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균, 코믹 버무린 재난영화 '싱크홀' 주연
11년 만에 마련한 집 날린 '동원' 역 열연
차승원, 이광수, 김혜준과 생존 위한 케미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해 주연 우뚝
11년 만에 마련한 집 날린 '동원' 역 열연
차승원, 이광수, 김혜준과 생존 위한 케미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해 주연 우뚝
"솔직하게 말하자면 '싱크홀'은 지금껏 출연했던 작품 중에 육체적으로 제일 힘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힘듦을 이겨냈기 때문에 '훈장' 같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빌라 한 동이 통째로 지하 500m 아래로 추락했다. 구조대도 함부로 내려가기 힘든 까마득한 깊이의 땅속에서 넘어지고, 구르고, 물에 빠지고, 말 그대로 '재난'에 직면했다.
김성균은 이 극한의 상황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 가정의 가장 '동원'을 생생하게 연기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영화다. 김성균은 차승원,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 등과 함께 싱크홀 밖으로 나가기 위해 합심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추락한 사람들은 더욱 끈끈해진다.
김성균은 "제가 낯가림이 있다. 친해져야 같이 연기할 수 있는 성격이라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차승원 형님은 영화계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활동한 선배라 어려웠고, 이광수는 아시아의 프린스고, 김혜준, 남다름과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났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전혀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함께 구르고, 넘어지다 보니 서로를 챙기게 되더라. 차승원 선배가 흙에서 구를 때 나도 모르게 손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입속을 털어 줬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면서 가까워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함께 고생하면 기억에 오래 남지 않나. 4~5개월 동안 유격 훈련한 느낌이다. 그렇게 전우애가 쌓였다"라며 웃었다.
영화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어느 겨울에 찍었다. 마스크 착용, 2인 이상 집합 금지 등의 제재가 없을 때였다. '싱크홀' 팀은 차승원의 주도로, 촬영 이후 거의 매일 맥주 한 잔씩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김성균은 "숙소에서 뜨거운 물로 씻고, 촬영장 근처 작은 호프집에 다시 모이곤 했다. 그 시간이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서로가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렇게 쌓인 전우애 때문일까. 배우들 간 케미가 남다르다. 김성균은 함께 호흡한 동료들을 돌아봤다. 그는 "차승원 선배는 코믹 연기의 달인이다. 굉장히 감각이 좋으시다. 일상에서 농담할 때도 너무 재미있다"라며 "얼마 전 제 아이들과 볼만한 영화를 찾다가 '선생 김봉두'를 봤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역시 차 선배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광수에 대해 "'런닝맨'에서는 배신의 아이콘이었고, 마냥 웃기기만 하는 친구로 생각할 텐데 현장에선 매우 진지하게 임한다. 항상 자기 자리에 앉아 대본을 보며 계속 연구한다. 감독임한테 많이 비교당했다. 매일 이광수 칭찬만 했다"라며 "광수는 촬영 현장에서 절대 핸드폰을 안 켠다. 난 숨어서 핸드폰을 봤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정말 감각 있는 친구다. 연기도 잘 한다. 함께 하면서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다"라며 웃었다.
'김성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범죄와의 전쟁이다. 극 중 최형배(하정우) 오른팔 박창우를 연기했던 그는 진짜 조직폭력배 일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워낙 임펙트가 강했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의 성균 같은 캐릭터도 찰떡같았다. 김성균은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캐틱터를 연기했다.
