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값싼 힐링”이어도 고마워요
다섯 줄 요약
스님, 배우, 그리고 야구선수.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던 세 사람이 잠시 멈추어 같은 길에서 만났다. 혜민스님이 아침 명상을 하는 동안 박찬호와 차인표는 얼음물 속으로 입수했고, 같이 음식을 만들고 차를 마시며 인생에 대한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인생과 사랑,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터놓은 세 남자는, “밧줄 없이 뛰어내리려는 사람들의 밧줄”이 되려는 작은 실천으로 자살대교라 불리는 마포대교에 사랑과 위로의 문구를 써 넣으며 짧은 여행을 마감했다.



Best or Worst
Best: “그런데 이거, 다큐예요 예능이에요?” 박찬호의 질문에 차인표는 대답하지 못하자, SBS <땡큐>는 자막으로 답했다. “예능이든 다큐든 즐기면 땡큐.” 웃겨야 한다는, 혹은 방송을 채울만 한 분량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없이 잔잔하게 흘러간 세 남자의 여행은, 자연스러워서 더욱 특별했다. 혜민스님은 1회에서 자신의 책과 말들을 “값싼 힐링”이라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로 전해지는 한마디의 말과 글로 누군가 위로를 받는다면 그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혜민스님도, 박찬호와 차인표도, 자신들의 한마디가 세상을 바꾸거나 모두를 위한 힐링이 될 수 있으리라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다른 세상 속을 살아가다 우연히 마주친 길 위에서 서로 대화와 온기를 나눔으로써 그 다음으로 나아가 살아갈 힘을 얻었다. 그들의 마지막 실천은 거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은 어쩌면 선문답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혜민스님의 ‘좋은 말’들을 자신의 현실로 가져왔고, 그 안에서의 변화를 나누고자 했다. 마지막에 덧붙여진 평범한 이들의 고민이나 아픔이 치유될 수는 없어도, 누군가 <땡큐>를 보며 즐기고, 웃고, 울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니겠느냐고.



동료들과 수다 포인트
– 울보 박찬호와 하체부실 차인표와 배고프면 파프리카를 굽는 혜민스님의 <힐링캠프>에 오신 것을, 아니 ‘1박 2일’에, 아니 <땡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요리연구가 아내가 가르쳐준 파스타를 만드는 남자 1호와 김장을 잘 담그는 아내를 자랑하는 남자 2호. 스님 앞에서 팔불출은 아니되오.
– 은퇴 후,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 박찬호에게 던진 차인표의 질문. “너 앞으로 뭐하냐?” 박찬호의 대답. “살아야죠, 살아가야죠.” 모두 오늘을 살아가는 2013년이 됩시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