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이정현, '스위트홈'서 또 한 번 악역
"'미스터 션샤인' 후 퇴보하는 것 같았다"
"이응복 감독, 또 악역이라 미안하다고"
"유노윤호와 뮤비서 액션, 이틀치 연습을 3시간 만에"
"연기, 나를 기록하는 매력적 직업"
"'미스터 션샤인' 후 퇴보하는 것 같았다"
"이응복 감독, 또 악역이라 미안하다고"
"유노윤호와 뮤비서 액션, 이틀치 연습을 3시간 만에"
"연기, 나를 기록하는 매력적 직업"
신스틸러 배우 이정현이 또 한 번 강렬한 연기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는 비열한 범죄자로, 가수 유노윤호의 신곡 '땡큐' 뮤직비디오에서는 냉혹한 킬러로 변신한 것.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악랄한 일본군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던 배우 이정현의 미워할 수 없는 행보다.
이정현은 '미스터 션샤인' 이후에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다. 드라마 '아이템', '계약우정', '앨리스', 영화 '오케이 마담'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단편영화 '형태', '히로'로 연기 역량을 쌓아갔다. 그러나 '미스터 션샤인' 만큼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그런 와중에 이전 소속사에서도 나오게 됐다. 이정현은 "연인 사이도 타이밍이 안 맞아서 헤어진다고 하지 않나. 일적으로 내가 그랬다. 뭔가가 어긋나고 결정됐던 게 엎어지고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놀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시간들은 그를 더 단단하게 했고 또 다른 기회를 선사했다.
"전 소속사를 나온 다음날 '스위트홈' 출연 제의가 왔어요. 사람 일이라는 게 어쩌면 운명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1년 전이네요. 2년간 힘들긴 했어요. 발전해야 하는데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 같았죠. '미스터 션샤인'의 큰 관심이 제겐 한편으론 구렁텅이 같기도 했어요. 저라는 배우를 천천히 다 보여주기도 전에 사람들에게 너무 큰 관심을 받았고, 저에 대해 판단을 끝내버린 시청자들도 계셨죠. 그 만큼 제가 준비가 부족했던 탓이기도 합니다." 이정현은 '스위트홈'에서는 조직폭력배 경모 역으로 출연해 여성들에게 음흉하고 악랄한 성범죄를 저지른다. 얼굴 가득 피어싱을 하고 조직원에게 독설을 내뱉으며 등장하는 등 거칠고 반항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성범죄 장면을 연기한다는 것이 껄끄럽진 않았을까.
"예전에 단편영화에서 베드신 비슷한 걸 한 적 있는데, 배우로서는 어떤 장면이든 가리면 안 되지만 사실 좀 부담스럽고 불편했어요. 제 스스로와 가족들, 지인들에게 창피하고 싶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어요. 감독님과 함께 적정선이 어디까지일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상대배우의 머리향을 맡는다든지 이런 장면은 저도 상대배우 분을 최대한 배려하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상대배우 분도 이해해주시고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민감한 장면인 만큼 호흡이 더욱 중요했는데 감독님의 도움과 상대배우 분의 배려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장면이죠." '스위트홈' 출연은 '미스터 션샤인'을 함께했던 이응복 감독과의 연이 이어진 덕분이다. 이정현은 "감독님이 불러준 거라 생각한다. 무조건이다"며 "감독님은 '내가 보는 너는 너무 귀여운데…. 다음에는 착한 역할로 부르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이런 역할이라 미안하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그런 생각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역으로 이미지가 굳혀지는 데 대한 염려는 없을까.
