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러브’ 김재욱이 기억상실을 연기한 이유가 살인을 예고한 범인을 잡기 위한 천재적 ‘빅픽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사이, 그를 노리는 누군가가 D-60을 예정해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 5회에서도 노고진(김재욱)은 기억 상실이란 가면을 쓰고 열심히 주변 사람들을 속였다. 하지만 고탑(GOTOP) 교육의 가장 큰 행사인 입시설명회에서까지 ‘천사 버전’을 연기할 수는 없었다. 휠체어에서 당당히 일어선 그는 스티브 잡스 못지 않은 카리스마 ‘본캐’로 “입시도 전략이 중요하다”는 주제를 피력하며 수많은 입시생과 학부모를 휘어잡았다.
사람들 속이는게 바나나 껍질 까는 것보다 쉽다며 자신의 천재성에 또 한 번 자아 도취됐던 고진 앞에, 고행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전 ‘노차반’이었다면 당연히 걸렀을 뒤풀이 회식이었다. 회사 돈으로 거하게 먹고 마시는 처음 보는 풍경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눌러야 하는 것도 모자라, 대표님이 회식에 참석한 역사적인 날이라는 직원들 성화에 못 이겨 노래까지 불렀다. 그 과정에서 음치란 사실이 드러났고, 귀가 아파 도저히 못 듣겠다는 이신아(정수정)가 노래 중간에 취소 버튼을 누르는 굴욕까지 당해야 했다.
그랬던 신아가 고진의 감정을 건드렸다. 고진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신아는 음색 여신 같은 실력을 뽐냈다. 고진이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궁시렁거리던 찰나, “내 인생은 이렇게 화려한데, 너무 외롭다, 눈물이 난다”는 가사가 그의 메마른 가슴에 콕 박혔다. 마치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듯한 노래에 눈물까지 또르르 흘렀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회식 자리라 억지로 술을 마신 신아의 더러운(?) 주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밤 고진에게 온갖 행패를 부렸던 필름이 끊긴 신아는 기억력 저하가 자신의 병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복수에 속도를 내야겠다고 결심, 고진을 남자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백화점 쇼핑에 데려갔다. “대한민국 최고의 사교육 회사 고탑교육의 약혼녀가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면 욕한다”는 명목이었다. 쌓이는 쇼핑백 개수만큼 영수증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신아는 이 모든 걸 법인카드로 계산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복수 플렉스에 당황한 고진에게 “설마 돈이 아깝냐”며 백화점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줘, 그를 더 크게 당황시켰다.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을 괴롭히는 신아를 참고 견디는 고진이 웃음 폭탄을 터뜨린 가운데, 이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의문의 시선이 긴장감을 조여왔다. 누군가가 고진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했고, 그 사진 위엔 살인 예정일을 의미하는 듯한 D-60이 적혀 있었다.
사실 고진이 기억 상실을 연기하고 있는 이유는 이 진범을 잡기 위해서였다. 의문의 사고를 당한 날, 고진은 뺑소니범 강민(이시언)과 또 다른 누군가를 목격했다. 발신제한 문자를 보내 강민을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든 뒤, 그에게만 실체를 드러내 “누가 시켰냐”고 추궁한 이유였다. 하지만 강민은 공범에 대해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고진은 사고 직후 희미해지는 의식을 붙잡았지만, 결국 범인의 얼굴이 아닌 그가 착용한 시계만 분명히 봤다. 고진을 위협하는 범인은 누구인지, 새로운 단서가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의 예리한 추리 레이더 역시 가동됐다.
한편 ‘크레이지 러브’ 6회는 22일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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