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강 씨는 단단하고 영민한 사람입니다

다행인 건 청강 씨 스스로가 자신이 처한 위치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미 참가할 때부터 에서의 우승이 성공이 아니라 성공의 발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더군요. “을 통해 제가 가수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묻힐지 다 저한테 달렸죠.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수의 길이 열리느냐, 아니면 여기서 끝이냐”라고 말할 때의 단호한 눈빛과 어조에서 지금까지의 자그마한 체구의 천진난만한 청년이 아닌 강인한 사나이의 기개가 엿보였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후 귀향하기까지 연예인으로 보낸 2주일, 하루에 2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할 빡빡한 스케줄로 힘겨웠지만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차차 자신을 찾는 곳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도, 그리고 이제 가 시작되면 시청자들은 거기에 정신이 팔려 청강 씨를 잊으리란 것도 잘 알고 있었어요.
초심을 잃지 말라는 충고 잊지 마세요

그리고 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 하나 있어요. 바로 청강 씨가 대중의 마음을 얻는 법을 잘 알고 있다는 거예요. 연변 공항에 연변의 자랑 청강 씨가 도착했을 때 공항이 마비가 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한 할머님이 넘어지시는 작은 사고가 있었던 거 기억나죠? 청강 씨는 멈춰 섰지만 옆에서 다들 잡아끄는 바람에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잖아요. 그 순간 저는 ‘그래도 일으켜드리고 가지. 너무 무심하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치 제 소리를 듣기라도 한 양 차에 오른 뒤 그 얘기를 꺼내더군요. 할머님이 넘어지셔서 너무 미안했다고요. 그렇죠. 그렇게 미안해야 할 때 미안해할 줄 알고 고마워해야 할 때 고마워할 줄 알면 되는 겁니다.
만약 1등을 한다면 꼭 상금의 반을 힘든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시작 당시의 다짐대로 상금의 반을 고아원에 기꺼이 쾌척하는 걸 보며 쉽지 않은 결단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욱이 그 결단 뒤에 한국 사람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대한 고마움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감동으로 다가오더군요. 팬들의 사랑을 당연히, 그리고 입으로만 고마워하는 가식적인 연예인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성공한 연예인들을 보면, 특히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된 이들을 보면 대중의 입장에서 보낸 세월이 짧아서인지 대중의 마음을 너무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들이 겪는 설화의 대부분이 대중의 마음에 무지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에 반해 자신의 현재 위치도 잘 알고 있고, 대중의 마음도 잘 알고 있고,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할 멘토까지 있는 청강 씨의 앞날이 그래서 어느 오디션 우승자보다 기대됩니다. 부디 김태원 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하셨다는 초심을 잃지 말라는 충고, 잊지 않길 바랍니다.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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