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권은비-비비-뉴진스-아이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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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요즘 대학교 학생회장 능력은 축제 때 A급 아이돌 부를 수 있느냐로 갈려요."

5월을 맞아 바야흐로 대학가 축제 시즌이 돌아왔다. 최근 대학 축제의 핵심 키워드는 다름 아닌 '초대 가수 라인업'이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좋은 여자 아이돌 그룹을 섭외할 수 있느냐가 축제의 퀄리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급 여자 아이돌 섭외하는 학생 회장이 능력있는 회장으로 인정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젊음과 청춘의 상징인 대학 축제 무대는 스타들에게도 매력적인 무대라고 관계자들은 입은 모은다. 가수 입장에서는 관객들의 뜨거운 에너지와 열띤 환호야 말로 최고의 보상이고 자극이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티겟 가격을 지불한 팬덤으로 채워진 콘서트와는 달리 대중성을 머금은 대학 축제는 색다른 기운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덕에 스타들도 욕심을 내는 무대다.

대학 축제에서 관건인 가수 섭외는 어떻게 이뤄질까. 인기 걸그룹의 경우 대학 축제는 홍보의 일환으로 생각해 적게는 2~3곳, 많게는 4~5곳의 대학과 미리 소통해 출연을 결정 짓는다고. 대행사를 끼는 것보다는 대학 측과 직접 소통을 선호한다. 스케줄 체크와 행사비를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단계가 많아지는 것은 서로 번거롭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중간에서 혼선이 있을 수 있어 대학 측과 직접 협의한다"며 "대학 축제의 경우 일반 행사라기 보다는 홍보의 일환으로 생각해 통상 받는 행사비의 절반이나 2/3 수준을 받는 편"이라며 "소속 아티스트들도 대학 축제 무대는 선호하는 편이고, 젊음의 에너지를 나누는 것에 의의를 둔다. 축제 자체의 취지에 맞게 가격 조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비교적 선호도가 적은 신인 그룹의 경우에는 대행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섭외 비용은 거마비(교통비) 정도에 그친다. 신인 그룹의 경우 대학 축제 무대 자체가 홍보가 되기 때문에 소속사 측에서도 행사비보다는 무대에 올라 학생들과 호흡하는 것을 목적으로 섭외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가요계에서는 대학 축제가 섭외 경쟁 과열로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러 대학들이 인기 걸그룹을 대상으로 섭외 경쟁을 펼치는 탓에 섭외 비용이 올라가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에 대한 염려다. 또, 축제 티켓 암표 문제와 현장 질서로 인한 사고 문제 등도 최근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축제 섭외를 위해 학생회 예산의 60% 이상이 할애되고, 억 단위 비용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같은 축제 행태에 문제가 많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생 전체가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2~3일 축제를 위해 과도한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것이다. 또, 라인업이 좋은 축제의 경우 1만원 대의 티켓이 10~20배 웃돈을 얹어 암표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한 관계자는 "아티스트도 좋은 취지에서 대학 축제 섭외에 응하는데, 이와 관련해 티켓 문제 및 행사비용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출연 자체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며 "출연자와 관객 모두 매너와 질서를 지켜 즐거운 시간과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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