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LL,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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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식이 최종회를 맞이해 각별한 종영 소감을 전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는 인생 상승 곡선만을 달리다 브레이크 제대로 걸린 여정우(박형식 분)와 남하늘(박신혜 분)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모든 불행을 극복해 내고 한층 더 성장한 여정우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따뜻하게 녹이며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인생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며 행복을 되찾기까지 거듭되는 불행을 이겨내고 새롭게 새 삶을 시작하는 여정우의 성장기는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함께 슬럼프를 극복해 내며 어떻게 고통과 슬픔을 딛고 일어날 수 있는지,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를 알게 해준 남하늘과의 해피엔딩은 가슴 벅찬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박형식의 연기 저력이 ‘닥터슬럼프’의 매 장면 빛을 발했다. 매회 극명하게 대비되는 여정우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고 깊이감 있는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공감 어린 응원을 자아냈다.
사진제공=SLL,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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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박형식의 일문일답 전문.- ‘닥터슬럼프’의 어떤 점에 끌려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의 감상은 어땠나.
슬럼프와 번아웃에 관한 주제에 공감과 관심이 갔고, 읽다 보니 이러한 주제를 따뜻하고 깊이 있게 풀어낸 점이 좋았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다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재미있게 다가왔다.

- 여정우는 인생의 상승 곡선만을 그리다 의문의 함정에 빠지며 한순간에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된 인물이다. 여정우 캐릭터에 접근하는 과정은 어땠나. 연기하는 데 있어 중점을 둔 측면이 있다면.
타고난 공부 머리에 심지어 이타심까지 가진,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한’ 정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했다. 정우는 항상 밝고 유쾌한 친구이고, 의료사고가 있기 전까지는 항상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의료사고로 인생 최악의 위기를 겪게 된 정우의 모습과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정우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심했던 것 같다. 감독님, 작가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정우를 알아 나갔다. 정우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멋진 사람이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킬 줄 알고, 깊은 상처 속에서도 하늘이가 걱정할까 봐 내색하지 않고 그 아픔까지 숨기며 웃을 줄 아는 정우의 ‘큰 마음’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 배우들 간의 호흡과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그야말로 완벽했다.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분들의 배려와 열의가 가득한 현장이었다. 다들 옹기종기 모여서 대사를 맞춰 보기도 하고, 감독님과 소통하며 수정할 부분에 대해서 논하기도 하고, 순간순간 나오는 애드리브에 현장이 초토화되기도 했다. 항상 밝은 에너지가 넘쳤고, 매 장면 또 어떤 애드리브와 호흡이 다가올지 몰라 재미있었다. 동료 배우분들과 선배님들의 열정과 재치에 많이 놀라고 배웠다. 신혜 누나, 윤박 형과는 더 깊어진 모습으로 오랜만에 만나 호흡할 수 있어 반가웠고 뭉클했다.

- 촬영을 하면서 각별했던 기억이 있다면.
부산에서 장혜진 선배님과 벤치에 앉아 용서가 쉽지 않다며 정우가 괴로운 마음을 털어내는 장면(14회)을 촬영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촬영 중간 선배님께서 제게 진심의 응원과 느낀 점을 말씀해 주셨었는데, 그때 그 감사함과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자리를 빌려 장혜진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가장 인상적인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있었나.
등장인물들의 거침없는 표현들이 좋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저 역시도 ‘닥터슬럼프’ 안의 등장인물들이 가식 없이 솔직하다는 점이 좋았기에 그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익살스러우면서도 살아 있는 이른바 ‘몸 쓰는 연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형식 배우가 유연하게 소화해 내는 동작 애드리브가 ‘닥터슬럼프’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는데.
사실 ‘이때는 이렇게 해야지’ 하고 준비를 하고 가는 것은 아니다. (웃음) 어렸을 때부터 성룡이나 짐 캐리의 코미디 영화를 즐겨 보곤 했다. 항상 저를 웃게 하는 그들의 작품을 사랑했고, 그 영향이 갑자기 나오는 아이디어나 애드리브에 대한 영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 박형식 배우에게 ‘닥터슬럼프’가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기억될까. 또, 시청자분들이 ‘닥터슬럼프’를 통해 어떤 것을 느꼈으면 하나.
‘닥터슬럼프’는 저에게도 많은 위로와 힐링이 되어준 작품이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드라마다. 슬럼프나 번아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절대 숨길 일이 아니기 때문에 몸이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에 가듯 마음의 상처에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나아가 상처를 이겨내는 데 있어 스스로를 지킬 줄 알고 사랑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닥터슬럼프’가 많은 분께 공감과 위로가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 쉽지 않은 일을 견뎌낸 여정우다. 여정우를 떠나보내며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우야, 많이 힘들었지? 주변에 널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제는 네가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할 수 있기를 바라. 항상 행복하기를, 따뜻한 마음 그대로 계속 앞을 향해 달려가기를.

- 마지막으로 그동안 ‘닥터슬럼프’와 여정우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린다.
그동안 ‘닥터슬럼프’와 여정우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께 좋은 의미와 웃음, 위로와 공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품에 임했고, 이것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되어 굉장히 아쉬움이 크지만 많은 분들께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시청자분들의 하루하루에 항상 희망과 건강이 가득하기를 바라겠다! 감사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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