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집단 토크쇼의 전환점
, 집단 토크쇼의 전환점" /> MBC 월 밤 11시 5분
어제의 는 프로그램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었을지도 모른다. 제작진은 게스트로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4천만 명쯤은 더 많을 장항준, 장규성, 양익준 감독을 초대했고, 그들의 친구로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과 배우 강성진을 동석시켰다. 물론 KBS 으로 이미 예능인이 된 장항준 감독이 안전핀 역할을 했지만, 는 아주 유명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게스트들로 한 시간을 꾸리면서도 ‘큰 웃음’을 터뜨리려 하지 않았다. 대신 는 세 감독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내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시작부터 영화제 분위기를 연출해 이 토크쇼가 영화에 관한 것임을 분명히 했고, 각본, 감독, 배우 등 영화에 관한 소재를 지정해 계속 토크를 이끌어내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경험담을 끌어내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장규성은 촬영 당시 염정아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감독과 배우의 관계에 대해 말할 수 있었고, “신작일 때는 3000원이던 다운로드 가격이 시간이 지나면 500원으로 떨어진다”는 영화산업에 관한 에피소드가 튀어나오기도 했다. 특히 양익준 감독이 존경하던 허우 샤오시엔 감독을 만난 이야기는 토크쇼가 가끔은 웃음이나 눈물을 넘어 꿈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한 순간이었다. 가 억지로 웃음을 끌어내기 보다는 게스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정공법을 선택하면서 무명은 아니지만 너무 유명하지도 않은 처지에 있는 감독들이 설경구와 김정은부터 인디영화 촬영 현장까지 한국 영화 산업 전체를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건 토크쇼가 전문 예능인보다는 덜 웃기더라도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다른 이야기를 토크쇼 안에 녹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KBS 으로 이미 예능인의 길에 들어선 장항준의 ‘깐족토크’는 보다 더욱 빛났다. 그리고 는 지난주보다 시청률이 올랐다고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큰 변화 없었던 집단 토크쇼가 드디어 새로운 시기에 접어든 것일까.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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