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의 배우 주지훈. / 사진제공=CJ ENM
'탈출'의 배우 주지훈. / 사진제공=CJ ENM
주지훈이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을 앞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콘텐츠 환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10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탈출'의 주인공 주지훈을 만났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주지훈은 공항대교 부근 주유소에서 투잡을 뛰는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주지훈은 "무언가 알을 깨어나와서 새로운 것이 자라고 있는 시기인 것 같다. OTT가 생기고 아무도 예측 못했던 코로나가 생겼다. 그건 문화예술인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 역사의 흐름이다. 거기 익숙해져야지 뭐가 있겠나. 기준은 다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또한 "관대한 시선 있을 때 문화예술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날카로운 시선일 때 깊은 작품이 나오고 생각이 공유된다. 그런 게 살아남을 수 있을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연출가로서 한 색깔 가지고 밀어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장르에 나를 맞추고 흡수돼서 일하는 스타일이다. 지켜보기만 하는 건 아니다. 태풍의 눈 한가운데 있으니까. 다만 열심히 할뿐이다. 저는 영화도 찍고 TV 드라마도 찍고 OTT 작품도 찍고 있다"며 "답은 없는 것 같다. 역사의 흐름이다. 어떤 산업은 커지고 어떤 산업은 진다. 코로나의 여파를 맞고 있는 것이고, 그 한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지만, 최근 흥행 성적은 아쉬운 주지훈. 이에 대해 "받아들여야지 않겠나. 분노한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다. 변명처럼, 회피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예전에는 뭐 하나 잘 되면 어깨 올라가고 그랬다. 하지만 점점 작업 수가 많아지고 보니 내가 아는 것, 보이는 것이 많아졌다. 영화, 드라마를 혼자 만드는 게 아니구나. 그래서 스태프들, 동료들에게 고마움이 커져간다. 안 되면 슬프고 가슴 아프지만 예전처럼 그렇진 않다. 내 몫을 열심히 하고 있단 표현을 많이 하고 있는데, 다 협업이다. 다행히 동료들도 있고 그게 안 됐을 때 나누면 슬픔의 무게도 나눠진다. 그런 마음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캐스팅이 흔들릴 정도로 부진하면 많이 힘들지 않겠나"며 웃음을 터트렸다.

주지훈은 "흥행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생활 양식이 다양해졌다. 영화뿐만 아니라 당연시 했던 인간의 기본적인 것들이 다 바뀌고 있다. 모든 양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흥행하길 바란다"면서 "한국 영화가 갖고 있던 데이터가 다 박살나고 있기 때문에 신점이라도 한번 보러 가야 하나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주지훈의 연기 데뷔작 '궁'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리메이크가 기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지훈은 "'궁' 리메이크를 응원한다"고 했다. 카메오 제의가 온다면 출연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너무 늙어서 할 수 있으려나"며 "종친인데 몰락한 종친이라면 당긴다. 몰락하진 않았어도 유유자적하는, 평창동 같은데서 산책하고 리트리버 키우고 이런 역할이면 어울릴 것 같다"며 웃었다.

'탈출'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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