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캐릭터를 위해 눈의 뜨임 크기까지도 조절했다고 밝혔다.
3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중 유아인은 지옥에 가게 될 날짜를 선고하는 천사와 이를 집행하는 지옥의 사자의 존재를 설파하는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원작 웹툰을 봤냐고 묻자 유아인은 "미리 보지는 않고 시나리오를 본 후에 봤다. 자세히 보지도 않았다"며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꽤 많이 했는데, 원작이 있기 때문에 영상화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원작이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벗어날 수가 없는거다. 보다 더 적극적인 표현을 하고 싶어도 원작과 다른 표현을 하고 싶어도 원작 팬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다르게 한 연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원작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부담을 떨쳐내기 위해선 원작을 멀리 하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지옥'의 인기 비결을 "비현실적인데 현실적"이라고 말하며 "천사의 고지를 통해 사람들이 지옥에 간다는 게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폭력적인 이야기지만, 괴물같은 인간, 천사인 척 하는 인간이라고 조금만 바꿔 생각해보면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혐오나 폭력, 집단 광기들을 현실세계로 끌고 와보면 비슷한 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상당히 동시대적이고 묵직한 메시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당장 마주하는 현실도 그런 것 같아요. '지옥'이라는 작품이 공개된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리뷰를 올리며 악플을 다는 사람이 있더라. 그런 믿음과 신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공포스러웠다. 어떤 믿음을 가지면 그런 액션을 하게 되는 걸까, 한번 스쳐간걸로 어떻게 상대방을 평가하고 마침표를 찍는 걸까, 어디서 주워들은 한줄의 정보를 믿고 맹신하고 떠들 수 있을까. 그런 현실들이 작품에 겹쳐 보였어요."
유아인은 신념이 무너지려는 위기 앞에서 신념을 택할까, 현실을 택할까. 유아인은 "나는 신념이 믿음을 만들고 믿음이 신념을 만들어 낸다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할수 있는 한 두가지를 끝까지를 의심하고 검증하는 편이다. 신념과 믿음은 계속 빚어져야 하고, 세공되어야 하고, 스스로 계속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신념과 믿음이 항상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가진 나름의 신념이나 믿음을 조금씩 세상에 던져보며 반응도 듣고, 그러면서 중심을 찾아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진수처럼 '20년 뒤 죽는다'는 고지를 받으면 어떤 삶을 살았을 거냐고 묻자 유아인은 "고지를 받지는 않았지만 20대를 그렇게 살았다. 상당히 느끼한 겉멋과 허세에 찌들어서 나는 서른 쯤에 죽을거야 하며 20대를 살았다. 그러면서 나를 좀더 과감하게 던지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과감하게 실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다. 내일 죽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에너지로 살았고, 뒤가 없고 다음이 없는 것 같은 상태였던 것처럼 느껴졌다. 정진수를 연기하면서 나의 20대 시절이 상기됐고 지금도 꾸역꾸역 잘 살고있는 나를 보며 그 시절의 치기를 비웃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공개된 '지옥' 코멘터리 영상에서 연상호 감독은 유아인의 눈을 '저 눈빛 없는 무서운 눈'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유아인은 "흰자와 검은자만 존재할 수 있도록, 조금의 빛도 반사되지 않을 수 있도록 눈의 뜨임 크기를 연구했다. 정진수의 묘한 미스테리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블랙홀처럼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옥'이 유아인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로 기억되길 바라냐고 묻자 유아인은 "바라는 바는 없다.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며 "앞서 '사도', '베테랑'에서 선 굵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게 한편으로는 나를 가두는 선입견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래서 그 후 다른 시도들을 하면서 가능성을 넓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에 정진수라는 강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며 체화 된 에너지를 통제하는 나의 방법, 그것들을 적절하게 작품에 녹여내는 방법들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실험적으로 던진 시도였다"고 밝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3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중 유아인은 지옥에 가게 될 날짜를 선고하는 천사와 이를 집행하는 지옥의 사자의 존재를 설파하는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원작 웹툰을 봤냐고 묻자 유아인은 "미리 보지는 않고 시나리오를 본 후에 봤다. 자세히 보지도 않았다"며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꽤 많이 했는데, 원작이 있기 때문에 영상화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원작이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벗어날 수가 없는거다. 보다 더 적극적인 표현을 하고 싶어도 원작과 다른 표현을 하고 싶어도 원작 팬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다르게 한 연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원작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부담을 떨쳐내기 위해선 원작을 멀리 하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지옥'의 인기 비결을 "비현실적인데 현실적"이라고 말하며 "천사의 고지를 통해 사람들이 지옥에 간다는 게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폭력적인 이야기지만, 괴물같은 인간, 천사인 척 하는 인간이라고 조금만 바꿔 생각해보면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혐오나 폭력, 집단 광기들을 현실세계로 끌고 와보면 비슷한 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상당히 동시대적이고 묵직한 메시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당장 마주하는 현실도 그런 것 같아요. '지옥'이라는 작품이 공개된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리뷰를 올리며 악플을 다는 사람이 있더라. 그런 믿음과 신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공포스러웠다. 어떤 믿음을 가지면 그런 액션을 하게 되는 걸까, 한번 스쳐간걸로 어떻게 상대방을 평가하고 마침표를 찍는 걸까, 어디서 주워들은 한줄의 정보를 믿고 맹신하고 떠들 수 있을까. 그런 현실들이 작품에 겹쳐 보였어요."
유아인은 신념이 무너지려는 위기 앞에서 신념을 택할까, 현실을 택할까. 유아인은 "나는 신념이 믿음을 만들고 믿음이 신념을 만들어 낸다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할수 있는 한 두가지를 끝까지를 의심하고 검증하는 편이다. 신념과 믿음은 계속 빚어져야 하고, 세공되어야 하고, 스스로 계속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신념과 믿음이 항상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가진 나름의 신념이나 믿음을 조금씩 세상에 던져보며 반응도 듣고, 그러면서 중심을 찾아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진수처럼 '20년 뒤 죽는다'는 고지를 받으면 어떤 삶을 살았을 거냐고 묻자 유아인은 "고지를 받지는 않았지만 20대를 그렇게 살았다. 상당히 느끼한 겉멋과 허세에 찌들어서 나는 서른 쯤에 죽을거야 하며 20대를 살았다. 그러면서 나를 좀더 과감하게 던지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과감하게 실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다. 내일 죽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에너지로 살았고, 뒤가 없고 다음이 없는 것 같은 상태였던 것처럼 느껴졌다. 정진수를 연기하면서 나의 20대 시절이 상기됐고 지금도 꾸역꾸역 잘 살고있는 나를 보며 그 시절의 치기를 비웃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공개된 '지옥' 코멘터리 영상에서 연상호 감독은 유아인의 눈을 '저 눈빛 없는 무서운 눈'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유아인은 "흰자와 검은자만 존재할 수 있도록, 조금의 빛도 반사되지 않을 수 있도록 눈의 뜨임 크기를 연구했다. 정진수의 묘한 미스테리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블랙홀처럼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옥'이 유아인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로 기억되길 바라냐고 묻자 유아인은 "바라는 바는 없다.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며 "앞서 '사도', '베테랑'에서 선 굵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게 한편으로는 나를 가두는 선입견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래서 그 후 다른 시도들을 하면서 가능성을 넓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에 정진수라는 강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며 체화 된 에너지를 통제하는 나의 방법, 그것들을 적절하게 작품에 녹여내는 방법들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실험적으로 던진 시도였다"고 밝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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