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의 워맨스와 '더 문'의 브로맨스
여여-남남의 우정 다뤄
배우 조합 앞세워 여름 극장가 공략
여여-남남의 우정 다뤄
배우 조합 앞세워 여름 극장가 공략
올여름 개봉을 앞둔 텐트폴(여름대작) 영화 중 눈에 띄는 두 작품이 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밀수'(감독 류승완)와 8월 2일 개봉하는 '더 문'(감독 김용화)이다. '밀수'와 '더 문'에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밀수'는 김혜수, 염정아 주연의 워맨스를 다루고, '더 문'은 도경수와 설경구의 브로맨스를 다룬다.
워맨스와 브로맨스가 뭘까? 워맨스(Womance)는 Woman과 Romance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다. 보통 여여(女女) 케미라고도 불렀던 워맨스는 여자들 간의 진한 우정과 유대를 다룬다는 의미를 지닌다. 브로맨스(Bromance) 역시 Brother와 Romance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로 남성 사이의 뜨거운 우정과 유대를 표현하는 단어다. 워맨스와 브로맨스라는 단어는 흔히 동성 간의 사랑으로 오해가 되기도 하지만, 연인이 아닌 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두 영화는 중요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 자체도 다르다. '밀수'가 바다를 배경으로 해양 범죄 활극을 그린다면, '더 문'의 배경은 우주에서 고립된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간단한 시놉시스를 설명하면 이렇다. '밀수'는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해녀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춘자(김혜수)는 바닷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된다. 이에 해녀들의 리더 진숙(염정아)에게 솔깃한 제안을 하며 사건이 벌어진다. '더 문'은 태양 흑점 폭발로 우주에 홀로 남은 황선우(도경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선우의 무사 귀환을 위해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과 다시 합류한다. 그는 5년 전 나래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산에서만 묻혀 지내던 상황이었지만, 선우를 위해 일을 다시 시작한다. 김혜수와 염정아의 워맨스가 생계를 위해서 범죄에 한발 다가가 걷잡을 수 없는 판을 키운다면, 도경수와 설경구의 브로맨스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하나의 이념을 위해서 구출 작전을 펼친다. 그들의 워맨스와 브로맨스가 기대되는 이유는 모두 작품마다 상대 배우와 케미가 폭발하는 장인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설경구는 작품마다 브로맨스가 언급되며 만나는 남자 배우들마다 좋은 호흡을 자랑해왔다. 워맨스와 브로맨스의 대표적인 사례들은 살펴보자. 워맨스의 대표주자는 바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 사실 이 작품은 우정으로 시작했지만,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기에 분류하기에 조금 애매하다기는 하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아가씨'를 대표하는 대사 중 하나인 이것은 숙희(김태리)가 히데코(김민희)의 피폐하고 가라앉은 삶을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이뤄내는 것을 표현한 대사다. '아가씨'에서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이모부 코우즈키(조진웅) 밑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던 히데코 마찬가지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의 결합은 그야말로 워맨스의 정석이다. 커다란 저택을 빠져나온 숙희가 낮은 담을 넘지 못하는 히데코의 손을 붙잡아 함께 뛰는 장면은 해방된 여성들의 서사를 표현한 이미지다. 그런가 하면, 개봉 전이지만 만남부터 화제를 모으는 워맨스 영화도 있다. 바로 영화 '리볼버'. '밀양'(감독 이창동)을 통해 칸의 여왕으로 등극한 배우 전도연과 넷플릭스 '더 글로리', 지니TV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각각 송혜교, 김태희와 만나 이미 워맨스를 증명한 바 있는 배우 임지연이 만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벌써 화제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하나의 목적을 위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여기에 임지연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영과 동행하는 정윤선 역으로 분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6월 크랭크인해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브로맨스의 대표작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설경구는 작품마다 남남케미를 자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이하 '불한당')에서 설경구는 임시완과 호흡을 맞췄다. 노련함을 뽐내는 경력직과 패기 넘치는 신참의 의리를 다루는 '불한당'은 개봉 당시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설경구는 범죄 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재호를 맡았고 임시완은 교도소에서 만나 끈끈한 우정을 나눈다. 교도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출소 이후까지 의기투합하던 두 사람의 우정이 점차 균열하는 과정을 영화는 밀도 있게 풀어냈다. 이외에도 '청년경찰'(감독 김주환), '공조'(감독 김성훈)도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 우선 박서준과 강하늘의 '청년경찰'은 경찰대생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이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론은 알지만 실전은 모르는 이들의 발로 뛰는 실전 수사는 코믹하게 그려졌다. 박서준과 강하늘의 어딘가 어리숙한 모습들은 너무 잘 어울리는 궁합을 보여준다. '공조'의 경우, 베테랑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됐던 이 작품은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의 협동 수사를 다루고 있다. 까칠하고 곁을 주지 않는 현빈과 생계형 밀착 수사를 하며 분위기를 풀어주는 유해진의 만남은 극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춘다. 공교롭게도 '청년경찰'과 '공조'에 출연하는 박서준과 유해진 역시 각각 '콘크리트 유토피아', '달짝지근해:7501'로 관객들을 찾아갈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워맨스와 브로맨스는 극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자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업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중점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 때문에 관객들은 배우들의 케미를 보는 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다. 