그러나 겉 이미지가 차가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김성균은 "'싱크홀'에서는 평범한 가장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 집에서 아내에게 장난치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 모습을 연기하는데 '눈빛이 왜 그렇게 서늘하냐'는 소릴 들었다. 감독님께서 정말 선하고 착한 시민의 모습을 원하셨고, 저 자신도 서늘하게 느껴져서 그 부분에 많이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성균은 "개인적으로는 동원이라는 인물을 더 살려서 재미있게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싱크홀'의 동원이 제 인생 캐릭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저도 동원처럼 반지하부터 시작해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처음 보금자리를 얻었을 때 기분을 잊을 수 없어요. 벽지도, 장판도 없는 공사가 덜 된 집에 이불과 베개를 들고 가서 잔 적도 있습니다. 맥주 한 캔 사 들고 가서 그저 바라만 봐도 좋았죠."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동원과 김성균은 닮은 구석이 여럿 있다. 아내와 어렵게 서울로 상경한 것부터, 현재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는 것. 김성균은 2010년 아내 김혜정 씨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도경, 도윤, 딸 도아를 두고 있다. 영화에서 김성균은 진한 부성애로 감동을 안긴다. 그는 "극 중 아들로 출연하는 아역 친구와 제 아들들이 또래다. 몰입이 어렵지 않았다. 사실 현장에 아역 배우 어머니도 계신다. 제가 계속 안고, 업고 붙어있다 보니까 어느 순간 남의 새끼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 보통 내 아이한테는 화내도 남에겐 화내지 않지 않나. 제가 진짜 아빠처럼 그 아이를 나무란 적이 있다. 세트장 자체가 재난 현장이다 보니 안전사고를 우려해서 그랬는데, 그 정도로 몰입해 있었다"며 웃었다.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던 김성균은 2012년, 서른이 넘어서 충무로에 입성했다.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10여 년 가까이 쉼 없이 달리며 주연배우로 우뚝 솟았다. 그는 "제겐 배우로서 약점이 많다"며 겸손해했다. 김성균은 "배우를 할 만한 인물도 안 되고, 그렇다고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것도 아니다. 저는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고만 생각한다. 늘 지나가는 말처럼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진짜 열심히 하는 것밖엔 답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성균은 "(이)광수가 한 인터뷰에서 '싱크홀' 시나리오를 읽고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더라. 그런 자세를 배우고 싶다. 들어오는 역할만 기다리지 않고, 광수처럼 먼저 나서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년 전 작품을 처음 할 때만 해도 '여긴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라며 불안해했습니다. 당시에 함께 작품 했다가 다시 만난 감독들이 저를 보면서 '뭔지 모르게 차분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김성균은 '싱크홀'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 김성균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또 흘러간다. 육체적으론 가장 힘들었어도, 인생 캐릭터로 남기고 싶을 만큼 공을 들였다. 영화계에서 10년을 연기한 그에게 전환점이 될지 모른다. 김성균은 "이제는 조금 더 길게 보고 싶다. 앞으로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는 욕심만 내려고 한다"며 미소 지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빌라 한 동이 통째로 지하 500m 아래로 추락했다. 구조대도 함부로 내려가기 힘든 까마득한 깊이의 땅속에서 넘어지고, 구르고, 물에 빠지고, 말 그대로 '재난'에 직면했다.
김성균은 이 극한의 상황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 가정의 가장 '동원'을 생생하게 연기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영화다. 김성균은 차승원,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 등과 함께 싱크홀 밖으로 나가기 위해 합심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추락한 사람들은 더욱 끈끈해진다.
김성균은 "제가 낯가림이 있다. 친해져야 같이 연기할 수 있는 성격이라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차승원 형님은 영화계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활동한 선배라 어려웠고, 이광수는 아시아의 프린스고, 김혜준, 남다름과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났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전혀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함께 구르고, 넘어지다 보니 서로를 챙기게 되더라. 차승원 선배가 흙에서 구를 때 나도 모르게 손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입속을 털어 줬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면서 가까워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함께 고생하면 기억에 오래 남지 않나. 4~5개월 동안 유격 훈련한 느낌이다. 그렇게 전우애가 쌓였다"라며 웃었다.
