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택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화면 캡처
정운택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화면 캡처
배우 정운택이 선교사가 된 근황을 전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특종세상'에는 선교사로 활동 중인 정운택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배우 정준호가 제보할 게 있다며 직접 '특종세상' 제작진에게 연락했다. 정준호는 "저하고 환상의 콤비였었다. 이 친구가 완전히 다른 삶을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하고 다른 삶을 산다고 그래서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변했다. '이 친구가 그 친구가 맞나?'라고 의심할 정도로 저도 너무 놀라서 충격받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준호의 제보를 받은 '특종세상' 제작진은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특종세상'과 만난 주인공은 바로 배우 정운택이었다. 정운택은 끊이지 않는 구설과 각종 사건 사고로 인해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췄던 인물. 정운택은 늦은 밤 산 기도 중이었다. 다음 날 아침 정운택을 다시 찾은 '특종세상' 제작진이었다.
정운택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화면 캡처
정운택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화면 캡처
정운택은 "이제 영화배우가 아니라 지금은 직업이 선교사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상의 벼랑 끝에 내몰린 그런 분들을 찾아가서 새 삶을 드려서 그분들이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끔 만들어 드리는 게 지금 제 일이다. 제가 그랬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보다 선교사로 불리는 게 자연스럽다는 정운택이다. 개봉 당시 영화 '친구' 신드롬이 생길 정도로 들썩였다. 정운택은 우연히 출연한 영화 '친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정운택은 "'친구'가 끝나고 무명 연극배우 정운택이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전 국민이 다 알아보는 그리고 또 팬들도 생겼더라"며 "또 어떤 분들은 스타라고까지 이야기해주고 사인도 해달라고 하더라. 세상이 변해있더라. 그때부터 제가 교만해지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정운택은 "연속적으로 영화들이 잘되고 또 이제 어느덧 충무로에서 영화배우로서 입지나 자리가 굳어지고 자리를 잡고 그렇게 되었을 때 그 이전에 제가 '이 정도만 되면 참 좋겠다'고 했던 마음이 어느 순간 변하더라. 영화 '두사부일체'를 관객들이 너무 좋아해 줬는데 그게 감사하고 고마운 게 아니라 불만이 되고 불평이 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왜 저 사람은 대가리라는 캐릭터만 내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이 캐릭터 주는 거 아니야?'라며 나한테 코미디 시나리오 들어오면 주지마'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무리수를 두기 시작하고 제작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인생의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정운택은 2011년 술자리 폭행 사건, 무면허 운전 적발, 2015년 대리기사 폭행 사건까지 터지며 배우로서 재기가 불투명해졌다. 정운택은 "작품이 끊기고 그러나 성공해서 부자로 살아야 한다는 야망은 그래 보였다. 그런데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 술이 한 잔 들어가니까 주체가 안 되고 터져버렸다. 그때 제 마음에 확 들어오고 일어나는 생각이 '죽어야 하는구나', '죽는 방법밖에는 없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운택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화면 캡처
정운택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화면 캡처
잘나가던 스타에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정운택이다.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던 순간 그 용기로 다시 한번 살아보자고 결심했다고. 정운택은 "제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받았지만, 또한 가장 바닥으로 추락해서 모든 분이 나에게 손뼉을 쳐주던 분이 저에게 등을 돌려버린 그런 철저하게 버림받은 그 시간, 자리에도 서봤다. 극단적인 시도를 했던 경험이 있는 그런 분들의 소식을 들으며 목숨을 걸고 그분들을 찾아가는 거다"라고 했다.

정운택에게는 13살 연하 아내와 19개월 아들이 있었다. 정운택과 그의 아내는 성극(성경 연극) 하다가 만났다고. 정운택 아내는 "제 주위 분들은 많이 걱정하셨다. 왜냐하면 남편에 대해서 잘 모르고 볼 수 있는 건 인터넷 정보들 뿐이다. 인터넷 정보에는 옛날의 사건 사고들 관련된 기사도 많았다"며 "제가 직접 겪고 보고 했던 운택 선배는 과거의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이 중요한 거고 또 앞으로 저희가 바뀌어 나가고 걸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신혼 초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정운택 아내는 "가정주부로 일하다 보니까 남편이 생활비를 줄 수 있는데 안 주더라.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조금 말 못 하고 마음에서 서운한 것들이 쌓였다"며 "이 아파트가 당첨됐을 때도 미리 내는 돈 300만 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돈이 없어서 포기하려 했었다"고 토로했다. 정운택 아내는 남편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에 대해서 조금도 흔들림 없이 그냥 일직선으로 간다. 그런 게 멋있다"며 지지했다.

이후 정운택은 정준호와 오랜만에 재회했다. 정운택은 "저야 선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정준호는 "어려운 결정을 했구나. 얼굴이 더 좋아졌다. 마음이 편해지면 얼굴이 좋아진다"고 했다. 정운택은 "옛날에 난 준호 형을 사랑하지 못했었다. 시기하고 질투했었다. 쥐뿔도 없었으면서 준호 형이 하면 나도 해야 한다고 따라가려고 했다. 지금 같으면 말 같지도 않고 아예 그런 마음이 없었겠지만, 그때는 '나는 왜 안 돼?'라며 이인자 콤플렉스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운택은 "이런 거 때문에 내가 망했었다고 고백을 하는 거다"고 말했다. 정준호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운택이 같은 사람이다. 솔직한 사람, 내 허물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다"라며 "네가 선교사가 됐다고 했을 때 마음을 잡고 새로운 삶을 사는구나 '저게 얼마나 갈까?' 솔직히 이런 생각도 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소리는 옛날의 정운택이 아니라 완전히 바뀌어서 기도 열심히 하고 선교사 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 이제 정리 정돈이 된 정운택으로 바뀌었구나 싶더라"고 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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