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나이·국적·성별 불문 '최강 피지컬' 가리겠다는 '피지컬: 100'
격렬한 몸싸움+팽팽한 대결에 욕설까지 난무
불필요한 비속어에 '눈살'
'최강 욕설가' 뽑는 것도 아닌데…'피지컬100','女가슴 누른 男'보다 심각한 비속어[TEN스타필드]
'최강 욕설가' 뽑는 것도 아닌데…'피지컬100','女가슴 누른 男'보다 심각한 비속어[TEN스타필드]
'최강 욕설가' 뽑는 것도 아닌데…'피지컬100','女가슴 누른 男'보다 심각한 비속어[TEN스타필드]
'피지컬: 100' 예고편 캡처. / 사진제공=넷플릭스
'피지컬: 100' 예고편 캡처. /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몸싸움이 격렬하다보니 입에서는 나오는 말도 필터링 할 새가 없었나 보다. '최강의 피지컬'을 가리지 위해 모인 넷플릭스 '피지컬: 100' 참가자들의 말에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한다. 중간에서 수위를 조절했어야 할 제작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 했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예능. 전·현직 국가대표, 격투기 선수, 보디빌더, 경찰관, 소방관, 교도관 등 다양한 직군의 참가자들이 대결을 벌인다. 격투기 선수 추성훈,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기계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유명인들도 참가했다.

'피지컬: 100'은 특히 남녀에도 구분을 두지 않고 오직 대결을 통해 '최강 피지컬'을 가린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남녀 성대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4회에서 남성 격투기 선수 박형근과 여성 보디빌더 춘리의 일대일 데스매치 대결이었다. 일대일 데스매치는 3분간 몸싸움이 끝나는 시점에 누가 공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로 승패가 결정됐다.
'피지컬: 100'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피지컬: 100'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게임 도중 박형근은 무릎으로 춘리의 가슴을 압박하는 기술을 썼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여자를 상대로 한 게임에서 매너 없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오히려 당사자인 춘리는 "저와 박형근 선수는 운동인으로서 정당하게 대결했고 저는 이 대결에 대해 아무런 문제나 불만이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겨야하는 게임이고 남녀 성대결이 있을 수 있다고 공지했는데 '여자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이런 댓글은 이 프로그램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니 더 이상 서로 싸우지 마시고 그냥 즐기면서 시청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춘리의 말처럼 '피지컬: 100'은 나이, 국적, 성별, 체급에 차등을 두고 대결을 벌이지 않는다. 때문에 남녀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주장은 오히려 형평성과 공평성을 헤치는 것. '피지컬: 100'의 게임들이 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지도 않다.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민첩성에 협동심까지 다양한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넷플릭스 '피지컬: 100' 영상 캡처
사진=넷플릭스 '피지컬: 100' 영상 캡처
'피지컬: 100'의 진짜 문제는 참가자들의 '언행'이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전문적인 방송인이 아니다. 방송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 중에도 유튜버들이 다수다. 긴박함과 긴장감이 가득한 경기장에서는 참가자들의 언행도 '날 것'이다. '와, X됐다', '본인이 여기서 존X 강하다?', '존X게 강한 게 뭔지 모르시구나', '이제 뒈X 거야' 등 참가자들의 필터링 없는 발언들은 화면에 '생생'하게 담겼다.

한 참가자는 '헬창'이라고도 말했다. 헬창은 최근 헬스 마니아를 일컫는 말로 쓰이는데, 이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결코 공개적으로 언급되기에 적절치 않다. 헬스와 일종의 '패드립'을 뜻하는 용어가 합쳐진 신조어기 때문이다.

격렬한 대결이 오가는 만큼 현장에서 참가자들 사이에 비속어, 욕설이 자신들도 모르게 튀어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필터링해야 하는 것은 제작진의 몫이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함이었다고 해도 12세 관람가라고 하기에 민망한 수준의 욕설들이 난무한다.

'피지컬: 100'은 MBC가 제작사 루이웍스미디어와 함께 제작했다. 지상파에서는 하지 못할 '도전'도 '욕설'도 '과감'하게 선보인 것이다.

뻔한 버라이어티나 관찰 예능이 아닌 새로운 콘셉트와 직관적인 구성은 '피지컬: 100'의 매력적인 점이다. '날 것'의 재미는 신선하더라도 '날 것'의 언행까지 유쾌하진 않다. '최강의 피지컬'을 가리는 프로그램이지 '최강의 욕설가'를 가리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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