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은 업무 시간에 해야 제 맛이지만, 조석의 웹툰 를 회사에서 상사 몰래 보는 것은 웬만하면 자제하라 말해주고 싶다. 자칫 “푸흡!” 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그대로 부장님께 웹서핑 사실을 들켜 조용히 불려가거나, 웃음을 참느라 “끄윽끄윽”거리다 입가에 침이 새는 추한 모습을 보일 수 있으니까. 모니터와 책상을 흥건히 적시고 싶은 게 아니라면 커피를 마시면서 보는 것도 금물이다. 아, 물론 이건 경험에서 우러나온 마음의 소리다.
2006년 ‘진실’ 편으로 시작된 는 ‘마사루의 센스를, 이나중의 황당함을 뛰어넘는다!’는 문구 그대로, 한국에선 보기 드물게 B급 정서가 넘치는 개그만화였다. 과거형이지만 지금 조석의 만화가 과거의 활력을 잃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의 개그 센스가 물이 오를수록 는 소수의 마니아가 아닌 수많은 대중의 호응을 얻었고,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같은 대사는 네티즌들의 유행어가 됐다. 조석이라는 만화가가 흥미로운 건, 스스로 만화 안에서 웃음(이라 쓰고 삽질이라 읽는다)의 주체가 되면서 만화의 감성과 인기를 그 스스로의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그것이 픽션임을 빤히 알면서도 방안에 라면을 쏟고선 형과 친구에게 “너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던 것만으로 만족해”라고 말하는 만화 속 조석과 실제의 만화가 조석을 한 인물처럼 받아들이고 그의 정신세계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래서 최근 ‘그 분’이라도 오신 듯 작두 타는 개그 센스를 보여주고 있는 그가 “언제나 가장 재밌게 만들고 싶어서 그대로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안 하는 사람은 없겠죠. 흔히 말하는 ‘빵빵 터뜨리는 법’ 같은 게 있으면 저도 좋을 거 같아요. 그런 방법이 뭔지는 저도 잘 몰라요. 알면 좋으련만”이라고 차분하게 말할 때 의외(라 쓰고 실망이라 읽는다)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만화 외에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방증일 것이다. 기왕이면 만화와 관련한 테마로 준비해 달라는 부탁에 “만화와 관련한 테마가 따로 있나요”라며 자신이 즐겨 듣는 걸그룹의 노래를 추천해준 그의 플레이리스트는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만화가 조석의 취향을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아, 그런데 조석이 추천한 걸그룹이라는 테마, 왜 이렇게 웃기지? 1. 티아라(T-ara)의 < Breaking Heart (Repackage) >
“주로 걸그룹의 음악을 틀어놓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남자 입장에선 굵직한 남자 목소리 듣는 것보다는 그게 더 좋아요. 남성 비하는 아니고요”라며 조석이 선택한 첫 번째 곡은 < Breaking Heart (Repackage) > 앨범에 실린 티아라의 ‘내가 너무 아파’다. “제가 실제로 아플 때 들어서 기억에 남는 곡이에요. 아, 물론 마음이 아니라 몸입니다.” 같은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오토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너 때문에 미쳐’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연상케 하는 잘 빠진 일렉트로니카 넘버라면, 소위 ‘뽕끼’가 실린 ‘내가 너무 아파’는 전성기 코요태를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한국형 댄스 음악이다. 이것은 행사에 있어 타이틀곡보다 오히려 더 유리한 음악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내가 너무 아파’는 곡 그 자체보다 걸그룹에게 요구되는 어떤 포지션을 설명해주기에 더욱 흥미로운 곡이라 할 수 있다. 2. 카라(Kara)의
“이거 왠지 만화 주제가 같아서 좋아요. 아, 물론 제 만화는 아니고요”라며 조석이 고른 두 번째 곡은 카라의 ‘루팡’이다. 그의 말대로 ‘루팡’은 후반부 코러스가 마치 애니메이션 오프닝 같은 느낌을 준다. 결코 유치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신나는 멜로디를 카라 멤버들이 그 어느 때보다 청아하게 뽑아내는 느낌이다. 곡이 신나면서도 그다지 비트 자체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이런 곡의 분위기는 나름 섹시한 의상과 퍼포먼스를 보여준 뮤직비디오 콘셉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의 카라는 ‘Wanna’와 ‘미스터’로 소녀시대나 2NE1 같은 동시대 최고 인기 걸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고, 그 다음 싱글에서는 그 인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에 도전할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물이 ‘루팡’이다. 곡 자체로는 ‘Rock U’나 ‘미스터’만큼 흥미롭진 않지만 적어도 이젠 뭘 해도 촌스럽진 않게 된 카라의 성숙미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3. f(x)의 < NU 예삐오 (NU ABO) >