"만약 비슷한 연기로 욕을 먹게 된다면 그건 제가 변할 시점에 다다랐다는 따끔한 충고겠죠. 그래서 악역을 하더라도 설정과 배경이 조금이라도 다른 캐릭터를 찾으려 하고 행동과 표정의 디테일도 다르게 하려고 애쓰죠. 그럼에도 동일하게 보인다면 그건 배우에겐 독이고 마이너스라고 생각해요. 연기 역량을 늘리고 스펙트럼을 넓히고, 혹은 다른 결의 연기를 찾아야겠죠.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준비하고 그러면서 또 다른 역할을 갈구하는 건 배우라면 누구나 마주해야 하는 과제죠. 매 작품 다르게 보여야 하는 게 숙제 같아요." 이정현은 최근 가수 유노윤호의 신곡 '땡큐'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유노윤호의 퍼포먼스와 시네마틱한 연출에 세련된 액션신이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배우 황정민도 함께해 한 편의 짧은 누아르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가 완성됐다. 이정현은 '열정 만수르' 유노윤호와의 액션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액션팀과 이틀간 연습하기로 돼 있었는데 유노윤호 씨가 열심히 하셔서 하루, 아니 3~4시간 만에 끝났어요. 하하. 유노윤호 씨와의 호흡이 좋았습니다. 저를 많이 배려해주셨죠. 본인 곡 뮤직비디오라 당연한 거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정말 열심히 하신다는 게 느껴졌어요. 덕분에 촬영도 수월했고 금방 끝났어요. 뮤직비디오를 제가 나온 장면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는데 한 장면 한 장면 신경 썼다는 게 느껴졌어요. 각자 캐릭터들이 매력 있게 잘 나왔어요." 넷플릭스 작품, 유노윤호 뮤직비디오 출연 등으로 최근 SNS 팔로워도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해외팬들의 댓글도 전보다 많이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늘었다는 것. 할리우드 등 외국에서 러브콜을 받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 적은 없냐고 묻자 이정현은 망설이더니 이렇게 답했다.
"플랫폼을 확정하고 연기적 역량도 넓힐 수 있으니 회사에서도 그런 얘길 나눈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섣부른 도전은 지양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좋아하는데 일본의 문화적 정서를 좀 더 알고 난 후에는 그 작품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해외에서 러브콜이 왔을 때 제가 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다면 출연한다 해도 스스로 불편함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어요, 하하하."
이정현의 말 한 마디, 눈빛 하나에도 연기자로서 신중함과 진지한 마음이 느껴졌다. 이정현은 "사실 연기를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젊은 날의 내 모습부터 나이 들어가는 모습까지 저를 계속해서 기록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가족들, 나중에 제 손주들도 볼 수 있는 거고요. 그래도 무엇보다 저를 위한 일이에요. 그렇기에 스스로 창피하면 안 되고 더 잘해야 해요. '반짝' 하고 사라지기도 쉬운 일이에요. 그래서 오래 일하는 선배님들이 부러워요. 언젠가 그만둬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만둬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할 거예요. 오래 하려면 결국 '사람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을 일도 많이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하하."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이정현은 '미스터 션샤인' 이후에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다. 드라마 '아이템', '계약우정', '앨리스', 영화 '오케이 마담'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단편영화 '형태', '히로'로 연기 역량을 쌓아갔다. 그러나 '미스터 션샤인' 만큼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그런 와중에 이전 소속사에서도 나오게 됐다. 이정현은 "연인 사이도 타이밍이 안 맞아서 헤어진다고 하지 않나. 일적으로 내가 그랬다. 뭔가가 어긋나고 결정됐던 게 엎어지고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놀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시간들은 그를 더 단단하게 했고 또 다른 기회를 선사했다.
"전 소속사를 나온 다음날 '스위트홈' 출연 제의가 왔어요. 사람 일이라는 게 어쩌면 운명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1년 전이네요. 2년간 힘들긴 했어요. 발전해야 하는데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 같았죠. '미스터 션샤인'의 큰 관심이 제겐 한편으론 구렁텅이 같기도 했어요. 저라는 배우를 천천히 다 보여주기도 전에 사람들에게 너무 큰 관심을 받았고, 저에 대해 판단을 끝내버린 시청자들도 계셨죠. 그 만큼 제가 준비가 부족했던 탓이기도 합니다." 이정현은 '스위트홈'에서는 조직폭력배 경모 역으로 출연해 여성들에게 음흉하고 악랄한 성범죄를 저지른다. 얼굴 가득 피어싱을 하고 조직원에게 독설을 내뱉으며 등장하는 등 거칠고 반항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성범죄 장면을 연기한다는 것이 껄끄럽진 않았을까.
