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히든트랙》
각자 활동하던 인피니트, 5년 만에 완전체
"2023년에 청춘 마주한 듯 묘해"
성숙美 물씬…안주하지 않고 변화 모색
지속적 완전체 활동 예고
그룹 인피니트 사진제공=인피니트 컴퍼니
그룹 인피니트 사진제공=인피니트 컴퍼니
《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데뷔 때는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래 활동하다 보면 여러 이유로 흩어지는 것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다. 또래 친구이기도 하지만 업무 파트너이기도 한 이들의 관계. 대중가요, 연기, 뮤지컬 등 활동하다 보면 각자만의 분야도 생기기 마련. 이에 그룹으로 다시 뭉치기가 쉽지는 않다. 인피니트의 5년 만에 완전체 컴백이 반가운 이유다.

인피니트는 지난달 31일 새 앨범 '비긴(13egin)'을 발매했다. 인피니트 여섯 멤버가 함께하는 완전체 컴백은 2018년 발매한 정규 3집 앨범 '탑시드(TOP SEED)' 이후 약 5년 만이다.

그간 인피니트 멤버들은 가수, 연기자, 뮤지컬배우 등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이들이 완전체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던 건 멤버들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현재 각자 소속사가 다른 멤버들. 리더 김성규를 대표로 내세워 인피니트 활동만을 위한 회사 '인피니트 컴퍼니'도 별도로 만들었다.

막내 이성종이 10대일 때 데뷔했던 인피니트는 이제 여섯 멤버 모두 30대가 됐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장동우는 "저희가 20대 청춘을 바쳐서 인피니트를 해왔다. 저희 모두 다시 태어나도 인피니트를 하고 싶을 정도다. 이렇게 장수하기 쉽지 않은데 건재하기 팀을 이끌어준 멤버들에게 고맙고 그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남우현도 "팬들을 보면 제 청춘 같다. 제 어렸을 때 청춘을 2023년에 마주한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들어서 감동받는다. 팬들을 마주할 때면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전했다.

다수의 타 그룹이 전 소속사와 분쟁, 감정싸움 등으로 원래 그룹명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와 달리 인피니트는 원래의 이름대로 활동한다. 이 배경에는 멤버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직접 전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의 이중엽 대표를 만나 삼고초려한 것. 거듭 설득한 끝에 이 대표에게 상표권을 무상으로 넘겨받았다.
그룹 인피니트 / 사진제공=인피니트 컴퍼니
그룹 인피니트 / 사진제공=인피니트 컴퍼니
어렵게 다시 뭉친 만큼 곡 앨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타이틀곡 선정을 위해 들은 데모곡만 100곡 남짓. 뿐만 아니라 13년간 활동했지만 처음으로 여섯 멤버가 기획, 콘셉트부터 안무 구성까지 직접 참여했다.

멤버들은 인피니트만의 차별성에 대해서도 고심했다. 기존 인피니트는 '칼군무돌'이라 불렸을 정도로 딱 떨어지고 각 잡힌 안무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집착돌'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만큼 한 사람을 극히 사랑하는 가사의 곡을 주로 부르기도 했다. 인피니트의 히트곡 '내꺼하자', '추격자', '파라다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타이틀곡 '뉴 이모션스(New Emotions)'는 가사에는 한 사람에게 깊이 빠져드는 마음을 담되 리듬과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그루비하고 나른하다. 매혹적이고 성숙한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데, 찐득거리면서도 농후하다. 김성규는 "그동안 색깔을 간직하며 어떻게 트렌디함을 보여줘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동안의 색깔은 유지하되 새로운 색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남우현도 앨범을 "새로운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진부하다는 평을 듣지 않으려는 인피니트 멤버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음반, 음원 성적도 성공적이다. '비긴'은 발매 첫날 3만 3000장을 팔았다. 이는 전작 앨범 '탑시드(TOP SEED)'의 초동 판매량(앨범 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의 80% 이상 기록이다. '비긴'은 발매 하루도 채 되지 않은 18시간 50분 만에 멜론 100만 스트리밍을 달성하며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뉴 이모션스'은 파라과이, 페루, 필리핀 1위, 콜롬비아 3위 등 해외 4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TOP5에 등극해 글로벌 인기도 실감하게 했다.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또한 공개 하루도 안 돼 230만회를 넘겼다.
사진제공=인피니트 컴퍼니
사진제공=인피니트 컴퍼니
이번 컴백이 인피니트 완전체의 '반짝' 활동도 아니다. 김성규는 "저는 멤버들만 시간이 된다면 한 번이고 두 번이고 계속 앨범을 내고 싶다. 꾸준히 인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열의를 드러냈다. 장동우도 "우리가 인피니트 컴퍼니라는 회사를 만들지 않았나. 꾸준히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사랑과 관심을 주는데 우리가 멈출 순 없다. 인피니트 컴퍼니 대표 김성규를 필두로 매번 노크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인피니트로서 지속적인 완전체 활동을 약속한 멤버들.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하며 발전하려는 'K팝 선배'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한다. 30대의 성숙미와 20대의 열정을 여전히 간직한 이들의 활동이 이름처럼 무한히 계속돼 또 하나의 '살아있는 K팝 레전드'로 기억되길 바라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