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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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사카모토 유지가 쓴 각본으로 연출을 하면서 느낀 소감을 밝혔다.

지난 18일, 19일 유튜브 채널 '씨네21'에는 영화 '괴물' 개봉 기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대담이 이뤄졌다. 영상은 '마스터스토크'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공개됐다.

이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신작 '괴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며 말문을 열였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그전부터 제가 고레에다 감독님의 팬으로서 작품을 꾸준하게 다 봐왔지만 첫 만남은 부산 해운드 그랜드 호텔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다 좋지만, 특히 '밀양'에서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는 말이 처음으로 건넨 말이셨다. 기억에 남는다. 몇년이 지난 이후에 부산영화제에서 '브로커'라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하셨다. 6,7년이 지난 이후 '브로커'로 작품을 같이 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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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역시 송강호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처음에 만났을 때, 영화제 인터뷰에서 한국 배우 중에 누구와 작업하고 싶냐는 질문에 송강호 배우라고 얘기했다. 인터뷰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엘리베이터가 열리니까 '우와 본인이다'하고 굉장히 인연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게 인연의 시작이다"라고 말하며 송강호의 연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강호는 신작 '괴물'을 언급하며 "칸 영화제에서 우리 순서('거미집')가 굉장히 빠른 순서였기에 '괴물'을 보고 싶었는데 놓쳤다가 이번에 보게 됐다. 너무 아름다운 영화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이 밀려오는 영화였다. 칸 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하신다는 말을 듣고 이번에도 황금종려상? 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니까 황금종려상 아닌가 생각했다. 그만큼 위대한 영화였다"라고 '괴물'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이어 송강호는 "'괴물'의 다중화법이라고 그러죠. 예를 들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과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한 사건을 다른 시점에서 바라본다. 그 자체가 발언이 되고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이 가장 잘 어울린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이 말을 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굉장히 오랜만에 제가 각본을 쓰지 않고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와 협업으로 찍었다. 처음 플롯을 주셨을 때부터 3부 구성으로 되어있었다. 너무 빨려 들어가고 두근거렸다. 인간이 세계를 찍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인간은 정말 신이 아니라 아주 작은 미물이라는 것을 이 각본을 읽으면서 느끼게 됐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영화 세계관과 가깝다는 느낌은 확실하다"라고 설명했다.

'괴물' 속 대사를 떠올리며 송강호는 "감동하실만한 대사가 있다. 교장 선생님이 행복이라는 것이 몇 명이 가진 것을 행복이라고 하지 않는다. 아무나 다 누릴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대사가 있는데 참 인상적이었다. 그 대사를 하실 때, 악기를 하신다. 악기 소리가 내면에서 토해내지 못한 등장인물들의 울음 같은 소리로도 들리고 세상에 대한 외침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가 거기서 끝나는 줄 알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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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역시 "그것도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 장면을 향해 가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 장면이 중요하다는 것은 교장 선생을 연기하신 다나카 유코 배우도 알고 있었다. 호른 소리를 직접 내고 싶으니 연습하겠다고 하셨다. 1년 반 전부터 호른 선생님을 불러서 연습하셨고, 직접 부른 소리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영화 '괴물'의 한국 타이틀이 '괴물'이냐"라고 물었고 "그런데 송강호 씨의 입에서 괴물 단어가 나오니까 봉준호 감독님의 '괴물'이 떠올라버려서 그 대작과 같은 제목으로 한국에서 공개된다는 게 굉장히 압박감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송강호는 "아니다. 완전히 다른 영화지 않나. 사실 역설적인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 그게 사람일 수도 있고. 저 아이들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 사회의 시선과 구조 사회의 척박한 감성 이런 보이지 않는 것들이 괴물 아니냐는 제목 같다"라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금 이 이야기를 꼭 영화 예고편에 사용해달라"라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씨네21' 영상 캡처본.
故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의 유작이기도 한 '괴물'에 대해 송강호는 "특히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세상을 향해 뛰어갈 때, 찬란한 영혼의 자유를 찾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돌아가셨다고 하니까 꼭 본인의 찬란한 영혼이 자유로워진다는 그런 느낌까지 들더라.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님의 마지막 음악을 감상하시면 깊이와 세계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역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인상적인 '괴물' 캐스팅에 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늘 하던 아역 배우를 선택하는 기준과 다른 기준으로 선택했다. 배경이 안고 있는 갈등이 깊어서 제가 평소에 담은 아이들은 좀 더 천진난만한 부분이 있는데, 역시 내면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느낌이 있었다. 이번에는 성인 배우와 같은 접근을 해보자고 생각해서 각본을 읽고 리허설도 하고 두 배우가 시간을 같이 보내고 밥도 먹고 리허설도 실제 길에서 놀면서 대사를 해보거나 준비 기간을 될 수 있는 한 길게 갖는 방식으로 했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영화 '괴물'은 11월 29일 국내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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