"예전에 단편영화에서 베드신 비슷한 걸 한 적 있는데, 배우로서는 어떤 장면이든 가리면 안 되지만 사실 좀 부담스럽고 불편했어요. 제 스스로와 가족들, 지인들에게 창피하고 싶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어요. 감독님과 함께 적정선이 어디까지일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상대배우의 머리향을 맡는다든지 이런 장면은 저도 상대배우 분을 최대한 배려하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상대배우 분도 이해해주시고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민감한 장면인 만큼 호흡이 더욱 중요했는데 감독님의 도움과 상대배우 분의 배려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장면이죠." '스위트홈' 출연은 '미스터 션샤인'을 함께했던 이응복 감독과의 연이 이어진 덕분이다. 이정현은 "감독님이 불러준 거라 생각한다. 무조건이다"며 "감독님은 '내가 보는 너는 너무 귀여운데…. 다음에는 착한 역할로 부르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이런 역할이라 미안하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그런 생각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역으로 이미지가 굳혀지는 데 대한 염려는 없을까.
"만약 비슷한 연기로 욕을 먹게 된다면 그건 제가 변할 시점에 다다랐다는 따끔한 충고겠죠. 그래서 악역을 하더라도 설정과 배경이 조금이라도 다른 캐릭터를 찾으려 하고 행동과 표정의 디테일도 다르게 하려고 애쓰죠. 그럼에도 동일하게 보인다면 그건 배우에겐 독이고 마이너스라고 생각해요. 연기 역량을 늘리고 스펙트럼을 넓히고, 혹은 다른 결의 연기를 찾아야겠죠.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준비하고 그러면서 또 다른 역할을 갈구하는 건 배우라면 누구나 마주해야 하는 과제죠. 매 작품 다르게 보여야 하는 게 숙제 같아요." 이정현은 최근 가수 유노윤호의 신곡 '땡큐'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유노윤호의 퍼포먼스와 시네마틱한 연출에 세련된 액션신이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배우 황정민도 함께해 한 편의 짧은 누아르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가 완성됐다. 이정현은 '열정 만수르' 유노윤호와의 액션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액션팀과 이틀간 연습하기로 돼 있었는데 유노윤호 씨가 열심히 하셔서 하루, 아니 3~4시간 만에 끝났어요. 하하. 유노윤호 씨와의 호흡이 좋았습니다. 저를 많이 배려해주셨죠. 본인 곡 뮤직비디오라 당연한 거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정말 열심히 하신다는 게 느껴졌어요. 덕분에 촬영도 수월했고 금방 끝났어요. 뮤직비디오를 제가 나온 장면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는데 한 장면 한 장면 신경 썼다는 게 느껴졌어요. 각자 캐릭터들이 매력 있게 잘 나왔어요." 넷플릭스 작품, 유노윤호 뮤직비디오 출연 등으로 최근 SNS 팔로워도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해외팬들의 댓글도 전보다 많이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늘었다는 것. 할리우드 등 외국에서 러브콜을 받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 적은 없냐고 묻자 이정현은 망설이더니 이렇게 답했다.
"플랫폼을 확정하고 연기적 역량도 넓힐 수 있으니 회사에서도 그런 얘길 나눈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섣부른 도전은 지양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좋아하는데 일본의 문화적 정서를 좀 더 알고 난 후에는 그 작품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해외에서 러브콜이 왔을 때 제가 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다면 출연한다 해도 스스로 불편함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어요, 하하하."
이정현의 말 한 마디, 눈빛 하나에도 연기자로서 신중함과 진지한 마음이 느껴졌다. 이정현은 "사실 연기를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젊은 날의 내 모습부터 나이 들어가는 모습까지 저를 계속해서 기록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가족들, 나중에 제 손주들도 볼 수 있는 거고요. 그래도 무엇보다 저를 위한 일이에요. 그렇기에 스스로 창피하면 안 되고 더 잘해야 해요. '반짝' 하고 사라지기도 쉬운 일이에요. 그래서 오래 일하는 선배님들이 부러워요. 언젠가 그만둬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만둬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할 거예요. 오래 하려면 결국 '사람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을 일도 많이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하하."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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