 며느리, 장인어른과 사위, 성인 자녀와 부모, 형제와 자매 등 가족 내 다양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루는 사례자를 예외적으로 모집한다는 소식이 공개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9일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결혼 연차 40년 동안 쌓인 마음의 상처를 갱년기와 함께 표출하는 아내 때문에 고통받는 남편, '육십춘기 부부'가 등장했다.
결혼 전, 매일 아침 출근하는 아내에게 이브 껌을 주며 수줍은 마음을 표현했던 남편. MC 김응수는 "그 시절 이브 껌의 향기는 최고급이었다"며 부부의 달달한 일화에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지금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전통 장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 중인 두 사람. 껌으로 시작한 인연은 두 사람을 껌딱지 부부로 만들어주는 듯했으나,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 항상 명령조로 말한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아내는 40년 내내 남편이 하고 싶다는 대로 맞추며 살았다며, 되려 남편이 자신의 고통과 갱년기를 존중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에도 시아버지 앞에서 무릎까지 꿇어야 했던 아내의 고된 시집살이를 얘기해도 그저 못마땅하기만 한 남편. 아내는 이런 남편의 태도에 지난 세월의 노고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 실리주의 아내 vs 체면주의 남편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전통 장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 중인 부부. 아내의 일상은 이른 아침 새벽 등산으로 시작됐다. 매일 뒷산을 타며 요리할 나물과 같은 식재료를 채집한다는 아내. 채집이 끝난 뒤에도 천 평 이상의 텃밭을 방문해 작물을 가꾸는 모습에 MC들은 존경의 눈빛을 보였다. 농사짓는 게 재밌다며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는 아내의 뒤로 느긋하게 농사 도구를 챙겨오는 남편. 여유롭게 일하다 결국, 호미로 감자에 상처까지 내 아내의 불호령을 듣고 만다. 남편은 아내가 항상 잔소리와 명령조로 말하니 일하기가 싫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 모습을 본 MC 문세윤은 "아내는 일을 하고, 남편은 체험학습 온 것 같다"고 말해 부부의 웃음을 터트렸다.
아내는 밭일 뿐만 아니라 식당 일에도 남편이 지나치게 느긋하다며, 커피와 흡연을 즐기는 테라스에 자주 앉아 있어 '고자리'라는 별명으로 남편을 부른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남편의 의지로 시작된 식당이었으나, 정작 아내가 요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식당 일을 지금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아내. 부부가 함께 식당을 운영한 건 7년이지만, 남편이 식당 일을 도와준 건 겨우 3년이라며 이제껏 쌓아온 억하심정을 갱년기와 함께 폭발시켰다. 그러나 남편은 오랜 시간 참고 견뎌왔다는 아내의 말에 지금은 잘 도와주고 있지 않냐며, 과거 이야기를 그만 꺼내라고 손사래까지 쳤다. 또한 아내가 갱년기를 무기 삼아 자신에게만 쏘아붙이듯 말하는 등 예민하게 군다며 서운함을 표현하는 남편. 그러자 아내는 "내가 갱년기를 무기로 쓴다고 말할 때마다 기분 나쁘다"며 힘든 처지를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에게 언성을 높였다. 시도 때도 없이 체온이 변화하고, 우울증과 무기력증, 불면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 역시 한 겨울에도 땀을 흘리고,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다며 갱년기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갱년기는 "누군가는 괴롭고, 누군가는 잘 넘어갈 수 있어 알 수 없는 게 갱년기"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아내는 이 외에도 남편이 개인택시를 운영할 당시, 연락도 없이 2박 3일 외박은 기본이었다고 전해 MC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남편의 요구에 전세금과 대출로 개인택시를 마련해줬다. 새벽 운행 종료 후 노름과 당구를 치고 다녔던 남편 때문에 아내는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생활비가 없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15년이나 근무했다는 아내의 말에 MC 정영한 아나운서는 고생 많으셨다며 따뜻한 말로 토닥여줬다.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은 표현하지 않고 아내의 갱년기 탓만 하는 남편 때문에 후회가 많다는 아내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실제로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어 남편의 모든 행동에 거부감이 든다고 말한 아내. 이에 오은영 박사는 갱년기가 오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과 관련 있는 여성 호르몬에 변화가 오기에 감정 기복, 관절 통증, 수면 장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갱년기로 인해 생기는 몸의 고통이 많기에 배우자와의 소통을 통해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아내는 굉장히 실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인 반면, 남편은 체면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녹화 당일, 양말까지도 신경 쓸 만큼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에 아내의 고생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여러 사람 앞에서 아내가 잘못을 꼬집으면 부끄러워진다는 남편. 오은영 박사는 체면이 깎인 남편이 화가 나 소리를 높이면 아내는 '나의 노고를 몰라 주는구나'라고 생각해 싸움이 벌어지는 거라며 서로를 할퀴는 악순환 소통은 그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매일 돈 벌어서 시부모님께 다 드려도 무릎 꿇고 혼났던 아내
