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류승완 감독-김용화 감독/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배우 이병헌-류승완 감독-김용화 감독/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OTT 대홍수 시대. 왜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할까. 배우 이병헌, '밀수'의 류승완 감독, '더 문'의 김용화 감독에게 이유를 들었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은 '왜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현장감'을 꼽았다. 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해 "장르 특성상 규모 자체가 크다. 극장에서 보는 것과 TV로 보는 것은 현장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병헌은 OTT를 통해 우리 콘텐츠가 전 세계 시장에 손쉽게 가닿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나타냈다. "개인적으로 극장이라는 공간을 영화만큼이나 사랑했다"는 이병헌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OTT로 한국의 콘텐츠가 확산되는 것은 좋은 점이다. 하지만 극장을 사랑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달 20일 진행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를 통해 감독 입장에서 극장 관람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류 감독은 "극장에서 상영되는 걸 전제로 모든 걸 작업하기 때문"이라며 "배우들의 연기, 감정선, 촬영 방식, 화면과 소리 미세 조정 등을 할 때 극장에서 큰 스크린을 전제로 작업한다. 저는 제 영화를 휴대폰으로 본다는 걸 상상해 본 적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류 감독은 "시대가 변하고 관객 분들이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무작정 그것만 고수할 수는 없겠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전히 극장에서 관람을 하셔야 만든 사람의 의도가 100% 전달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집에서는 편하게 볼 수 있겠지만, 벨이 울리면 전화도 받아야 하고, 목 마르면 물도 떠 마셔야 하지 않나"라며 "불 꺼진 상황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2시간 동안 무언가를 경험하고 온전히 작품을 감상한다는 건 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영화적 체험"이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큰 스크린에 맞춰 기획된 배우들의 연기, 앵글, 사운드 등이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랐다.

'더 문'의 김용화 감독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기술적 요소'를 강조하며 극장 관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감독은 "시청각적 쾌감을 극도로 드리고자 여러 기술적 요소를 충족하려 노력했다. 영화 보는 두 시간 동안 내가 달에 와있고 우주를 체험하고 있고 그 안에서 조난을 당했다는 등의 체험이 있고, 그런 감정을 안고 극장을 나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밀폐된 공간 속 시청각적 요소를 통해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감정에 젖을 수 있는 점이 극장 관람의 필요성이라고 봤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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