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송순단, 딸 송가인 3살 무렵 신병 앓아
일찍 떠나보낸 둘째 아들, 병원비 없어 치료 無
'트롯 여제' 만든 어머니의 사랑과 믿음
송가인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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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송가인의 가정사가 전해졌다. 어머니이자 무속인 송순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다. 둘째 오빠를 일찍 떠나보냈고, 어린 시절 신내림을 받을 뻔했다고. 힘든 가정환경에도 바르게 자란 이유는 어머니였다.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이 지금의 송가인을 만들었다.

최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송가인과 어머니 송순단이 출연했다. 송순단은 현재 무속인으로 활동 중이다. 모녀의 애틋한 사랑이 전파를 탔다. 본인보다 서로를 생각하고 위하는 모습. 서로를 향한 끈끈한 사랑의 배경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송순단은 송가인이 갓 돌을 지났을 때 3년 가까이 물도 못 마실 만큼 앓았다. 무속인에 대한 평판이 안 좋은 시기였다. 남편은 아내의 신내림을 거부했고, 송순단 본인 역시 온몸으로 발버둥 쳤다.

신내림을 받은 이유는 딸 때문이었다.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딸에게 대물림 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결국 31살에 신내림을 선택한 송순단. 이후 아이들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무형문화재 제72호로 씻김굿의 명인이 됐다.
송가인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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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일찍 떠난 둘째 오빠의 사연도 사람들의 마음을 애달프게 했다. 송순단은 "(죽은 아들이) 뇌막염이라고 하더라. 1년 반 만에 세상을 떠났다"며 "그건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 돈이 없어서 병원을 못 데려갔다. 돈이 1000원짜리도 없는 집이었다 보니까 병원에 못 가 죽었다는 죄책감이 남아 있다"고 이야기했다.

병원비도 내지 못할 불우한 가정환경이었다. 뇌막염에 걸린 둘째 아들은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한 송순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송가인은 TV조선 '미스트롯' 진에 뽑히며, 국내 대표 트로트 가수로 발돋움 했다. 뒷배경에는 어머니의 결단이 있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송가인은 중학교 2학년부터 민요와 판소리를 배운 송가인. 가수라는 목표는 이뤘지만, 송가인을 알아봐 주는 이는 없었다고. 긴 무명 생활에서 빛이 돼준 것은 '미스트롯' 섭외 전화였다.

어머니는 송가인의 출연을 적극 지지했다. 프로 가수의 오디션 도전은 득보다 실이 많은 무대다. 다만, 어머니는 딸의 실력을 믿었고, 딸 또한 어머니의 말을 확신했다. 결과적으로 송가인은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됐다.

송가인은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트롯 여제'로 꽃 피웠다. 딸을 향한 사랑이 빛을 본 것. 송가인은 어머니에 대해 "(무속인은 나에게) 항상 자랑스러운 직업이고 자랑스러운 엄마다"라고 밝혔다. 엇나갈 상황에도 믿고 기다려준 가족의 희생. 지금의 성공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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