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가 저물었다. 방송인 송해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8일 별세한 송해의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 3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송해의 장례가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葬)으로 결정나면서 많은 후배들이 빠르게 찾아와 유족을 위로한 것.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이 맡았으며, 코미디언 석현, 김학래, 이용식, 최양락, 유재석, 강호동, 이수근, 김구라, 김성규 KBS 희극인실장, 고명환 MBC 희극인실장, 정삼식 SBS 희극인실장이 장례위원을 맡았다. 이날 유재석과 조세호가 가장 먼저 송해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1시간 정도 조문한 뒤 별다른 말 없이 빈소를 떠났다. 이후 가수 김흥국, 조영남, 쟈니리를 시작으로 방송인 이상벽, 임백천, 배우 유동근 등이 조문했다.
늦은 시간에는 설운도와 송가인, 장민호, 정동원 등 생전 고인을 존경하고 따랐던 후배들이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했다. 심형래와 김학래, 이용식 등 고인의 오랜 후배는 오랜 시간 빈소를 지켰다.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정치인들도 찾아 조문하고 유족에게 인사했다. 빈소 앞에는 수많은 연예계 동료들과 후배와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고, 유족들에게 조전을 전달했다.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금관은 1등급 훈장이다.
윤 대통령은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을 다시 뵐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지만, 일요일 낮마다 선생님의 정감 어린 사회로 울고 웃었던 우리 이웃의 정겨운 노래와 이야기는 국민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엄영수는 "방금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대통령의 '금관문화훈장'을 고 송해 선생님께 전달해 드렸다"면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대중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장례식은 3일장으로 치뤄진다. 장지는 사모님이 계신 달성군의 송해 공원 옆 인근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영남은 "맛있는 걸 항상 사주셨던 분이었다. 친했고 몇 번 송해 선생님과 공연을 했었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이어 "최근에도 만났는데 굉장히 슬프다. '이제 나도 선생님을 뒤따라 갈 나이가 됐다'라는 생각이 든다. 송해 선생님은 세계적으로 그 나이에 왕성히 활동했던, 독보적인 분"이라고 말했다.
1927년에 태어난 송해는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희극인의 길을 걷게 된 송해는 TV와 라디오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1988년 '전국노래자랑'의 5대 MC로 선정된 송해는 34년 동안 마이크를 놓지 않고 방방곡곡 관객을 만나러 다녔다. 송해가 만난 관객만 1000만 명이 훌쩍 넘는다.
한편 송해의 영결식은 10일 오전이며 장지는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 인근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