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상해 전과' 황영웅, "1등 하면 상금 기부" 공약
'불트', 황영웅 등장분 무편집 방송
역지사지 안 하는 오디션 참가자와 주최자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 사진제공=MBN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 사진제공=MBN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상해 전과를 숨기고 MBN 트로트 오디션 '불타는 트롯맨'에 참가하고 있는 황영웅이 '상금 기부' 공약을 내걸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결승 '현실적인 한계'를 이유로 1차전 1위 황영웅을 감싸고 돌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방송된 '불타는 트롯맨'에서는 결승 1차전이 펼쳐졌다. 결승 1차전에서는 황영웅이 1위를 차지했다. 황영웅은 "일단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며 "혹시나 제가 최종 1위가 됐을 땐 상금을 사회에 기부를 좀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황영웅이 갑작스레 이 같은 1등 공약을 내건 이유는 '폭행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 황영웅은 22살이었던 2016년 폭행으로 벌금 50만 원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벌금형을 받은 이는 법적으로 전과자다.
'전과자' 황영웅, 기부가 면죄부?…본전 생각 '불트'는 '1등 자식' 감싸고 돌기[TEN스타필드]
'전과자' 황영웅, 기부가 면죄부?…본전 생각 '불트'는 '1등 자식' 감싸고 돌기[TEN스타필드]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영상 캡처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영상 캡처
황영웅이 상해 전과가 있다는 사실은 지난 2월 22일 익명의 A씨가 유튜브에 제보하면서다. A씨는 자신의 생일 파티 도중 술을 더 먹자는 황영웅의 말을 거절했다가 갑작스럽게 폭행을 당해 아직까지 치열이 뒤틀리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폭로했다. A씨는 황영웅을 상해 혐의로 고소했고 황영웅 또한 A씨를 쌍방폭행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후 A씨는 치료비 포함 300만원에 황영웅과 합의했으나, 황영웅은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고, A씨는 황영웅의 폭행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학교 폭력 가해, 데이트 폭력, 불성실했던 군대 생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황영웅을 둘러싼 갖가지 폭로가 쏟아져 나왔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트롯맨'은 결승 1차전에서 황영웅이 등장하는 장면을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린 이유다.

'불타는 트롯맨'이 입장을 밝힌 건 지난 2월 26일이었다. 논란이 터지고 며칠이 지난 후이자 결승전 1차전을 앞둔 시점이었다. '불타는 트롯맨' 측은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사전 확인과 서약 등이 있었으나, 현실적인 한계로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 시청자들과 팬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도 확인했고,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도 된다"고 전했다. 풀어 말하자면 제작진으로선 출연자들을 검증했으나 출연자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순 없고, 자신들은 황영웅도 사정이 있었을 거라 여긴다는 것. '1등 자식'의 전과 사실에는 제3자 같은 태도를 취하며 황영웅을 묘하게 감싸고 돈 것이다.

제작진이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황영웅도 사과문을 냈다. 황영웅은 “20대 중반 이후 수년간 공장에서 근무하며 성실한 삶을 배워왔다. 그리고 어린 시절 꿈이었던 노래를 다시 시작하고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도 하게 됐다"며 “평생 못난 아들 뒷바라지하며 살아오신 어머니와 생계를 꾸리는 엄마를 대신해서 저를 돌봐주신 할머님을 생각하여 용기 내어 공개적인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사과는 짧았고 동정심에 호소만 길었다.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 사진제공=MBN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 사진제공=MBN
2021년 2월 방영된 '미스트롯2'에서는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진 참가자 진달래가 하차한 사실이 있다. 준결승 전날 진달래는 "어차피 (경연을) 해도 통편집이고 다른 참가자들한테 피해가 가는 거면 그만하겠다"며 하차를 결정했다. '불타는 트롯맨'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불타는 트롯맨'의 결승 1차전까지 누적 상금은 약 6억 원이다. 1등을 기정사실로 하듯 소감을 말한 황영웅, 예정된 콘서트 등 향후 수익을 생각하며 '1등 자식'을 두둔하는 '불타는 트롯맨'. 피해자의 고통은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 사리사욕 챙기기에 급급한 전과자와 전과자를 옹호하는 프로그램의 과욕필망이 눈앞에 보이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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