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아이돌, 당신은 누구십니까" />
어두운 무대 뒤, 긴장한 표정의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이 대기 중이다. 관객들의 함성소리는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로 높아가고,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로 마침내 공연이 시작된다. SM TOWN이 아시아 가수 최초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진출한 그 순간, 카메라 뒤 누군가는 가수들 각자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들은 조금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더듬어 본다. 그 속에는 무조건 시켜만 달라고 외쳤던 호기와 말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좌절감, 지금 이 자리에 선 영광의 시간들이 골고루 혼재돼 있다. │SM 아이돌, 당신은 누구십니까" />
아슬아슬 찌릿찌릿 SM TOWN으로 가는 출입구 │SM 아이돌, 당신은 누구십니까" />
< I AM. >은 116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꼼짝없이 스크린 앞에 앉아서 봐야만 하는 광고 같다. 도쿄와 파리, 대만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린 SM TOWN 공연이 모두 ‘SOLD OUT’ 됐다는 그래픽이 등장하거나, 뉴욕의 전광판에 나타난 소녀시대와 이수만 프로듀서의 모습이 카메라에 함께 담길 때면 이 다큐멘터리가 SM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대형 프로모션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영화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의 실황 영상은 이를 가장 확실하게 어필한다. 화려하고 독특한 장치들이 총동원되는 무대, 그리고 관객과 아이 컨택을 하는 듯 가까이서 생생하게 담아낸 가수들의 공연 장면은 손쉽게 눈을 홀려 SM TOWN 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비록 < I AM. >이 기나긴 광고에 가깝긴 하나, 최소한 불편하거나 지루하진 않다는 방증이다.
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가장 큰 요소는 가수들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 I AM. >에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들이 창고 대방출되듯 다수 삽입돼 있다. 샤이니의 조금은 엉뚱한 숙소 풍경을 훑거나, 같은 에피소드에 대해 다른 소회를 털어놓는 슈퍼주니어 은혁과 이특의 인터뷰를 한 화면에 붙이는 방식에서는 이 영화의 재기가 드러난다. 또한 이들의 성장사를 읽을 수 있도록 배치한 영상들은 보편적인 감정에 호소하며 다큐멘터리로써의 효용을 십분 살려낸다. 예를 들어 마냥 생글생글 웃던 초등학교 5학년 설리가 안무 때문에 울음을 터뜨리는 고등학생으로 자라고, 마침내 f(x)의 멤버로서 무대에 서는 일련의 흐름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가수별로 고르지 못한 영상 분배와 들쑥날쑥한 호흡은 아쉽지만, 이마저도 노골적인 커머셜 필름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일 정도다. 물론 가수들의 개별 인터뷰까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 포착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SM 소속 가수들이 가진 아티스트로서의 매력을 납득시킨 것만으로도 원래 목표는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1일 개봉.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어두운 무대 뒤, 긴장한 표정의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이 대기 중이다. 관객들의 함성소리는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로 높아가고,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로 마침내 공연이 시작된다. SM TOWN이 아시아 가수 최초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진출한 그 순간, 카메라 뒤 누군가는 가수들 각자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들은 조금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더듬어 본다. 그 속에는 무조건 시켜만 달라고 외쳤던 호기와 말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좌절감, 지금 이 자리에 선 영광의 시간들이 골고루 혼재돼 있다. │SM 아이돌, 당신은 누구십니까" />
아슬아슬 찌릿찌릿 SM TOWN으로 가는 출입구 │SM 아이돌, 당신은 누구십니까" />
< I AM. >은 116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꼼짝없이 스크린 앞에 앉아서 봐야만 하는 광고 같다. 도쿄와 파리, 대만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린 SM TOWN 공연이 모두 ‘SOLD OUT’ 됐다는 그래픽이 등장하거나, 뉴욕의 전광판에 나타난 소녀시대와 이수만 프로듀서의 모습이 카메라에 함께 담길 때면 이 다큐멘터리가 SM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대형 프로모션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영화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의 실황 영상은 이를 가장 확실하게 어필한다. 화려하고 독특한 장치들이 총동원되는 무대, 그리고 관객과 아이 컨택을 하는 듯 가까이서 생생하게 담아낸 가수들의 공연 장면은 손쉽게 눈을 홀려 SM TOWN 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비록 < I AM. >이 기나긴 광고에 가깝긴 하나, 최소한 불편하거나 지루하진 않다는 방증이다.
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가장 큰 요소는 가수들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 I AM. >에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들이 창고 대방출되듯 다수 삽입돼 있다. 샤이니의 조금은 엉뚱한 숙소 풍경을 훑거나, 같은 에피소드에 대해 다른 소회를 털어놓는 슈퍼주니어 은혁과 이특의 인터뷰를 한 화면에 붙이는 방식에서는 이 영화의 재기가 드러난다. 또한 이들의 성장사를 읽을 수 있도록 배치한 영상들은 보편적인 감정에 호소하며 다큐멘터리로써의 효용을 십분 살려낸다. 예를 들어 마냥 생글생글 웃던 초등학교 5학년 설리가 안무 때문에 울음을 터뜨리는 고등학생으로 자라고, 마침내 f(x)의 멤버로서 무대에 서는 일련의 흐름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가수별로 고르지 못한 영상 분배와 들쑥날쑥한 호흡은 아쉽지만, 이마저도 노골적인 커머셜 필름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일 정도다. 물론 가수들의 개별 인터뷰까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 포착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SM 소속 가수들이 가진 아티스트로서의 매력을 납득시킨 것만으로도 원래 목표는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1일 개봉.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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