영화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어느 겨울에 찍었다. 마스크 착용, 2인 이상 집합 금지 등의 제재가 없을 때였다. '싱크홀' 팀은 차승원의 주도로, 촬영 이후 거의 매일 맥주 한 잔씩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김성균은 "숙소에서 뜨거운 물로 씻고, 촬영장 근처 작은 호프집에 다시 모이곤 했다. 그 시간이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서로가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렇게 쌓인 전우애 때문일까. 배우들 간 케미가 남다르다. 김성균은 함께 호흡한 동료들을 돌아봤다. 그는 "차승원 선배는 코믹 연기의 달인이다. 굉장히 감각이 좋으시다. 일상에서 농담할 때도 너무 재미있다"라며 "얼마 전 제 아이들과 볼만한 영화를 찾다가 '선생 김봉두'를 봤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역시 차 선배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광수에 대해 "'런닝맨'에서는 배신의 아이콘이었고, 마냥 웃기기만 하는 친구로 생각할 텐데 현장에선 매우 진지하게 임한다. 항상 자기 자리에 앉아 대본을 보며 계속 연구한다. 감독임한테 많이 비교당했다. 매일 이광수 칭찬만 했다"라며 "광수는 촬영 현장에서 절대 핸드폰을 안 켠다. 난 숨어서 핸드폰을 봤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정말 감각 있는 친구다. 연기도 잘 한다. 함께 하면서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다"라며 웃었다.
'김성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범죄와의 전쟁이다. 극 중 최형배(하정우) 오른팔 박창우를 연기했던 그는 진짜 조직폭력배 일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워낙 임펙트가 강했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의 성균 같은 캐릭터도 찰떡같았다. 김성균은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캐틱터를 연기했다.
그러나 겉 이미지가 차가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김성균은 "'싱크홀'에서는 평범한 가장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 집에서 아내에게 장난치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 모습을 연기하는데 '눈빛이 왜 그렇게 서늘하냐'는 소릴 들었다. 감독님께서 정말 선하고 착한 시민의 모습을 원하셨고, 저 자신도 서늘하게 느껴져서 그 부분에 많이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성균은 "개인적으로는 동원이라는 인물을 더 살려서 재미있게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싱크홀'의 동원이 제 인생 캐릭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저도 동원처럼 반지하부터 시작해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처음 보금자리를 얻었을 때 기분을 잊을 수 없어요. 벽지도, 장판도 없는 공사가 덜 된 집에 이불과 베개를 들고 가서 잔 적도 있습니다. 맥주 한 캔 사 들고 가서 그저 바라만 봐도 좋았죠."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동원과 김성균은 닮은 구석이 여럿 있다. 아내와 어렵게 서울로 상경한 것부터, 현재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는 것. 김성균은 2010년 아내 김혜정 씨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도경, 도윤, 딸 도아를 두고 있다. 영화에서 김성균은 진한 부성애로 감동을 안긴다. 그는 "극 중 아들로 출연하는 아역 친구와 제 아들들이 또래다. 몰입이 어렵지 않았다. 사실 현장에 아역 배우 어머니도 계신다. 제가 계속 안고, 업고 붙어있다 보니까 어느 순간 남의 새끼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 보통 내 아이한테는 화내도 남에겐 화내지 않지 않나. 제가 진짜 아빠처럼 그 아이를 나무란 적이 있다. 세트장 자체가 재난 현장이다 보니 안전사고를 우려해서 그랬는데, 그 정도로 몰입해 있었다"며 웃었다.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던 김성균은 2012년, 서른이 넘어서 충무로에 입성했다.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10여 년 가까이 쉼 없이 달리며 주연배우로 우뚝 솟았다. 그는 "제겐 배우로서 약점이 많다"며 겸손해했다. 김성균은 "배우를 할 만한 인물도 안 되고, 그렇다고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것도 아니다. 저는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고만 생각한다. 늘 지나가는 말처럼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진짜 열심히 하는 것밖엔 답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성균은 "(이)광수가 한 인터뷰에서 '싱크홀' 시나리오를 읽고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더라. 그런 자세를 배우고 싶다. 들어오는 역할만 기다리지 않고, 광수처럼 먼저 나서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년 전 작품을 처음 할 때만 해도 '여긴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라며 불안해했습니다. 당시에 함께 작품 했다가 다시 만난 감독들이 저를 보면서 '뭔지 모르게 차분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김성균은 '싱크홀'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 김성균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또 흘러간다. 육체적으론 가장 힘들었어도, 인생 캐릭터로 남기고 싶을 만큼 공을 들였다. 영화계에서 10년을 연기한 그에게 전환점이 될지 모른다. 김성균은 "이제는 조금 더 길게 보고 싶다. 앞으로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는 욕심만 내려고 한다"며 미소 지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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