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노론 명문가 좌의정 댁 외아들이다. 좋게 말하면 원칙주의자, 나쁘게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쉽게 말하면 같이 다니기 피곤한 녀석. 과거 앞두고 미신이라도 붙들겠다는 동문들 면전에서 “그딴 싸구려 위안이나 동정으로 뭐가 해결되지?”라며 냉소하고 욕먹으면 “날 싫어하는 건 상관없네. 허나 날 틀렸다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네” 라 받아친다. 친구? 물론 없다.
과거시험장에서 남들 다 하는 부정행위에 홀로 고고히 분노하며 단 한 사람의 부정행위자를 보더라도 시험장 전체의 문제를 일장연설로 읊어대는 징한 성질머리로 “내 오늘 네놈에게 선배를 대하는 바른 법도를 가르쳐 주마!”라고 윽박지르는 선배 목덜미를 곱게 잡아 “길 위에선 갈 길을 막지 않는 것만이 법돕니다”라며 개천으로 내던지기도 한다. 아버지는 물론 왕이라 해도 결코 대충 넘어가주지 않으며 특별대우 해주려 해도 “뇌물공여와 청탁을 꾀한다”며 살벌하게 사양한다. 즐겨 쓰는 말은 “내 원칙을 지키고자 할 뿐이오”, “그저 단순하고 명료한 원칙을 지키고자 했을 뿐이오”지만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전에 술기운으로 덮는 건 딱 질색입니다”라며 거절하다가도 마음 바뀌면 “허나 유생 자치활동엔 원하지 않아도 참석해야 한다는 내 원칙을 어길 수 없어 온 것 뿐이오” 라니 원칙이 들으면 “내 핑계 대지마” 할 잔머리도 늘어간다. 그러나 미간에 송곳을 꽂아도 ‘아야’ 한 마디 안 할 것 같은 이 포커페이스 도령 역시 남장여자 대물 김윤희에게 그윽한 눈빛을 보내며 “한 스승께 배운 동학이 아닌 내 편이 생긴 건 김윤식, 그대가 처음이었소” 라 고백하다니 이모, 여기 알렉스 하나 추가요~
갈래 : 너는 장미보다 아름답진 않지만 그보다 더 고고한 향기가. 너는 별빛보다 환하진 않지만 그보다 더 까다로워. 사무관 특채 한 번 보실래예?
편집. 장경진 three@
노론 명문가 좌의정 댁 외아들이다. 좋게 말하면 원칙주의자, 나쁘게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쉽게 말하면 같이 다니기 피곤한 녀석. 과거 앞두고 미신이라도 붙들겠다는 동문들 면전에서 “그딴 싸구려 위안이나 동정으로 뭐가 해결되지?”라며 냉소하고 욕먹으면 “날 싫어하는 건 상관없네. 허나 날 틀렸다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네” 라 받아친다. 친구? 물론 없다.
과거시험장에서 남들 다 하는 부정행위에 홀로 고고히 분노하며 단 한 사람의 부정행위자를 보더라도 시험장 전체의 문제를 일장연설로 읊어대는 징한 성질머리로 “내 오늘 네놈에게 선배를 대하는 바른 법도를 가르쳐 주마!”라고 윽박지르는 선배 목덜미를 곱게 잡아 “길 위에선 갈 길을 막지 않는 것만이 법돕니다”라며 개천으로 내던지기도 한다. 아버지는 물론 왕이라 해도 결코 대충 넘어가주지 않으며 특별대우 해주려 해도 “뇌물공여와 청탁을 꾀한다”며 살벌하게 사양한다. 즐겨 쓰는 말은 “내 원칙을 지키고자 할 뿐이오”, “그저 단순하고 명료한 원칙을 지키고자 했을 뿐이오”지만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전에 술기운으로 덮는 건 딱 질색입니다”라며 거절하다가도 마음 바뀌면 “허나 유생 자치활동엔 원하지 않아도 참석해야 한다는 내 원칙을 어길 수 없어 온 것 뿐이오” 라니 원칙이 들으면 “내 핑계 대지마” 할 잔머리도 늘어간다. 그러나 미간에 송곳을 꽂아도 ‘아야’ 한 마디 안 할 것 같은 이 포커페이스 도령 역시 남장여자 대물 김윤희에게 그윽한 눈빛을 보내며 “한 스승께 배운 동학이 아닌 내 편이 생긴 건 김윤식, 그대가 처음이었소” 라 고백하다니 이모, 여기 알렉스 하나 추가요~
갈래 : 너는 장미보다 아름답진 않지만 그보다 더 고고한 향기가. 너는 별빛보다 환하진 않지만 그보다 더 까다로워. 사무관 특채 한 번 보실래예?