개봉을 앞둔 '밀수'와 '더 문'에서 배우들의 조합은 어쩌면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과연 '밀수' 김혜수, 염정아의 워맨스와 '더 문' 도경수, 설경구의 브로맨스 중 어떤 작품이 올여름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본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두 영화는 중요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 자체도 다르다. '밀수'가 바다를 배경으로 해양 범죄 활극을 그린다면, '더 문'의 배경은 우주에서 고립된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의 간단한 시놉시스를 설명하면 이렇다. '밀수'는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해녀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춘자(김혜수)는 바닷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된다. 이에 해녀들의 리더 진숙(염정아)에게 솔깃한 제안을 하며 사건이 벌어진다. '더 문'은 태양 흑점 폭발로 우주에 홀로 남은 황선우(도경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선우의 무사 귀환을 위해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과 다시 합류한다. 그는 5년 전 나래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산에서만 묻혀 지내던 상황이었지만, 선우를 위해 일을 다시 시작한다. 김혜수와 염정아의 워맨스가 생계를 위해서 범죄에 한발 다가가 걷잡을 수 없는 판을 키운다면, 도경수와 설경구의 브로맨스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하나의 이념을 위해서 구출 작전을 펼친다. 그들의 워맨스와 브로맨스가 기대되는 이유는 모두 작품마다 상대 배우와 케미가 폭발하는 장인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설경구는 작품마다 브로맨스가 언급되며 만나는 남자 배우들마다 좋은 호흡을 자랑해왔다. 워맨스와 브로맨스의 대표적인 사례들은 살펴보자. 워맨스의 대표주자는 바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 사실 이 작품은 우정으로 시작했지만,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기에 분류하기에 조금 애매하다기는 하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아가씨'를 대표하는 대사 중 하나인 이것은 숙희(김태리)가 히데코(김민희)의 피폐하고 가라앉은 삶을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이뤄내는 것을 표현한 대사다. '아가씨'에서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이모부 코우즈키(조진웅) 밑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던 히데코 마찬가지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의 결합은 그야말로 워맨스의 정석이다. 커다란 저택을 빠져나온 숙희가 낮은 담을 넘지 못하는 히데코의 손을 붙잡아 함께 뛰는 장면은 해방된 여성들의 서사를 표현한 이미지다. 그런가 하면, 개봉 전이지만 만남부터 화제를 모으는 워맨스 영화도 있다. 바로 영화 '리볼버'. '밀양'(감독 이창동)을 통해 칸의 여왕으로 등극한 배우 전도연과 넷플릭스 '더 글로리', 지니TV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각각 송혜교, 김태희와 만나 이미 워맨스를 증명한 바 있는 배우 임지연이 만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벌써 화제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하나의 목적을 위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여기에 임지연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영과 동행하는 정윤선 역으로 분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6월 크랭크인해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브로맨스의 대표작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설경구는 작품마다 남남케미를 자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이하 '불한당')에서 설경구는 임시완과 호흡을 맞췄다. 노련함을 뽐내는 경력직과 패기 넘치는 신참의 의리를 다루는 '불한당'은 개봉 당시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설경구는 범죄 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재호를 맡았고 임시완은 교도소에서 만나 끈끈한 우정을 나눈다. 교도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출소 이후까지 의기투합하던 두 사람의 우정이 점차 균열하는 과정을 영화는 밀도 있게 풀어냈다. 이외에도 '청년경찰'(감독 김주환), '공조'(감독 김성훈)도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 우선 박서준과 강하늘의 '청년경찰'은 경찰대생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이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론은 알지만 실전은 모르는 이들의 발로 뛰는 실전 수사는 코믹하게 그려졌다. 박서준과 강하늘의 어딘가 어리숙한 모습들은 너무 잘 어울리는 궁합을 보여준다. '공조'의 경우, 베테랑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됐던 이 작품은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의 협동 수사를 다루고 있다. 까칠하고 곁을 주지 않는 현빈과 생계형 밀착 수사를 하며 분위기를 풀어주는 유해진의 만남은 극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춘다. 공교롭게도 '청년경찰'과 '공조'에 출연하는 박서준과 유해진 역시 각각 '콘크리트 유토피아', '달짝지근해:7501'로 관객들을 찾아갈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워맨스와 브로맨스는 극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자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업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중점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 때문에 관객들은 배우들의 케미를 보는 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다. 개봉을 앞둔 '밀수'와 '더 문'에서 배우들의 조합은 어쩌면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과연 '밀수' 김혜수, 염정아의 워맨스와 '더 문' 도경수, 설경구의 브로맨스 중 어떤 작품이 올여름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본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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