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플레이브 공식 X 계정
사진=플레이브 공식 X 계정
그룹 플레이브의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멤버 예준의 성대결절로 스케줄 조정이 불가피해진 것. 이에 따라 버추얼 그룹에 있어 본체가 존재가 매력일지 한계일지를 두고 시각이 갈리고 있다.

플레이브 소속사 블라스트는 "예준의 목 상태가 악화되어 최근 성대결절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 회복을 위하여 무엇보다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며, 플레이브의 라이브 방송이나 기타 일정에 예준의 활동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라이브로 무대를 소화하는 플레이브인 만큼 예준의 본체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을 에둘러 밝힌 것이다.

이는 본체를 기반으로 하는 플레이브의 한계로 읽힌다. 플레이브는 각 멤버의 본체가 존재, 라이브로 노래하고 춤을 추고 말을 한다. 캐릭터 디자인을 앞세웠을 뿐, 플레이브 5인 멤버는 실제 인간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 사진제공=블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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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버추얼 아이돌이라고 하면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아프지도 않고 나아가 연애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플레이브의 경우 '멤버의 성대결절'이란 건강 리스크가 생기며 본체의 존재가 팀 활동의 리스크가 되는 첫 사례가 나온 것이다. '본체의 실체를 궁금해 하는 것은 금기'라는 버추얼 아이돌의 세계관을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플레이브에 있어 본체의 컨디션은 팀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조건으로 떠올랐다.

플레이브는 최근 가요계 주요 화두다. 버추얼 아이돌로서 두각을 나타내며 무섭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인기 요인 역시 본체다.

이들은 지난 2월 26일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아스테룸(Asterum) : 134-1' 발매 쇼케이스에서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라이브 방송'을 꼽았다. 노아는 "일주일에 두 번씩 라이브 방송을 하며 소통하는데,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고 했다. 그만큼 팬들과의 소통이 유효했다는 것인데, 이는 플레이브가 본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외형은 완벽한 버추얼, 내면은 따뜻한 본체로 이뤄진 플레이브의 전략이 먹힌 셈이다.

이같은 전략은 영리했지만, 한계도 만들었다. 본체의 건강 문제, 부재 등 여러 요인이 플레이브의 활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 흔히 버추얼 아이돌에게 기대하는 항상성에 치명적인 요소다. 나아가 이는 플레이브의 향후 활동을 기획하는 제작사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플레이브의 기술적인 캐릭터 개발 및 발전이라는 기본적인 투자에 더해 본체들의 관리 및 처우 등에도 자본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플레이브가 버추얼 아이돌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주류로 올라서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본체 관련 이슈는 차치하더라도 대중문화에 어떻게 녹아들까에 대한 문제다. 플레이브가 한계를 뛰어넘어 버추얼 아이돌의 신기원을 열어젖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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