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배경의 '오월의 청춘'
방송 전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 커
베일 벗은 '오월의 청춘'
현실적 캐릭터+로맨스 위주 서사로 우려 씻어내
방송 전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 커
베일 벗은 '오월의 청춘'
현실적 캐릭터+로맨스 위주 서사로 우려 씻어내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역사적 사실이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에요. 1980년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광주라는 공간적 배경 속에서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KBS2 새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우려했던 역사 왜곡은 없었다. 연출을 맡은 송민엽 감독의 말처럼 베일을 벗은 '오월의 청춘'에는 80년대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청춘들의 풋풋함이 일렁이며 감성을 자극했다.
지난 2일 처음 방송된 '오월의 청춘'은 1980년 5월,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버린 남녀의 아련한 봄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의 배경은 한국 역사의 뼈아픈 사건인 5·18 민주화운동.
5·18 민주화운동은 그간 많은 작품에 영감을 줬다. '26년', '꽃잎', '화려한 휴가', '택시 운전사' 등 많은 영화에 소재로 제작됐지만, 드라마로 소개된 건 SBS '모래시계, MBC '제4공화국', '제5공화국' 정도. '오월의 청춘'이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유다.
'오월의 청춘'은 그간의 작품과는 다른 방법으로 민감할 수 있는 5월의 광주를 담았다. '오월의 청춘'은 역사를 왜곡하는 무리한 설정도, 실존 인물을 연상케 하는 등장인물도 보이지 않았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의대생 남자와 정의롭고 따뜻한 간호사 여자, 학생운동에 앞장서는 부유한 자본가의 딸, 아버지의 회사를 운영하는 장남 등 현실에서 볼 수 있을법한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몽글몽글한 로맨스가 주를 이뤘다. 최근 SBS '조선 구마사'가 중국식 소품과 음식 사용, 태종과 세종을 폄훼하는 설정 등의 역사 왜곡으로 방송 2회 만에 드라마가 폐지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과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작법이다. 연이은 역사왜곡 논쟁이 커지면서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드라마에 대한 대중들의 기준치가 높아진 상황. '오월의 청춘', JTBC '설강화' 등 근현대사를 소재로 제작이 들어간 드라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던 이유다.
물론 '오월의 청춘'은 아직 2회만 방송된 상태이기에 앞으로의 전개 속 어떠한 논란이나 문제들이 발생할 지 장담할 순 없다. 시대상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수 밖에. 다행히 여론은 잠잠한 상태다. 남자 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위장한 간첩으로 설정, 여주인공 실존 이름 사용, 안기부 인물 미화 등의 의혹으로 드라마 폐지 청원까지 등장한 '설강화'(올해 방송 예정)와는 확연히 다른 온도다. '오월의 청춘'은 그 시절 사람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음 세대에는 직접 겪진 않았지만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등에서 봐오며 익숙해진 복고적인 분위기가 시선을 강탈하며 시대극으로서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여기에 20대 대표 청춘 배우로 자리 잡은 이도현과 떠오르는 대세 배우 고민시, 금새록, 이상이 등의 열연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도현은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로 졸업을 유예하게 되는 황희태 역을 맡아 특유의 뻔뻔함과 유쾌함에 감춰진 캐릭터의 상처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해 큰 호평을 받는 상황.
또한 황희태가 고향인 광주로 데려오려는 중환자실 환자의 정체는 누구일지, 청천벽력 같은 사건으로 김명희(고민시 분)를 두고 광주를 떠나게 된 가족의 사연은 무엇일지, 2021년 광주의 한 외곽 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유골은 누구일지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흥미를 자극한다.
'오월의 청춘'의 가장 큰 적수는 오는 10일 서인국, 박보영 주연의 tvN 새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질서에 저항하던 5월의 광주를 표현하는 신인 배우들이 41년 뒤 다시 찾아온 찬란한 5월에 베테랑 흥행 배우들의 대작을 이길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역사적 사실이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에요. 1980년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광주라는 공간적 배경 속에서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KBS2 새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우려했던 역사 왜곡은 없었다. 연출을 맡은 송민엽 감독의 말처럼 베일을 벗은 '오월의 청춘'에는 80년대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청춘들의 풋풋함이 일렁이며 감성을 자극했다.
지난 2일 처음 방송된 '오월의 청춘'은 1980년 5월,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버린 남녀의 아련한 봄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의 배경은 한국 역사의 뼈아픈 사건인 5·18 민주화운동.
5·18 민주화운동은 그간 많은 작품에 영감을 줬다. '26년', '꽃잎', '화려한 휴가', '택시 운전사' 등 많은 영화에 소재로 제작됐지만, 드라마로 소개된 건 SBS '모래시계, MBC '제4공화국', '제5공화국' 정도. '오월의 청춘'이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유다.
'오월의 청춘'은 그간의 작품과는 다른 방법으로 민감할 수 있는 5월의 광주를 담았다. '오월의 청춘'은 역사를 왜곡하는 무리한 설정도, 실존 인물을 연상케 하는 등장인물도 보이지 않았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의대생 남자와 정의롭고 따뜻한 간호사 여자, 학생운동에 앞장서는 부유한 자본가의 딸, 아버지의 회사를 운영하는 장남 등 현실에서 볼 수 있을법한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몽글몽글한 로맨스가 주를 이뤘다. 최근 SBS '조선 구마사'가 중국식 소품과 음식 사용, 태종과 세종을 폄훼하는 설정 등의 역사 왜곡으로 방송 2회 만에 드라마가 폐지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과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작법이다. 연이은 역사왜곡 논쟁이 커지면서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드라마에 대한 대중들의 기준치가 높아진 상황. '오월의 청춘', JTBC '설강화' 등 근현대사를 소재로 제작이 들어간 드라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던 이유다.
물론 '오월의 청춘'은 아직 2회만 방송된 상태이기에 앞으로의 전개 속 어떠한 논란이나 문제들이 발생할 지 장담할 순 없다. 시대상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수 밖에. 다행히 여론은 잠잠한 상태다. 남자 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위장한 간첩으로 설정, 여주인공 실존 이름 사용, 안기부 인물 미화 등의 의혹으로 드라마 폐지 청원까지 등장한 '설강화'(올해 방송 예정)와는 확연히 다른 온도다. '오월의 청춘'은 그 시절 사람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음 세대에는 직접 겪진 않았지만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등에서 봐오며 익숙해진 복고적인 분위기가 시선을 강탈하며 시대극으로서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여기에 20대 대표 청춘 배우로 자리 잡은 이도현과 떠오르는 대세 배우 고민시, 금새록, 이상이 등의 열연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도현은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로 졸업을 유예하게 되는 황희태 역을 맡아 특유의 뻔뻔함과 유쾌함에 감춰진 캐릭터의 상처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해 큰 호평을 받는 상황.
또한 황희태가 고향인 광주로 데려오려는 중환자실 환자의 정체는 누구일지, 청천벽력 같은 사건으로 김명희(고민시 분)를 두고 광주를 떠나게 된 가족의 사연은 무엇일지, 2021년 광주의 한 외곽 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유골은 누구일지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흥미를 자극한다.
'오월의 청춘'의 가장 큰 적수는 오는 10일 서인국, 박보영 주연의 tvN 새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질서에 저항하던 5월의 광주를 표현하는 신인 배우들이 41년 뒤 다시 찾아온 찬란한 5월에 베테랑 흥행 배우들의 대작을 이길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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