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탈도사 머털이에게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숙적 왕질악 도사가 그와 누덕도사를 한꺼번에 처치할 음모를 꾸민 것. 질악은 과거 누덕도사에 의해 꿈속에 봉인된 거미요괴를 이용하기 위해 제자 고수를 꿈길로 보내고, 고수와 만난 요괴는 탈도사 머털의 정체를 알아내고자 누덕마을사람들을 모두 꿈속으로 소환한다. 머털은 마을사람들과 함께 꿈속으로 빠져들고, 누덕도사는 그를 구하다 죽음을 맞는다. 이로써 머털의 성장은 중대한 전환점에 서게 된다.
리뷰
EBS <머털도사>는 이두호 원작의 전설적 애니메이션 MBC <머털도사>의 리메이크작이다. 지난 해 26부작 방영이 완결되었고 현재 1회부터 재방영되고 있다. 1989년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순정만화처럼 화사해진 비주얼, 다양해진 캐릭터와 도술, 수묵담채화 같은 전작의 색감보다 원색에 가깝게 선명해진 화면 등 여러 변화가 가해졌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머털에게 새롭게 추가된 정체성이다. 누덕도사는 그를 악인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탈을 주어 정체를 감추게 했고, 머털은 ‘탈도사’로 불리게 된다. 이 가면의 영웅이라는 새로운 설정은 요즘 어린이 세대에게 친숙한 슈퍼히어로물의 공식을 따름으로써 이야기를 익숙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각시탈’이라는 독보적 정체성을 획득했던 이강토의 선례에 비하면, 여러 개의 탈을 번갈아 쓰는 ‘탈도사’ 머털은 오리지널 ‘머털도사’를 뛰어넘는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대신 이 작품은 존재감이 다소 약화된 머털을 돕는 친구들을 등장시켜 단순한 일인 영웅서사가 아니라 연대의 서사로 주제를 보완한다. 악에 맞서는 정의로운 영웅들이라는 아이들의 영원한 로망은 여전히, 강하게 살아있다.
수다포인트
-얼짱 시대를 맞아 식스팩과 깔끔해진 헤어스타일로 업그레이드된 머털이, 하지만 예전의 뚝배기 체형과 산발이 더 그리운 건 왜죠.
-머털을 구하고 화산 속으로 추락한 누덕도사님. 간달프처럼 백색의 도사로 다시 돌아오시면 안 되나요? 흑흑.
-비주얼 악역 고수는 도술이 강해서 고수가 아니라 배우 고수를 닮아서 고수라는 게 사실입니까?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