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KBS2 ‘단, 하나의 사랑’ 등에서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존재감을 뽐낸 신혜선이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선다. 스크린과 TV, 연극 무대를 오가며 매 작품 깊은 인상을 남긴 배종옥은 살인 용의자가 된 시골 촌부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인물 간에 얽힌 이해관계와 비틀어진 욕망의 대립이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 ‘결백’에서다.
6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결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신혜선, 배종옥, 홍경, 태항호와 박상현 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허준호는 해외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 분)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 분)이 추시장(허준호 분)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박상현 감독은 “깨끗하고 희다는 뜻의 결백이라는 단어가 좋아 제목으로 지었다. 지인들에게 ‘결백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보러 갈래?’라고 물은 뒤 반응을 살폈는데 대부분 제목만 듣고도 흥미를 가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신문 기사를 통해 농약 막걸리 사건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인물들 간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영화보다 더 재밌더라. 사건의 내용은 다르지만 농약 막걸리 살인이라는 소재를 시나리오에 녹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결백’의 차별점은 여성 캐릭터 중심의 추적극이라고 했다. 그는 “대다수의 추적극 장르는 남성 중심의 서사”라며 “‘결백’은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딸이 엄마의 무죄를 입증해가는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비밀들을 알아가는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혜선은 엄마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변호에 나서는 딸 안정인 역을 맡았다. 그는 “정인은 예민한 불도전 같은 인물”이라며 “겉으로는 객관적 증거들을 통해 엄마가 무죄임을 밝히겠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엄마가 결백하다는 무한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정인이 사건을 파헤쳐가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신혜선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어서 앉은 자리에서 한숨에 읽었다”며 “시나리오를 집 책상 위에 뒀는데 아버지가 나 없는 사이에 읽었더라. 집에 들어오니까 아버지가 이 작품 하라고 강력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아버지의 결백을 주장하는 검사 영은수 역을 맡은 적 있다. 신혜선은 “가족전문 법조인”이라고 웃으며 “결이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감독님도 ‘비밀의 숲’을 보고 나에게 캐스팅 제의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소감을 묻자 신혜선은 “분량의 차이가 명확하더라. 작은 역할이라고 책임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비중이 커지니 책임감도 커지고 욕심도 많아졌다. 그만큼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신혜선은 “배종옥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젊고 아름다우셔서 호칭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쿨하게 언니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내가 딸 역할이라 선배님이라고 부르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신혜선은 “배종옥 선배님은 다른 배우들을 이끌어주는 힘이 있다. 선배님만 믿고 갔다”며 치켜세웠다.
배종옥은 기억을 잃은 엄마 채화자로 분한다. 그는 “채화자는 기억이 왔다갔다 한다. 딸도 못 알아본다. 그 간극을 감정적으로 매우는 게 쉽지 않았다. 계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착오가 있었다”면서도 “새로운 도전이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는 깊게 파인 주름과 의치, 가발, 망가진 손톱 등 2시간이 넘는 특수 분장을 통해 60대 화자 캐릭터를 완성했다. 배종옥은 “변신을 위해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 작품이 좋아서 변신을 하게 된 것”이라며 “할머니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보다 채화자라는 인물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 분장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배종옥은 “딸 역할인 신혜선 씨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는 일부로 촬영 전까지 분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랫동안 연을 끊고 지내다 만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게 훨씬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신혜선은 “촬영에 딱 들어가서 배종옥 선배님의 모습을 보는데 진짜 나이든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울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홍경이 연기하는 안정수는 정인의 동생으로, 26살 청년이지만 10살 아이 정도의 지적 능력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홍경은 “첫 영화인데 선배님들도 많이 계셔서 걱정이 됐다. 그래서 감독님께 매일 연락하다시피 했다.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물어봤다. 그만큼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폐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부담도 됐고, 책임감도 컸다”며 “특수학교에 직접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며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학부모, 선생님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홍경은 “예전부터 신혜선 선배의 팬이었다. (신혜선 선배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배종옥 선배는 촬영장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태항호는 정인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지역 순경인 양왕용으로 분한다. 양왕용은 참신한 관찰력과 마을 사정에 정통한 특기를 살려 그의 수사를 돕는다. 