장독대가 가득한 뒷마당에서 줄자를 들고 길이 재기에 열중인 남편. 비가 온 뒤 항아리와 가마솥에 녹이 생길 것을 대비해 낙하산 천막을 설치하겠다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영 반응이 시큰둥했다. 어차피 비바람이 불면, 낙하산 천막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아내의 생각. 또한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300개의 항아리와 함께 뒷산의 경치를 보는 걸 좋아한다고.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천막 설치 자재들이 부부들의 집 앞마당으로 배달됐고. 어떻게 된 일이냐는 아내의 물음에 남편은 상의 없이 주문 배달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말했다. 이를 본 MC 소유진은 "대화가 아니라 통보하려고 부르신 거구나?"라며 일방적인 남편의 소통을 꼬집었다. 남편은 비 맞으며 일하는 아내를 위해 설치하는 건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급기야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등진 채 일방적으로 설치를 시작하는 남편. MC 정영한 아나운서는 "(아내가) 완전 투명 인간이 됐다"라며 부부의 대화에 탄식했다.
오은영 박사는 낙하산 천막 설치는 경관을 해치느냐, 안 해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두 사람의 의견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소통 문제라고 꼬집었다. 아내가 '내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무시하네, 날 존중하지 않네'라는 생각을 할 만큼 남편의 일 처리는 빠르고 독단적인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는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의견을 나누고 합의할 것을 강조했다.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 사이여도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기에 대화로 합의점을 찾고, 서로가 싫다는 부분은 귀담아들을 것을 조언했다.
아내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 마을에 내려온 것 모두 남편의 일방적인 의지 때문이었다며 설움을 토로했다. 시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시골로 내려오자는 남편의 권유를 여러 번 거절했으나, 끝까지 밀어붙이는 남편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아내. 이에 대해 남편은 자신이 끌고 내려온 게 아니라 합의하고 내려온 것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서로의 주장만 고집하는 대화가 계속되자, 아내는 결혼생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 쉰 적이 없었다며 지옥 같았던 시집살이 이야기를 꺼냈다. 시댁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모든 월급을 시부모님께 드리고, 가정에 충실했음에도 임신 중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걸 넘어 매번 무릎 꿇고 혼나기까지 했던 아내. 이때의 고통을 몰라주는 남편에게 아내는 한을 품게 됐다고. MC 소유진과 문세윤은 아내의 서러운 입장을 공감하며 "시집살이를 혹독하게 하셨다"고 위로했다. 그러나 남편은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를 왜 아직도 꺼내는지 모르겠다며, 아내가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을 말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과거 사건들은 남편과 시댁에 대한 흉이 아니라, 오로지 아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는 거라고 분석했다. 지금껏 남편에게 '당신 마음고생 심했겠다'와 같은 인정과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내는 가족을 위해 헌신한 인생을 부정당했다고 생각했을 거라고.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온 억울한 감정이 갱년기와 만나 서러움으로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의 말을 들은 남편은 이제껏 몰랐던 아내의 말에 대한 의미를 알았다며 앞으로는 '고마워, 미안해, 잘했어' 등을 표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앞으로 제가 노력하겠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갱년기를 겪고 있는 현재, 오은영 박사는 갱년기 증상 극복을 위한 운동을 적극 권유했다. 채집 및 밭일, 식당 일은 노동이기에 별도의 운동이 필요하다는데. 특히, 감정과 수면, 식욕 등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려면 빠른 속도로 걷거나,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MC 정영한은 "마당에 샌드백을 설치한 뒤, 배우자의 사진을 붙이고 운동해라"라고 아이디어를 내 모두의 웃음을 터트렸다. 또한 과거 아내에게는 가족을 위해 감당해야 했던 대리 효도의 의무가 컸다며 시부모님을 대신해 솔직한 고마움을 표현하라고 권했다. 이에 남편은 "양순 씨~ 앞으로 제가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진심으로 사과해 아내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방송 말미 공개된 영상에서는 100회 & 연말 특집으로 시어머니와 며느리, 장인어른과 사위, 성인 자녀와 부모, 형제와 자매 등 가족 내 다양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루는 사례자를 예외적으로 모집한다는 소식이 공개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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