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선화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순발력이요? 제가 좀 있는 편이죠. 하하."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놀아주는 여자'까지 기세가 좋은 한선화가 코미디 영화 '파일럿'으로도 찾아온다. 코미디에 일가견 있는 배우로 꼽히고 있는 한선화는 "준비가 기본값이라면 내가 현장에서 순발력있게 어떻게 표현해내느냐도 큰 비중을 차지한 것 같다. '파일럿' 촬영장에서는 계속 깨어있으려고 노력했다. 순발력, 아이디어 등 감각적으로 맞춰서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여장으로 외모를 바꾸고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한선화는 오빠 한정우의 재취업 성공을 위해 변신을 돕는 ASMR 뷰티 유튜버 한정미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2년 전 '술도녀2', 영화 '달짝지근해: 7510' 촬영할 때 대본을 받아서 같이 촬영했다. 조정석 선배 동생 역할이라고 해서 영광이고 감사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3개를 비슷한 시기에 촬영했어요. 제 코가 석자였죠. 정석 선배님과 남매 케미를 좀 더 잘 살리고 싶었어요. 첫 촬영하고 (조정석에게) 자극을 받았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죠. 무드등 하나 사서 '술도녀2' 촬영장에서 점심, 저녁을 거의 안 먹고 '파일럿' 대본을 봤어요. '파일럿' 촬영이 끝나면 바로 '술도녀' 촬영장에 갔는데, '술도녀'에서 제 분량이 많잖아요. 쉬는 시간에 무조건 '파일럿' 대본을 봤어요."
'파일럿'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파일럿'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평소 유튜브를 많이 보지 않았다는 한선화. '파일럿' 속 ASMR 뷰티 유튜버 연기를 위해 유튜브에서 많은 래퍼런스를 찾아봤다고 한다.

"현타가 올 때도 있었어요. '우두두두' 소리를 내는데, 이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죠. 스스로 즐거워서 현타가 왔어요. 하하."
.
평소 꼼꼼히 수차례 대본 분석을 하며 필기와 그림으로 자신이 생각한 내용을 메모하고 정리한다는 한선화. 그는 "내가 빠르게 인지해서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평소 대본 메모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선화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선화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번 영화에서 한선화와 함께 호흡을 맞춘 조정석은 체중 7kg을 감량하고 100여 벌의 옷을 입는 여장 연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한선화는 "파격 변신이라고 해달라. 변신이 멋있고 경이로웠다"며 조정석의 연기에 감탄했다. 또한 "선배님이 아이디어가 넘치고 에너지가 좋다. 나는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을 많이 하는데, '여기서 제가 뭘 하면 좋을까요?' 질문할 때마다 같이 고민해주고 조언해주셨다. 내게 자극이 되고 좋았다"고 말했다.

"선배님이 얼마 전에 뮤지컬 '헤드윅'을 하셨어요. 초대 받아서 갔는데, ('헤드윅'에서 조정석이 맡은 역할이) 쉬운 역할이 아니에요. 배우로서 해야할 요소들이 많은 캐릭터에요. 분장도 해야하고 장시간 가발도 써야 하죠. 힘든데 주인공이니까 하시면서 그 많은 촬영을 소화해내는 게 마음이 좀 쓰였어요. 한편으론 존경스러웠죠. 2년 전 촬영할 때 동생으로서 선배님이 파격 변신한 모습을 보고 또 '헤드윅'에서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뒤에 숨은 오빠만의 노력과 고충, 노고들이 있잖아요. 가늠할 순 없지만 대단해요. 최고예요. 변신의 귀재예요."
한선화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선화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시크릿 멤버로 데뷔해 2013년 KBS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한선화. 연기자 생활을 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나름 열심히 해서 지금이 있는 것 같아요. 내 앞에 놓인 일을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해온 덕분에 이렇게 좋은 선배님들, 좋은 작품들을 만난 것 같아요. 기회가 기회를 낳는다고 생각해요. 그 기회에 최선을 다하면, 온마음을 다하면 누군가 알아주지 않을까, 그 신념은 변하지 않아요."

아직 해보고 싶은 역할과 장르가 많다는 한선화. 최근에는 '술도녀' 시리즈부터 '놀아주는 여자'까지 코믹하면서도 밝은 역할로 대중들과 만났다. '술도녀'로는 인생작,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극찬을 받았고, '놀아주는 여자'는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코믹하고 밝은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없을까.

"고민하기 보다 이렇게 찾아주실 때 마음껏 해보자는 생각이 먼저에요. 이런 밝은 역할에 불러주시는 이유는 이런 모습을 인정해준다는 거겠죠? 불러주실 때 마음껏 하자는 생각이에요. 그런 생각을 안 해봤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술도녀', '달짝지근해', '놀아주는 여자'에 '파일럿'까지 네 작품밖에 안 되더라고요. 다양한 연기, 캐릭터, 장르를 만나고 싶어요. 앞으로 그런 행보들에 대해서는 영원히 제가 가져가야하는 숙제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마음껏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