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바꿔야할 것은 따로 있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20407284652348_1.jpg" width="250" height="166" /><놀러와> 월 MBC 밤 11시
또다시 새로운 콘셉트다. 공연장의 분위기 속에서 청중과의 교감을 방송으로 옮기고자 했던 <놀러와>는 “콘서트홀 경매로 넘어갔다”는 자조와 함께 ‘수상한 산장’의 첫방송을 시작했다. ‘을씨년스러운 산장에서 잠이 들려고 할 때마다 전달되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설정은 구체적이었지만, 이와 별개로 방송은 루머를 해명하고, 사생활의 에피소드를 틀어 놓는 등 토크쇼의 기본에 충실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듯 보였다. 그러나 토크쇼의 방향과 콘셉트의 진행이 썩 융화되지 못하면서 방송은 총체적인 문제 상황을 드러냈다. 미션의 전달 방식은 화제를 전환하기에는 좋지만, 대신 이야기들은 깊이를 더하지 못하고 소재만을 나열한 채 지나가 버렸다. 심지어 숨겨진 장기를 자랑하거나 동화책을 읽는 게임을 펼치는 순서는 맥락에 부합하지도 않거니와, 방송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지도 못하는 시간이었다.

사실 오랫동안 전성기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는 <놀러와>를 정체되었거나 게으른 방송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시청률을 떠나 한계를 진단하고 새로운 방식을 개발하며 이러한 분투를 숨기지 않는 것이 이제는 <놀러와>의 정체성이 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개선의지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신통치 않다면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트루맨쇼’의 초대 손님으로 등장한 데프콘은 전반부에 비해 훨씬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옛날 예능”이라 평했다. 물론 과감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착하고 정겨운 방송의 정체성과 구식의 한계를 동일선상에 놓는다면 결국 고민은 같은 테두리 안에서 맴돌 뿐이다. 바꿔야 할 것은 세트와 인물과 이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엇이라는 얘기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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