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공소장 보니…'음주운전' 대신 '정상적 운전 곤란 상태' [TEN이슈]

김호중/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음주운전 혐의가 빠진 채 기소된 가수 김호중에 대해 검사의 공소장 속 표현이 눈길을 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 단독(최민혜 판사)은 10일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호중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김호중 외에도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본부장 전 모 씨,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장 모 씨 등 관련 인물들이 출석했다.

이날 검사 측은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중앙선 침범 과실로 옆부분을 앞 범퍼 부분을 들이받아 피해자에게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며 김호중의 공소 사실을 밝혔다. '음주운전'이라는 말 대신 김호중의 당시 상태를 묘사하며 에둘러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김호중은 지난달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 사고 이후 김호중 대신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갈아입고 경찰에서 출석해 자신이 운전했다며 대리 자수했다. 본부장 전모 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손시켰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예정된 공연을 마치고 사고 후 열흘이 지나서야 이를 인정했다. 김호중은 사고를 내고 잠적한 뒤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했던 탓에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없었다. 검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음주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음주운전 혐의는 배제했다. 음주운전 처벌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가 통한다는 나쁜 사례를 보여줬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이번 김호중 사건으로 일명 '김호중 방지법'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은 지난달 음주 운전 단속을 회피하기 위한 추가 음주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부과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