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프리즘》

김재동, 3년만 예능 출연
긴 침묵 깨고 방송 복귀
'결혼 어그로'…싸늘한 반응
방송인 김제동./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김제동./사진=텐아시아DB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현황을 살핍니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하게 펴져 나가는 빛처럼 이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방송인 김제동이 3년 만에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했다.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있지도 않은 연인을 향해 영상 편지를 띄우는 등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과 함께 근황을 전했다.

그의 방송 복귀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고액 강연료 논란', '비판적 리뷰 삭제 논란' 등이 그간 김제동이 활동을 중단했던 이유 중 하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권 교체’라는 미심쩍은 타이밍도 한 몫 차지한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는 김제동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날 김제동은 신혼집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 K’로 소개됐다. 그는 "나는 여자친구를 공개하는 게 남들 결혼 정도 수준이 되지"라며 열애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멤버들은 그의 깜짝 열애 소식에 놀라워했다. 양세형은 "기사도 안 나왔으면 첫 공개인 거예요?"라고 했고, 김제동과 친분이 있는 유현준은 "우리 같이 밥 먹었던 사람? 딱 눈치가 그랬어"라고 해 신빙성을 더했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김제동은 여자친구에게 영상 편지도 보냈다. 그는 "긴 시간 동안 기다렸다. 네가 있을 공간이기 때문에 네 얘기 없이는 세상 어떤 건축가 얘기도 듣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만나서 또 얘기하자. 지금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이라며 곧장 몰래카메라였음을 밝혔다.

김제동은 2019년 지방자치단체 강연에서 회당 수천만 원이 넘는 고액 강연료를 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그는 대전 대덕구에서 90분짜리 강연료로 1550만 원을 받기로 했으나 비판 여론에 부딪혀 강연을 취소했다. 이후 그는 대외적인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3월엔 신간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발매했지만, 그의 책을 비판한 네티즌의 리뷰가 삭제돼 또다시 논란을 낳았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리뷰 조작'이라 비판했고, 논란이 거세지자 김제동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댓글 기능을 막았다.
사진=인터파크
사진=인터파크
일각에선 '정권이 바뀌니 돌아온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보수 정권 당시 김제동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별다른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그는 지난 대선 사전 투표가 시작되던 날인 3월 4일 긴 침묵을 깼다. 그는 자신의 사전 투표 사실을 알리며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이 투표로 국민의 힘과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헌법 1조와 24조가 밝힌 등불이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사전 투표 이후 첫 행보는 '토크 콘서트’의 재개. 지난 7일 김제동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티켓 오픈과 동시에 콘서트 부분 판매 랭킹 1위가 됐다"며 "오랜만에 공연임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기다려 주신 만큼, 더 재미있고 즐거운 공연 준비해서 여러분과 만나겠다"고 전했다.

김제동은 그간 강한 정치색을 드러내 왔다. 오랜 침묵을 깬 그가 가상의 여자친구를 들먹이는 무리수로 방송에 복귀한 모습에서 의아한 인상이 풍기는 이유다.

정치 성향은 개인의 자유. 하지만 대중은 예능 프로그램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형태를 원하지 않는다. 김제동을 향한 비판은, 이를 걱정하는 시청자의 예견된 목소리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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