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 사진=골든디스크 어워즈 사무국
뉴진스 / 사진=골든디스크 어워즈 사무국
스타들이 팬들에게 통 큰 선물을 하고 있다. 점점 고가의 선물을 건네는 아티스트들이 생겨나면서, 팬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일 뿐이라는 시각과 과한 '역조공' 경쟁을 유발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됐다.

뉴진스는 SBS '케이 웨이브 콘서트 인기가요'에 참석한 팬들 대상으로 명품 향수를 역조공(아티스트가 팬에게 선물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멤버 하니가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구찌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고가의 물품을 역조공한 아티스트가 뉴진스뿐만은 아니다. 블랙핑크 지수도 지난해 음악방송 사전녹화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자신이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명품 브랜드의 립글로스를 선물했다. 현아 역시 패딩부터 명품 브랜드 립스틱까지 다양한 물품을 역조공했다.

이처럼 일부 스타들이 고가의 역조공 물품을 준비함에 따라 전반적으로 아티스트의 부담감도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앰배서더 등으로 활동 중인 경우 브랜드에서 물품을 협찬하곤 한다. 아티스트나 소속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브랜드 측에서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뉴진스 하니 / 사진 = 텐아시아 사진 DB
뉴진스 하니 / 사진 = 텐아시아 사진 DB
반면 브랜드 홍보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 않은 그룹은 사비로 역조공 물품을 준비해야 한다. 소속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회사 비용으로 우선 구입한 후 정산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역조공 물품의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아티스트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정산조차 받지 못한 아이돌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아이돌 그룹들의 역조공 현황을 비교하는 여론도 형성됐다. 누리꾼들은 타 그룹이 과자와 음식을 선물한 것을 언급하며 직접적으로 비교에 나섰다. 해당 선물 역시 아티스트가 고민 후 콘셉트 등에 맞게 선정한 물품이었겠지만, 그 가치가 가격에 의해 매겨지는 상황이다. 이는 팬덤 간 자존심 싸움을 유발해 아티스트를 향한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팬이 아니지만 역조공을 받을 목적으로 공개방송에 참석하는 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공개 방송에서만 지급하는 포토카드를 구해다 팔기 위해 참석하는 이들이 있는 만큼, 값비싼 선물을 받고 싶어 사람들이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들의 자리가 줄어든다는 것.

다만 여러 비용적 측면을 따져봤을 때, 오직 역조공만을 위해 공개 방송에 참석하는 이의 비중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뉴진스의 공개 방송 참여 조건은 △팬클럽 멤버십 가입자 △앨범 3장 이상 구매자 △공식 응원봉 소지자로 제한돼 있다. 멤버십 가입비는 2만 5천원이며 상시 모집한다. 응원봉은 4만 9천원이다. 누리꾼들은 "공개방송 신청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돈을 쓰기보다 '내돈내산'으로 역조공 물품과 같은 물건을 사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티스트가 팬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준비하는 물품인데 값어치를 따지는 쪽이 문제일 뿐, 역조공 자체에는 문제없다는 시각도 있다. 역조공은 의무 사항이 아니며, 순전히 아티스트가 팬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준비하는 부수적인 물품이다. 이들은 "공개 방송에 가는 이유는 역조공이 아닌 응원하는 아티스트를 보기 위해서다", "가격이 얼마든 마음이 고마운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