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행복해지자는 말로 낯설고 아이러니한 위로를 건넨다. 하지만 그 위로 뒤에는 찝찝함이 숨겨져 있다.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이야기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미혼모 소영(이지은 분)과 상현(송강호 분), 동수(강동원 분) 세 사람이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예기치 못한 관계를 맺는 여정을 그렸다.
세차게 비가 쏟아지던 날 밤. 우비를 입은 소영은 자기 몸을 가릴 수 있는 큰 우산을 쓰고 한 교회에 위치한 베이비 박스 앞에 한참을 서 있다. 고민 끝에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아들 우성을 꺼내 찬 바닥에 두고 자리를 뜬다.
그런 소영을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이가 있다. 바로 형사 수진(배두나 분)과 이형사(이주영 분)다. 소영이 우성을 두고 자리를 뜨자 수진은 차에서 내렸다. 수진은 소영이 두고 간 우성을 베이비 박스에 넣어둔다. 베이비 박스에서 우성을 데리고 온 건 상현과 동수다.
상현은 우성을 보고 "우리랑 이제 행복해지자"고 말한다. 상현과 동수가 우성을 데리고 온 건 아기를 키워줄 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것. 현실은 아이를 돈을 주고 파는 불법 입양 브로커다. '우성아 미안해. 꼭 데리러 올게'라는 쪽지와 함께 찬 바닥에 두고 간 우성이 눈에 밟힌 소영은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방금 두고 간 우성은 온데간데없었다. 상현은 소영이 우성을 찾는다는 걸 알았다. 동수에게 소영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렇게 마주 앉은 세 사람이다. 소영은 상현과 동수에게 유괴범이라고 말한다. 이에 상현과 동수는 선의로 키워줄 부모를 찾는 것이라고 정정한다. 돈이 필요한 세 사람은 함께 우성의 새 부모를 찾기 위해 봉고차를 타고 여정을 떠난다. 수진과 이형사는 세 사람의 뒤를 쫓는다.
송강호의 연기는 늘 한결같다. 여느 작품과 다르지 않지만, 그 속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어떤 캐릭터건 송강호로 보인다는 점이다. 강동원의 생활 연기도 돋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이지은의 얼굴이다. 앞서 드라마 '나의 아저씨'로 어두운 얼굴을 선보였지만, 거친 얼굴로 욕을 하는 모습은 신선하다.
'브로커'를 따라가는 시선은 여러 개다. 상현과 동수의 여정, 소영과 우성의 여정 그리고 이들을 쫓는 수진과 이형사의 여정. 다른 시점을 통해 각 캐릭터에 쉽게 몰입하고, 추측하게 만든다. 빛보다는 어둠이 더 많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소 느린 템포의 전개는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억지스러운 대사와 상황, 매끄럽지 못한 전개로 인해 몰입도가 떨어지기도. 일본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선이라 그런 걸까. 성매매 여성, 낙태, 브로커 등 현실의 이슈를 엮어 정당화가 아닌 찝찝함을 안긴다. 그러나 가족의 의미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이 만든 유사 가족은 때로 혈연관계인 직계 가족보다 더 끈끈한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한다.
오늘(8일) 개봉. 12세 관람가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미혼모 소영(이지은 분)과 상현(송강호 분), 동수(강동원 분) 세 사람이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예기치 못한 관계를 맺는 여정을 그렸다.
세차게 비가 쏟아지던 날 밤. 우비를 입은 소영은 자기 몸을 가릴 수 있는 큰 우산을 쓰고 한 교회에 위치한 베이비 박스 앞에 한참을 서 있다. 고민 끝에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아들 우성을 꺼내 찬 바닥에 두고 자리를 뜬다.
그런 소영을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이가 있다. 바로 형사 수진(배두나 분)과 이형사(이주영 분)다. 소영이 우성을 두고 자리를 뜨자 수진은 차에서 내렸다. 수진은 소영이 두고 간 우성을 베이비 박스에 넣어둔다. 베이비 박스에서 우성을 데리고 온 건 상현과 동수다.
상현은 우성을 보고 "우리랑 이제 행복해지자"고 말한다. 상현과 동수가 우성을 데리고 온 건 아기를 키워줄 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것. 현실은 아이를 돈을 주고 파는 불법 입양 브로커다. '우성아 미안해. 꼭 데리러 올게'라는 쪽지와 함께 찬 바닥에 두고 간 우성이 눈에 밟힌 소영은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방금 두고 간 우성은 온데간데없었다. 상현은 소영이 우성을 찾는다는 걸 알았다. 동수에게 소영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렇게 마주 앉은 세 사람이다. 소영은 상현과 동수에게 유괴범이라고 말한다. 이에 상현과 동수는 선의로 키워줄 부모를 찾는 것이라고 정정한다. 돈이 필요한 세 사람은 함께 우성의 새 부모를 찾기 위해 봉고차를 타고 여정을 떠난다. 수진과 이형사는 세 사람의 뒤를 쫓는다.
송강호의 연기는 늘 한결같다. 여느 작품과 다르지 않지만, 그 속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어떤 캐릭터건 송강호로 보인다는 점이다. 강동원의 생활 연기도 돋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이지은의 얼굴이다. 앞서 드라마 '나의 아저씨'로 어두운 얼굴을 선보였지만, 거친 얼굴로 욕을 하는 모습은 신선하다.
'브로커'를 따라가는 시선은 여러 개다. 상현과 동수의 여정, 소영과 우성의 여정 그리고 이들을 쫓는 수진과 이형사의 여정. 다른 시점을 통해 각 캐릭터에 쉽게 몰입하고, 추측하게 만든다. 빛보다는 어둠이 더 많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소 느린 템포의 전개는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억지스러운 대사와 상황, 매끄럽지 못한 전개로 인해 몰입도가 떨어지기도. 일본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선이라 그런 걸까. 성매매 여성, 낙태, 브로커 등 현실의 이슈를 엮어 정당화가 아닌 찝찝함을 안긴다. 그러나 가족의 의미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이 만든 유사 가족은 때로 혈연관계인 직계 가족보다 더 끈끈한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한다.
오늘(8일) 개봉. 12세 관람가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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