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이 '기혼자 토크'에 공감했다.
지난 8일 방송된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그로신') 2회에서는 제우스와 그의 책사였던 프로메테우스의 극한 대립과, 제우스의 인간 절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의 한판 승부'에 얽힌 이야기와, 신화를 소비하는 현명한 방법에 대한 담론이 시청자들에게 '뇌호강'을 선사했다. 한가인, 설민석, 김헌, 한젬마 등 네 MC와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게스트로 출연해 신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의 장을 열었다.
'시청자 대표' 한가인이 우아한 자태로 등장해, 또 다시 스튜디오를 신전으로 만들었다. 한가인은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에게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따로 책으로 읽고 배우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역사 시간에 신화를 배우냐"고 물었다. 알베르토는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니라, 그냥 신화라고 부른다"며 "국어 시간에 신화를 배우는데, 갈수록 난도가 높아진다. 또한 한국의 속담처럼 신화와 관련된 관용구를 일상에서 많이 쓴다"고 밝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스토리텔러' 설민석은 '피 말리는 두 남자의 두뇌 싸움'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설민석은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를 견제하던 차에 '신들의 전쟁'(티타노마키아)으로 지상이 초토화된 것을 보고 프로테우스에게 직접 내려가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흙으로 인간을 빚은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며 "급기야 불을 훔쳐다가 인간들에게 줬고 이를 알아챈 제우스는 그에게 끔찍한 형벌을 내렸다"고 말했다.
제우스는 고민 끝에 더 가혹한 벌을 주기 위해 '인간 절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프로메테우스를 향한 제우스의 응징에 대해 설명하던 설민석은 "프로메테우스에게 인간이 소중하지 않나"라며 "인간 절멸 프로젝트를 구상한다"고 했다. 이어 "제우스도 보통이 아닌 게 번 개 한 방이면 끝난다. 명분이 있어야 한다. 제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자기들끼리 죽을 방법을 생각한다"며 "인간을 절멸시킬 생명체를 만들게 된다"며 퀴즈를 냈다. 한가인은 "저 알 것 같다"며 "설마 여자?"라고 답했다. 설민석이 "정답!"이라고 하자 한가인은 "어떡하냐. 인간을 절멸시킨 게 여자냐"며 탄식했다. 이에 알베르토는 "모든 여자 아니고 한 여자"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그 여자는 바로 인류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 설민석은 '판도라'의 외모를 설명하며 "얼굴이 한가인"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한가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판도라를 열연(?)해 현장을 초토화시켰다.
에피메테우스는 제우스가 어떤 선물을 해도 받지 말라는 프로메테우스의 예언이 있었지만 판도라의 미모에 빠져 결혼식을 올렸다. 설민석은 "결혼해보신 분들 다 아시겠지만 원래 결혼은 제정신이 아닐 때 하지 않냐"고 말했다. 한가인은 "맞다. 제정신이 아닐 때"라며 맞장구쳤다.
호기심 많은 판도라는 제우스가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했던 '판도라의 항아리'를 열어 인간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었다. 그 안에 봉인돼 있던,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질병, 근심, 미움 등이 세상에 퍼지게 된 것. 다만 마지막까지 '희망'이 남아 있었다고 하는데, 네 MC는 이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설민석과 한가인은 인간에게 해악한 것들만 가뒀던 항아리에 있던 것이니, '희망'은 '희망 고문'처럼 나쁜 선물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알베르토와 한젬마는 인간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니 희망은 좋은 선물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김헌 교수는 "희망이 없으면 절망도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또 신화에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 불과 맹목적 희망'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함을 알렸다.
설민석은 "'판도라의 항아리'로 인해 인간 세상이 악으로 뒤덮였고, 이 소문을 들은 제우스가 직접 인간 세상으로 시찰을 나갔다"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아르카디아'라는 곳에서 사악한 왕 뤼카온이 한 소년을 제우스에게 제물로 바치자 이에 크게 분노한 제우스는 결국 인간을 '물'로 절멸시키기로 결정했다.
설민석은 "프로메테우스가 대홍수가 나기 전, 두 아들 내외에게 배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효심이 깊었던 두 사람은 묵묵히 배를 만들었다. 그래서 대홍수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후 '어머니의 뼈를 등 뒤로 던지라'는 신탁을 받들어서 등 뒤로 돌을 던졌다. 이때 돌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인류가 탄생했다"고 말해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스펙터클한 두 번째 인류의 탄생 이야기에 대해 김헌 교수는 "신화를 어떤 방법으로 소비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신화는 원래 읽는 게 아니라 듣는 것이었으며, 사실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그 의미를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알베르토 역시, "지금 다시 들어도 철학적, 심리학적으로 분석할 게 많다. 신화를 통해 아직까지 배울 게 너무 많다"고 공감했다. 아울러 설민석은 "다음 주 방송에서는 희대의 바람둥이인 제우스를 둘러싼 '막장 드라마'급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라고 예고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지난 8일 방송된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그로신') 2회에서는 제우스와 그의 책사였던 프로메테우스의 극한 대립과, 제우스의 인간 절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의 한판 승부'에 얽힌 이야기와, 신화를 소비하는 현명한 방법에 대한 담론이 시청자들에게 '뇌호강'을 선사했다. 한가인, 설민석, 김헌, 한젬마 등 네 MC와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게스트로 출연해 신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의 장을 열었다.