태항호는 “아무 이유 없이 무조건적으로 정인을 믿어주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정인이 왕용의 첫사랑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너무 튀면 안 되는 역할이라 최대한 누르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태항호는 “촬영장에서 동네 주민들이 나를 실제 순경으로 착각했다. 배우인 줄 모르더라. 약간 서운했다”며 웃었다.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묻자 태항호는 “2018년 연말이었을 거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맥주 한 잔 하자고 했는데 신혜선 씨가 다음날 시상식이 있다고 얼굴 붓지 않게 맥주만 마신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혼자 치킨 한 마리와 피자 반판을 다 먹더라”고 폭로했다. 배종옥도 “신혜선 씨가 입이 심심한 걸 못 참는다. 촬영 때도 계속 먹었다. 다음 작품 때문에 다이어트 중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살은 빠지더라”며 웃었다. 이에 신혜선은 “창피하다. 먹을 때 마다 배종옥 선배님한테 걸렸다. 나중에는 몰래 숨어서 먹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종옥은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 섬세함이 잘 표현되어있는 영화”라며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결백’은 오는 3월 5일 개봉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6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결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신혜선, 배종옥, 홍경, 태항호와 박상현 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허준호는 해외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 분)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 분)이 추시장(허준호 분)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이어 박 감독은 “신문 기사를 통해 농약 막걸리 사건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인물들 간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영화보다 더 재밌더라. 사건의 내용은 다르지만 농약 막걸리 살인이라는 소재를 시나리오에 녹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결백’의 차별점은 여성 캐릭터 중심의 추적극이라고 했다. 그는 “대다수의 추적극 장르는 남성 중심의 서사”라며 “‘결백’은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딸이 엄마의 무죄를 입증해가는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비밀들을 알아가는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혜선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어서 앉은 자리에서 한숨에 읽었다”며 “시나리오를 집 책상 위에 뒀는데 아버지가 나 없는 사이에 읽었더라. 집에 들어오니까 아버지가 이 작품 하라고 강력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아버지의 결백을 주장하는 검사 영은수 역을 맡은 적 있다. 신혜선은 “가족전문 법조인”이라고 웃으며 “결이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감독님도 ‘비밀의 숲’을 보고 나에게 캐스팅 제의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소감을 묻자 신혜선은 “분량의 차이가 명확하더라. 작은 역할이라고 책임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비중이 커지니 책임감도 커지고 욕심도 많아졌다. 그만큼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신혜선은 “배종옥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젊고 아름다우셔서 호칭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쿨하게 언니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내가 딸 역할이라 선배님이라고 부르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신혜선은 “배종옥 선배님은 다른 배우들을 이끌어주는 힘이 있다. 선배님만 믿고 갔다”며 치켜세웠다.
그는 깊게 파인 주름과 의치, 가발, 망가진 손톱 등 2시간이 넘는 특수 분장을 통해 60대 화자 캐릭터를 완성했다. 배종옥은 “변신을 위해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 작품이 좋아서 변신을 하게 된 것”이라며 “할머니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보다 채화자라는 인물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 분장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배종옥은 “딸 역할인 신혜선 씨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는 일부로 촬영 전까지 분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랫동안 연을 끊고 지내다 만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게 훨씬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신혜선은 “촬영에 딱 들어가서 배종옥 선배님의 모습을 보는데 진짜 나이든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울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폐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부담도 됐고, 책임감도 컸다”며 “특수학교에 직접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며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학부모, 선생님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홍경은 “예전부터 신혜선 선배의 팬이었다. (신혜선 선배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배종옥 선배는 촬영장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묻자 태항호는 “2018년 연말이었을 거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맥주 한 잔 하자고 했는데 신혜선 씨가 다음날 시상식이 있다고 얼굴 붓지 않게 맥주만 마신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혼자 치킨 한 마리와 피자 반판을 다 먹더라”고 폭로했다. 배종옥도 “신혜선 씨가 입이 심심한 걸 못 참는다. 촬영 때도 계속 먹었다. 다음 작품 때문에 다이어트 중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살은 빠지더라”며 웃었다. 이에 신혜선은 “창피하다. 먹을 때 마다 배종옥 선배님한테 걸렸다. 나중에는 몰래 숨어서 먹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종옥은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 섬세함이 잘 표현되어있는 영화”라며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결백’은 오는 3월 5일 개봉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