사실 ‘Chu~♡’라는 제목도 그다지 범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NU 예삐오’를 위한 전초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기대하든 항상 예상치 못한 값을 내놓는 함수 소녀 f(x)의 ‘NU 예삐오’는 그만큼 파격적인 가사와 제목을 보여주는 곡이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뉴 제너레이션을 새로운 피, 즉 NU ABO형으로 치환시킨 이 곡은 ‘독창적 별명 짓기 예를 들면 꿍디꿍디’ 같은 자유분방한 가사들로 3분 44초의 러닝 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주제가로 쓰면 좋을 것 같지 않아요?”라는 조석의 말대로 과거의 SMP(SM Music Performance. ‘메탈 기타+랩+비명+강력한 댄스’가 섞인 SM만의 장르) 스타일의 리프를 전자음으로 대체한 사운드는 아스트랄한 가사에 묻히기엔 아까운 게 사실이다. 어쩌면 이 곡은 SMP의 새로운 변화와 자유분방한 가사를 통해 소녀들이 한국 대중음악계의 ‘NU 예삐오’가 되리라 선언하는 건 아닐까. 4. 소녀시대의
언젠가 트랙스의 기타리스트 정모는 SM엔터테인먼트 안에서 가장 록킹한 음악으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꼽았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록을 베이스로 하는 작곡가 켄지의 작법은 ‘다시 만난 세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후반부 코러스의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도 그렇지만 점층적으로 쌓아가던 멜로디를 코러스에서 폭발시키는 구성은 ‘떼창’에 어울리는 록 넘버를 듣는 느낌이다. “이건 분명 만화 주제가”라는 조석의 확신은 그래서 정확하다. 일본에선 록밴드가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부르는 경우가 무척 많은데 보통 시원한 코러스 파트로 ‘떼창’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조석이 ‘다시 만난 세계’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분명 어렸을 때 듣던 연애 만화에 나오던 그 멜로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런 록 베이스의 곡이 아니었을까. 5. 시크릿(Secret)의 < Secret Time >
KBS 첫 회에서 은박지로 창문을 가린 시크릿의 반지하 숙소가 나왔을 때만 해도, 선화가 ‘백지 선화’ 콘셉트로 겨우겨우 자리를 잡아갈 때만 해도 시크릿이라는 걸그룹이 이 정도로 임팩트 있는 한 방을 준비 중이라는 걸 짐작하는 사람이 있었을까. 조석은 “매직”이라는 한 마디로 곡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정말 그들의 곡 ‘Magic’이야말로 ‘어머어머하고 놀랄’만한 마법 같은 결과물이다.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은 ‘매직 매직’과 ‘어머 어머’가 교묘한 길항을 이루는 후렴구다. 하지만 이처럼 듣는 이의 귀를 낚아채는 힘이 강하면서도 일반적인 후크송처럼 짧은 후크를 반복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곡의 흐름을 살린다는 면에서 ‘Magic’은 더욱 흥미로운 곡이다. 펑키한 그루브를 타는 전반부 멜로디도 좋지만 후렴구 이후 통통 튀듯 ‘어어어어어 어어 매직’으로 이어지는 구성도 매력적이다. “물론 언제나 여러 가지 장르의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단지 지금은 를 더 잘 그려야 할 때라 에만 전념하고 있어요.” 다른 웹툰 작가들과 함께 미스터리 장르 < N의 등대 > 작업을 했던 조석은 새로운 작업에 대한 욕구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화를 잘 그리는 것, 만화를 재밌게 그리는 것, 그리고 만화로 돈을 버는 것”이 만화가로서의 목표라는 그에게 있어 가장 현실적인 대답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인터뷰가 끝난 바로 다음날 그는 남아공 월드컵 특집으로 를 공개했다.