'시청자 대표' 한가인이 우아한 자태로 등장해, 또 다시 스튜디오를 신전으로 만들었다. 한가인은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에게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따로 책으로 읽고 배우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역사 시간에 신화를 배우냐"고 물었다. 알베르토는 "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니라, 그냥 신화라고 부른다"며 "국어 시간에 신화를 배우는데, 갈수록 난도가 높아진다. 또한 한국의 속담처럼 신화와 관련된 관용구를 일상에서 많이 쓴다"고 밝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스토리텔러' 설민석은 '피 말리는 두 남자의 두뇌 싸움'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설민석은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를 견제하던 차에 '신들의 전쟁'(티타노마키아)으로 지상이 초토화된 것을 보고 프로테우스에게 직접 내려가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흙으로 인간을 빚은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며 "급기야 불을 훔쳐다가 인간들에게 줬고 이를 알아챈 제우스는 그에게 끔찍한 형벌을 내렸다"고 말했다.
제우스는 고민 끝에 더 가혹한 벌을 주기 위해 '인간 절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프로메테우스를 향한 제우스의 응징에 대해 설명하던 설민석은 "프로메테우스에게 인간이 소중하지 않나"라며 "인간 절멸 프로젝트를 구상한다"고 했다. 이어 "제우스도 보통이 아닌 게 번 개 한 방이면 끝난다. 명분이 있어야 한다. 제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자기들끼리 죽을 방법을 생각한다"며 "인간을 절멸시킬 생명체를 만들게 된다"며 퀴즈를 냈다. 한가인은 "저 알 것 같다"며 "설마 여자?"라고 답했다. 설민석이 "정답!"이라고 하자 한가인은 "어떡하냐. 인간을 절멸시킨 게 여자냐"며 탄식했다. 이에 알베르토는 "모든 여자 아니고 한 여자"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그 여자는 바로 인류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 설민석은 '판도라'의 외모를 설명하며 "얼굴이 한가인"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한가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판도라를 열연(?)해 현장을 초토화시켰다.
에피메테우스는 제우스가 어떤 선물을 해도 받지 말라는 프로메테우스의 예언이 있었지만 판도라의 미모에 빠져 결혼식을 올렸다. 설민석은 "결혼해보신 분들 다 아시겠지만 원래 결혼은 제정신이 아닐 때 하지 않냐"고 말했다. 한가인은 "맞다. 제정신이 아닐 때"라며 맞장구쳤다.
호기심 많은 판도라는 제우스가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했던 '판도라의 항아리'를 열어 인간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었다. 그 안에 봉인돼 있던,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질병, 근심, 미움 등이 세상에 퍼지게 된 것. 다만 마지막까지 '희망'이 남아 있었다고 하는데, 네 MC는 이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설민석과 한가인은 인간에게 해악한 것들만 가뒀던 항아리에 있던 것이니, '희망'은 '희망 고문'처럼 나쁜 선물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알베르토와 한젬마는 인간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니 희망은 좋은 선물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김헌 교수는 "희망이 없으면 절망도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또 신화에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 불과 맹목적 희망'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함을 알렸다.
설민석은 "'판도라의 항아리'로 인해 인간 세상이 악으로 뒤덮였고, 이 소문을 들은 제우스가 직접 인간 세상으로 시찰을 나갔다"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아르카디아'라는 곳에서 사악한 왕 뤼카온이 한 소년을 제우스에게 제물로 바치자 이에 크게 분노한 제우스는 결국 인간을 '물'로 절멸시키기로 결정했다.
설민석은 "프로메테우스가 대홍수가 나기 전, 두 아들 내외에게 배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효심이 깊었던 두 사람은 묵묵히 배를 만들었다. 그래서 대홍수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후 '어머니의 뼈를 등 뒤로 던지라'는 신탁을 받들어서 등 뒤로 돌을 던졌다. 이때 돌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인류가 탄생했다"고 말해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스펙터클한 두 번째 인류의 탄생 이야기에 대해 김헌 교수는 "신화를 어떤 방법으로 소비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신화는 원래 읽는 게 아니라 듣는 것이었으며, 사실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그 의미를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알베르토 역시, "지금 다시 들어도 철학적, 심리학적으로 분석할 게 많다. 신화를 통해 아직까지 배울 게 너무 많다"고 공감했다. 아울러 설민석은 "다음 주 방송에서는 희대의 바람둥이인 제우스를 둘러싼 '막장 드라마'급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라고 예고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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