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유인나 등 멀티캐스팅 '새해전야'
옴니버스식 네 커플 연애담
끊기는 흐름·부족한 커플 케미 아쉬워
옴니버스식 네 커플 연애담
끊기는 흐름·부족한 커플 케미 아쉬워
일도 사랑도 미래도 문득 불투명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코로나로 모두가 지친 지금은 더욱 막연한 불안감에 자주 휩싸이곤 한다. 영화 '새해전야'는 이러한 이들에게 은근한 온기로 마음을 녹여주는 작품이다.
'새해전야'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지만 일도 사랑도 서툰 네 커플의 취업, 연애, 결혼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은 작품이다. 크리스마스부터 1월 1일까지 네 커플이 겪게 되는 일이 담긴다. 각각 김강우-유인나, 유연석-이연희, 유태오-최수영이 커플로 호흡을 맞췄다. 이동휘는 중국배우 천두링과 예비부부로, 염혜란은 예비 시누이로 등장해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네 커플은 각각 서로 다른 상황에서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다. 이혼 4년 차의 형사 지호(김강우 분)는 새로운 사랑이 조금은 조심스럽고, 완벽주의자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 분)은 남들에게 이혼소송 중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다. 오랜 연인의 이별 통보에 아르헨티나로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진아(이연희 분)는 자신만 불행한 것 같은 열등감에 휩싸이고, 아르헨티나에서 와인 배달을 하고 있는 재헌(유연석 분)은 한국에서 직장생활 중 겪은 번아웃으로 인해 자신이 패배자가 아닐까 하는 자책감을 갖고 있다. 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 래환(유태오 분)은 세상의 편견에 점점 압박을 받고, 오월(최수영 분)은 연인 래환과의 커지는 균열에 불안해한다. 여행사 대표 용찬(이동휘 분)은 사기를 당해 결혼 자금을 몽땅 털렸다는 고민을 예비신부 야오린(천두링 분)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대다 둘 사이 오해가 쌓인다. 둘을 바라보는 예비 시누이 용미(염혜란 분) 역시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심란하다.
누구나 크고 작은 고민과 결핍을 품고 있기에 관객이라면 9명의 인물 일부 혹은 모두의 상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다양한 상황 제시와 여러 인물들의 등장은 더 많은 관객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다. 아쉬운 점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네 커플의 이야기를 골고루 담으려다 보니 각 커플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접근은 미흡했다는 것이다. 각 커플의 이야기를 보여줘야 했기에 중간 중간 흐름이 끊겨 매끄럽지 못하고 산만한 부분도 있다. 그러다보니 커플 케미라는 것이 확 끓어오르지 않는다. 특별히 인상적이라고 꼽아보려해도 각 커플의 케미나 배우들의 연기가 적당히 평이한 수준이다. 다만 대사의 대부분이 중국어였던 이동휘가 자못 자연스럽게 연기해내 그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진다.
자유롭고 활력 넘치는 서울과 아르헨티나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영화가 주는 기쁨이다.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이 된 요즘,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북적한 거리와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영화를 통해 특별하게 다가온다.
간혹 유치하고 촌스럽게 느껴지는 대사도 있지만 자극적인 맛보다 순하고 둥글둥글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새해전야'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10일 개봉.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새해전야'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지만 일도 사랑도 서툰 네 커플의 취업, 연애, 결혼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은 작품이다. 크리스마스부터 1월 1일까지 네 커플이 겪게 되는 일이 담긴다. 각각 김강우-유인나, 유연석-이연희, 유태오-최수영이 커플로 호흡을 맞췄다. 이동휘는 중국배우 천두링과 예비부부로, 염혜란은 예비 시누이로 등장해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네 커플은 각각 서로 다른 상황에서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다. 이혼 4년 차의 형사 지호(김강우 분)는 새로운 사랑이 조금은 조심스럽고, 완벽주의자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 분)은 남들에게 이혼소송 중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다. 오랜 연인의 이별 통보에 아르헨티나로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진아(이연희 분)는 자신만 불행한 것 같은 열등감에 휩싸이고, 아르헨티나에서 와인 배달을 하고 있는 재헌(유연석 분)은 한국에서 직장생활 중 겪은 번아웃으로 인해 자신이 패배자가 아닐까 하는 자책감을 갖고 있다. 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 래환(유태오 분)은 세상의 편견에 점점 압박을 받고, 오월(최수영 분)은 연인 래환과의 커지는 균열에 불안해한다. 여행사 대표 용찬(이동휘 분)은 사기를 당해 결혼 자금을 몽땅 털렸다는 고민을 예비신부 야오린(천두링 분)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대다 둘 사이 오해가 쌓인다. 둘을 바라보는 예비 시누이 용미(염혜란 분) 역시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심란하다.
누구나 크고 작은 고민과 결핍을 품고 있기에 관객이라면 9명의 인물 일부 혹은 모두의 상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다양한 상황 제시와 여러 인물들의 등장은 더 많은 관객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다. 아쉬운 점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네 커플의 이야기를 골고루 담으려다 보니 각 커플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접근은 미흡했다는 것이다. 각 커플의 이야기를 보여줘야 했기에 중간 중간 흐름이 끊겨 매끄럽지 못하고 산만한 부분도 있다. 그러다보니 커플 케미라는 것이 확 끓어오르지 않는다. 특별히 인상적이라고 꼽아보려해도 각 커플의 케미나 배우들의 연기가 적당히 평이한 수준이다. 다만 대사의 대부분이 중국어였던 이동휘가 자못 자연스럽게 연기해내 그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진다.
자유롭고 활력 넘치는 서울과 아르헨티나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영화가 주는 기쁨이다.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이 된 요즘,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북적한 거리와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영화를 통해 특별하게 다가온다.
간혹 유치하고 촌스럽게 느껴지는 대사도 있지만 자극적인 맛보다 순하고 둥글둥글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새해전야'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10일 개봉.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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