기본적으로는 처럼 짧게 웃음의 잽을 날리는 개그 만화지만 평소 를 통해 종종 드러내던 해외 축구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아낸 덕에 최훈의 야구 웹툰처럼 스포츠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다. 아직 스스로는 성급한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열심히 할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그의 안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 건 아닐까. 그가 가장 재밌게 본 만화로 故 고우영 화백의 걸작 를 꼽은 건, 그래서 결코 웃기지 않다.
글. 위근우 eight@
2006년 ‘진실’ 편으로 시작된 는 ‘마사루의 센스를, 이나중의 황당함을 뛰어넘는다!’는 문구 그대로, 한국에선 보기 드물게 B급 정서가 넘치는 개그만화였다. 과거형이지만 지금 조석의 만화가 과거의 활력을 잃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의 개그 센스가 물이 오를수록 는 소수의 마니아가 아닌 수많은 대중의 호응을 얻었고,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같은 대사는 네티즌들의 유행어가 됐다. 조석이라는 만화가가 흥미로운 건, 스스로 만화 안에서 웃음(이라 쓰고 삽질이라 읽는다)의 주체가 되면서 만화의 감성과 인기를 그 스스로의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그것이 픽션임을 빤히 알면서도 방안에 라면을 쏟고선 형과 친구에게 “너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던 것만으로 만족해”라고 말하는 만화 속 조석과 실제의 만화가 조석을 한 인물처럼 받아들이고 그의 정신세계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래서 최근 ‘그 분’이라도 오신 듯 작두 타는 개그 센스를 보여주고 있는 그가 “언제나 가장 재밌게 만들고 싶어서 그대로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안 하는 사람은 없겠죠. 흔히 말하는 ‘빵빵 터뜨리는 법’ 같은 게 있으면 저도 좋을 거 같아요. 그런 방법이 뭔지는 저도 잘 몰라요. 알면 좋으련만”이라고 차분하게 말할 때 의외(라 쓰고 실망이라 읽는다)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만화 외에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방증일 것이다. 기왕이면 만화와 관련한 테마로 준비해 달라는 부탁에 “만화와 관련한 테마가 따로 있나요”라며 자신이 즐겨 듣는 걸그룹의 노래를 추천해준 그의 플레이리스트는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만화가 조석의 취향을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아, 그런데 조석이 추천한 걸그룹이라는 테마, 왜 이렇게 웃기지? 1. 티아라(T-ara)의 < Breaking Heart (Repackage) >
“주로 걸그룹의 음악을 틀어놓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남자 입장에선 굵직한 남자 목소리 듣는 것보다는 그게 더 좋아요. 남성 비하는 아니고요”라며 조석이 선택한 첫 번째 곡은 < Breaking Heart (Repackage) > 앨범에 실린 티아라의 ‘내가 너무 아파’다. “제가 실제로 아플 때 들어서 기억에 남는 곡이에요. 아, 물론 마음이 아니라 몸입니다.” 같은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오토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너 때문에 미쳐’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연상케 하는 잘 빠진 일렉트로니카 넘버라면, 소위 ‘뽕끼’가 실린 ‘내가 너무 아파’는 전성기 코요태를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한국형 댄스 음악이다. 이것은 행사에 있어 타이틀곡보다 오히려 더 유리한 음악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내가 너무 아파’는 곡 그 자체보다 걸그룹에게 요구되는 어떤 포지션을 설명해주기에 더욱 흥미로운 곡이라 할 수 있다. 2. 카라(Kara)의
“이거 왠지 만화 주제가 같아서 좋아요. 아, 물론 제 만화는 아니고요”라며 조석이 고른 두 번째 곡은 카라의 ‘루팡’이다. 그의 말대로 ‘루팡’은 후반부 코러스가 마치 애니메이션 오프닝 같은 느낌을 준다. 결코 유치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신나는 멜로디를 카라 멤버들이 그 어느 때보다 청아하게 뽑아내는 느낌이다. 곡이 신나면서도 그다지 비트 자체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이런 곡의 분위기는 나름 섹시한 의상과 퍼포먼스를 보여준 뮤직비디오 콘셉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의 카라는 ‘Wanna’와 ‘미스터’로 소녀시대나 2NE1 같은 동시대 최고 인기 걸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고, 그 다음 싱글에서는 그 인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에 도전할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물이 ‘루팡’이다. 곡 자체로는 ‘Rock U’나 ‘미스터’만큼 흥미롭진 않지만 적어도 이젠 뭘 해도 촌스럽진 않게 된 카라의 성숙미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3. f(x)의 < NU 예삐오 (NU ABO) >
