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원│My name is...
장서원│My name is...
My name is 장서원. 본명은 김슬기다. 대학 졸업 후 공연을 하다보니, 김슬기라는 이름과 내 이미지가 잘 안 맞아서 부모님이 따로 지어주셨다. 부모님이 핸드폰에는 ‘서원이’라고 저장해두셨는데, 소리 내서 부르는 건 아직 어색하신지 집에서는 그냥 ‘야-’라고 하신다.
1982년 11월 1일에 태어났다. 외동아들이다.
혈액형은 B형인데, A형처럼 소심한 면이 있다. 다행히 군대 다녀오면서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SBS 의 김주원(현빈)의 비서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김주원에게 ‘남들 다 퇴근할 시간에 출근하십니까’라는 대사였다. 분량이 얼마 없어서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하던 차에 정환 역으로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스턴트맨 역할이 재밌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액션연기는 오지호 씨의 호위무사 역으로 출연했던 KBS 때와 180도 다르다. 그 땐 말타기를 많이 연습했는데 이번에는 스포츠가 아닌 격투기에 가까운 액션이라 새로 배우는 느낌이다. 4회에 나왔던 와이어 액션은 두 시간 연습하고 한 시간 동안 찍었는데, 끝나고 나니 팔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죽을 뻔 했다. 하하하.
원래 하지원 씨 팬이라 첫 장면을 찍을 때 정말 멍했다. 남들은 보통 본인이 존경하는 선배와 함께 연기하면 놀랍고 떨린다는데, 난 그냥 멍~ (웃음) 라임과 대화하는 신이 몇 번 있었지만, 하지원 씨가 촬영 때문에 너무 바쁘셔서 아직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다.
부모님께 배우가 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반대하지 않으셨다.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단, 배고플거다.” “네” “그래, 쌀은 내가 대줄게” 이게 대화의 끝이었다.
해군 홍보단 MC 출신이다. 오디션 때는 KBS 의 원빈 흉내를 냈다. 반응은… 생각보다 차갑더라. (웃음) 군인이긴 해도 오랫동안 MC를 하셨던 분들이라 기대치가 높았을텐데, 내가 너무 얕잡아 본거지.
진한 멜로 연기를 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결국 영화 에서 영수(오창석)와 하게 됐다. 하하하하. 상대가 여자가 아니라서 그렇지, 어쨌든 멜로는 멜로니까.
사실 에서 가장 두려웠던 건 눈물 연기였다. 학교에서 연습할 때도 눈물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를 찍으면서 나도 모르게 몰입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고등학교 2학년 때 SBS ‘스타 따라잡기’ 코너에 출연해 각 나라별 사람들이 놀라는 모습을 흉내냈다. 홍콩배우 주성치 성대모사를 시작으로 미국 할머니들은 아악-하다가 빡- 때리고 갑자기 총 꺼내서 쏩니다, 이런 식으로. (웃음)
한예종 연기과 시절, 어떤 공연에 레슬링 선수 역으로 캐스팅된 적이 있다.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를 꽉 안았는데, 그 선수가 그레코로만형 체급이라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쪼이고 있는거다. (웃음) 결국 작품을 완성하진 못했지만 이런 코믹한 역할도 해봤다.
영화 에서는 깡패 기봉 역으로 출연했는데, 그 때 머리가 거의 닭벼슬 수준이었다. 잔디 인형 같기도 하고. 아하하하. 사실 그 머리 진짜 하기 싫었다. 좀 더 짧았어도 좋았을텐데.
운동신경은 있지만, 공을 다루는 운동은 못한다. 사실 예전엔 많이 했는데, 농구하다가 발목 삐고 축구하다가 또 발목 삐고 심지어 야구연습 첫 날에는 턱에 공을 맞았더니 이제 못하겠더라. 하하. 요즘엔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로 하는 편이다.
술자리를 좋아한다. 같이 술을 마시면 닫혀있던 마음도 열리고 상대방의 본성도 알 수 있으니까. 예전엔 학교 후배 (김)동욱이랑 어우, 양적으로 많이 먹었고 요즘엔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웃음) 한 병 정도 마시면 취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이필립 씨와 많이 친해져서 지방 촬영 가면 자주 마신다. 이필립 씨는 극 중 캐릭터와 비슷한데, 또 그렇게 과묵하지만은 않다.
배우로서 내 얼굴은 너무 무난한 것 같다. 특출나게 잘생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어우, 구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고. 거울을 볼 때도 그냥 ‘에이, 이 정도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블로그에 나와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 “서원이 형 사촌동생인데, 우리 형 잘 부탁드린다”고 꾸준히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다. 닉네임은 ‘스켈레톤워리어’다. 사실 사촌동생은 아니고 어머니 친구 아들이고 고등학생이다. (오, 열렬한 서포터인데?) 으하하하하하. 아니면 그 블로거한테 작업거는 거 아닐까?
요즘의 나는 많이 가라앉아 있다. 삶의 무거움이랄까. 세월이 갈수록 피곤해지고, 돈 버는 것도 걱정되고. 하하하하. 여러 가지 고민들이 날 무겁게 만들고 있다.

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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