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대환장, 대혼돈의 상황에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분위기를 환기해주는 '명배우'가 있다. 바로 사람이 아닌 개. '핸섬가이즈'에서는 봉구 역의 복순이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에서는 조디 역의 핀아가 '심(心)스틸러'로 활약했다.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이야기. 오싹한 호러와 기발한 코미디가 어우러진 독특한 장르 속에 저항감이 점차 무너지며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 가운데 극 중 상구의 반려견 봉구는 영화의 묘미를 더욱 살리는 역할을 한다. 봉구는 공포스럽거나 코믹한 순간의 적재적소에 등장한다. 늠름한 자태와 귀여운 외모의 상반되는 매력은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포인트. 영화 속 상구와 함께 신나게 춤을 추다가 엉덩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낸다. 귀신으로 인해 모두가 혼비백산하는 상황 속에서도 어리둥절해하는 장면은 관객들이 느낄 공포감 수위를 조절해주기도 한다. 엉뚱한 캐릭터들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황당무계한 상황에 관객들은 "여기서 정상인 건 개뿐이다"는 농담 섞인 관람평을 남기기도 한다.
남동협 감독은 원래 사납게 생긴 불독이나 퍼그를 캐스팅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얼굴은 제임스 딘처럼 잘생겼는데, 목은 길고 다리는 짧은 몸매의 믹스견인 복순이(봉구의 원래 이름)의 언밸런스한 매력에 끌려 복순이를 봉구 역에 캐스팅했다고 한다. 이는 살벌한 인상과 달리 착한 마음씨를 지녔다는 주인공 캐릭터 설정과도 어울렸다고. 이희준은 "동물과 촬영하는 게 쉽지 않은데 봉구는 영리하고 감독님 멘트도 잘 알아듣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짙은 안개 속 100중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공항대교가 붕괴되는 '탈출'의 심각한 상황을 전환해주는 것도 조박(주지훈 분)의 반려견 조디다.
조박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든 함께하는 파트너가 그의 반려견 조디다. 연쇄 재난으로 아수라장이 된 공항대교에서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하는 조디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 그러면서 치명적인 귀여움으로 긴박한 상황에서 관객들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기도 한다.
말투나 인상은 거칠고 인생 한 방을 노리며 사는 조박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는 기능적 역할도 한다. 김태곤 감독은 인터뷰에서 "족보가 있는 견종의 개를 캐스팅하고 싶진 않았다. 조박이라면 유기견 같은 개들을 데려와서 키울 것 같았다. 믹스견이라 더블 캐스팅도 불가능했는데, 연기를 잘해줬다. 귀여웠다. 촬영감독님도 개를 좋아하는 분인데 어떨 때는 조디를 중심으로 찍는 바람에 조박이 화면에서 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디 역을 맡은 핀아는 사실 베테랑 연기견이다. '멍뭉이', '마스크걸',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김태곤 감독은 "'카메라 앵글에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속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그 마음을 읽은 건지 그렇게 해주더라"며 "잘해줘서 테이크를 많이 안 갔다"면서 '연기 천재견' 면모에 감탄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조절해주고,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는 연기견들. 똘똘하고 영리한 모습으로 "연기 개 잘한다"는 호평을 들으며 영화의 마스코트에 등극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이야기. 오싹한 호러와 기발한 코미디가 어우러진 독특한 장르 속에 저항감이 점차 무너지며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 가운데 극 중 상구의 반려견 봉구는 영화의 묘미를 더욱 살리는 역할을 한다. 봉구는 공포스럽거나 코믹한 순간의 적재적소에 등장한다. 늠름한 자태와 귀여운 외모의 상반되는 매력은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포인트. 영화 속 상구와 함께 신나게 춤을 추다가 엉덩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낸다. 귀신으로 인해 모두가 혼비백산하는 상황 속에서도 어리둥절해하는 장면은 관객들이 느낄 공포감 수위를 조절해주기도 한다. 엉뚱한 캐릭터들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황당무계한 상황에 관객들은 "여기서 정상인 건 개뿐이다"는 농담 섞인 관람평을 남기기도 한다.
남동협 감독은 원래 사납게 생긴 불독이나 퍼그를 캐스팅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얼굴은 제임스 딘처럼 잘생겼는데, 목은 길고 다리는 짧은 몸매의 믹스견인 복순이(봉구의 원래 이름)의 언밸런스한 매력에 끌려 복순이를 봉구 역에 캐스팅했다고 한다. 이는 살벌한 인상과 달리 착한 마음씨를 지녔다는 주인공 캐릭터 설정과도 어울렸다고. 이희준은 "동물과 촬영하는 게 쉽지 않은데 봉구는 영리하고 감독님 멘트도 잘 알아듣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짙은 안개 속 100중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공항대교가 붕괴되는 '탈출'의 심각한 상황을 전환해주는 것도 조박(주지훈 분)의 반려견 조디다.
조박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든 함께하는 파트너가 그의 반려견 조디다. 연쇄 재난으로 아수라장이 된 공항대교에서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하는 조디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 그러면서 치명적인 귀여움으로 긴박한 상황에서 관객들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기도 한다.
말투나 인상은 거칠고 인생 한 방을 노리며 사는 조박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는 기능적 역할도 한다. 김태곤 감독은 인터뷰에서 "족보가 있는 견종의 개를 캐스팅하고 싶진 않았다. 조박이라면 유기견 같은 개들을 데려와서 키울 것 같았다. 믹스견이라 더블 캐스팅도 불가능했는데, 연기를 잘해줬다. 귀여웠다. 촬영감독님도 개를 좋아하는 분인데 어떨 때는 조디를 중심으로 찍는 바람에 조박이 화면에서 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디 역을 맡은 핀아는 사실 베테랑 연기견이다. '멍뭉이', '마스크걸',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김태곤 감독은 "'카메라 앵글에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속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그 마음을 읽은 건지 그렇게 해주더라"며 "잘해줘서 테이크를 많이 안 갔다"면서 '연기 천재견' 면모에 감탄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조절해주고,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는 연기견들. 똘똘하고 영리한 모습으로 "연기 개 잘한다"는 호평을 들으며 영화의 마스코트에 등극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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