[1점 문제] Q. 시험장에서 윤희가 던진 암호 “재주는 곰이 넘는다 했소”에 대한 선준의 대답으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1) 돈이야, 주인이 받겠지요.
2) 돈이야, 호인이 받겠지요.
3) 돈이야, 오인이 받겠지요.
4) 돈이야, 중국인이 받겠지요.
5) 돈이야, 왕서방이 받겠지요.
[2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선준이 모르는 척 하고 있는 ‘어젯밤 일’은 무엇인가.
선준 : 어젯밤 일이라면, 혹…
윤희 : 생각났소?
선준 : 성균관에 들어온 일이 다 내 덕이다, 내게 고맙다 한 일 말이오?
윤희 : 아니, 그 다음…그 다음 말이오!
선준 : 그 다음이라면 서재로는 가지 말아 달라, 내게 애원한 일을 말하나보오. 그 일이라면 내 김윤식 유생의 뜻대로 따를 것이니 아무 걱정 마시오.
1) 기방에서 난동을 부린 것
2) 아버지 좌상대감에게 대든 것
3) 술에 취해 멍멍이가 된 것
4) 걸오와 나란히 누워 잔 것
5) 부용화의 집 담장을 넘은 것
[3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를 순서대로 맞게 넣은 것은?
걸오 : 어이 노론, 니가 여기 왜 있는 거냐? 묻잖아. 노론 새끼가 이 방에 왜 기어들어 왔냐구. 냄새나게.
선준 : 진사는 동재에 거하는 것이 ㉠ ( ), 중이방에 배속된 것 또한 ㉠ ( ), 당색이 아닌 ㉡ ( )을 따랐을 뿐입니다.
걸오 : 그러니까…성균관, 아니 조선 팔도를 당색으로 갈기갈기 찢어놓은 게 바로 니 노론 놈들 아니야?
선준 : 지금 이 방을 당색으로 나누고 계신 분은 사형이십니다. 허면 사형께서도 노론이십니까.
걸오 : 뭐야?
선준 : 허면 전 ㉡ ( )대로, 취침하겠습니다.
㉠ 원칙 – ㉡ 소신
㉠ 규정 – ㉡ 원칙
㉠ 원칙 – ㉡ 신념
㉠ 규정 – ㉡ 계획
㉠ 소신 – ㉡ 원칙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1) 우물이 모양은 이쁜데 물은 별로 안 깨끗하구나 – 청계천
2점 문제 – 4) 초록색 바지
3점 문제 – 커플
[실전! 독립적인 캠퍼스 라이프를 위한 말하기 전략]* 개강파티에서 자꾸 술 권하는 선배에게글. 최지은 five@
어울리지 않는 선배 노릇을 봐 주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오.
* 팀 프로젝트에 무임승차한 팀원 이름 레포트에서 빼며
재수강이야 그 자들의 몫이지요. 난 그저 원칙을 지키고자 할 뿐이오.
* 대형 강의실 시험에서 옆 자리 사람이 컨닝하면
이보시오!! 여기 부정한 방법으로 과장을 욕보이는 자가 있소이다!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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