사실 ‘Chu~♡’라는 제목도 그다지 범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NU 예삐오’를 위한 전초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기대하든 항상 예상치 못한 값을 내놓는 함수 소녀 f(x)의 ‘NU 예삐오’는 그만큼 파격적인 가사와 제목을 보여주는 곡이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뉴 제너레이션을 새로운 피, 즉 NU ABO형으로 치환시킨 이 곡은 ‘독창적 별명 짓기 예를 들면 꿍디꿍디’ 같은 자유분방한 가사들로 3분 44초의 러닝 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주제가로 쓰면 좋을 것 같지 않아요?”라는 조석의 말대로 과거의 SMP(SM Music Performance. ‘메탈 기타+랩+비명+강력한 댄스’가 섞인 SM만의 장르) 스타일의 리프를 전자음으로 대체한 사운드는 아스트랄한 가사에 묻히기엔 아까운 게 사실이다. 어쩌면 이 곡은 SMP의 새로운 변화와 자유분방한 가사를 통해 소녀들이 한국 대중음악계의 ‘NU 예삐오’가 되리라 선언하는 건 아닐까. 4. 소녀시대의
언젠가 트랙스의 기타리스트 정모는 SM엔터테인먼트 안에서 가장 록킹한 음악으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꼽았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록을 베이스로 하는 작곡가 켄지의 작법은 ‘다시 만난 세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후반부 코러스의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도 그렇지만 점층적으로 쌓아가던 멜로디를 코러스에서 폭발시키는 구성은 ‘떼창’에 어울리는 록 넘버를 듣는 느낌이다. “이건 분명 만화 주제가”라는 조석의 확신은 그래서 정확하다. 일본에선 록밴드가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부르는 경우가 무척 많은데 보통 시원한 코러스 파트로 ‘떼창’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조석이 ‘다시 만난 세계’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분명 어렸을 때 듣던 연애 만화에 나오던 그 멜로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런 록 베이스의 곡이 아니었을까. 5. 시크릿(Secret)의 < Secret Time >
KBS 첫 회에서 은박지로 창문을 가린 시크릿의 반지하 숙소가 나왔을 때만 해도, 선화가 ‘백지 선화’ 콘셉트로 겨우겨우 자리를 잡아갈 때만 해도 시크릿이라는 걸그룹이 이 정도로 임팩트 있는 한 방을 준비 중이라는 걸 짐작하는 사람이 있었을까. 조석은 “매직”이라는 한 마디로 곡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정말 그들의 곡 ‘Magic’이야말로 ‘어머어머하고 놀랄’만한 마법 같은 결과물이다.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은 ‘매직 매직’과 ‘어머 어머’가 교묘한 길항을 이루는 후렴구다. 하지만 이처럼 듣는 이의 귀를 낚아채는 힘이 강하면서도 일반적인 후크송처럼 짧은 후크를 반복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곡의 흐름을 살린다는 면에서 ‘Magic’은 더욱 흥미로운 곡이다. 펑키한 그루브를 타는 전반부 멜로디도 좋지만 후렴구 이후 통통 튀듯 ‘어어어어어 어어 매직’으로 이어지는 구성도 매력적이다. “물론 언제나 여러 가지 장르의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단지 지금은 를 더 잘 그려야 할 때라 에만 전념하고 있어요.” 다른 웹툰 작가들과 함께 미스터리 장르 < N의 등대 > 작업을 했던 조석은 새로운 작업에 대한 욕구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화를 잘 그리는 것, 만화를 재밌게 그리는 것, 그리고 만화로 돈을 버는 것”이 만화가로서의 목표라는 그에게 있어 가장 현실적인 대답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인터뷰가 끝난 바로 다음날 그는 남아공 월드컵 특집으로 를 공개했다.
기본적으로는 처럼 짧게 웃음의 잽을 날리는 개그 만화지만 평소 를 통해 종종 드러내던 해외 축구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아낸 덕에 최훈의 야구 웹툰처럼 스포츠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다. 아직 스스로는 성급한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열심히 할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그의 안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 건 아닐까. 그가 가장 재밌게 본 만화로 故 고우영 화백의 걸작 를 꼽은 건, 그래서 결코 웃기지 않다.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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