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 드디어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27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그랜드 파이널은 여러 명 중에서 한 명이 탈락하는 방식이었던 기존의 생방송에 비해 완전히 두 사람만이 서로 비교되고, 실력을 겨뤄야 하는 정면 승부다. 두 사람은 같은 ‘외인구단’이기에 닮아 있는 듯 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걸어온 길도 다르고, 강점과 약점도 판이하게 다르다. 그랜드 파이널을 앞두고 백청강과 이태권, 두 사람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본다.

백청강

강점 : 백청강은 예쁘게 뽑아내는 애절한 고음이 강점이다. 아직도 멘토 스쿨 때 백청강이 불렀던 ‘희야’를 잊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박완규는 혹평을 던졌지만, 백청강의 장점이 잘 살아 났던 무대였던 것도 사실이다. 아직 약간 남아 있는 비음도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희야’를 노래할 당시 백청강은 단점으로 지적받은 비음을 완벽히 없앤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백청강의 비음 또한 개성이라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처럼 약간 남아 있는 비음이 ‘희야’의 감정선을 더욱 살려준 점도 없지 않다. 게다가 백청강은 부족한 성량과 여린 목소리에도 의외로 밴드 를 이끌어 나갈 줄 안다. 부활과 함께 한 ‘1970’ 무대에서 다른 멘티들에 비해 백청강이 돋보인 것은 그 때문이다. 춤을 추는만큼 리듬감 또한 부족하지 않다는 것 또한 백청강의 강점이다.

약점 : 백청강의 약점은 우선은 성량이다. 백청강은 밴드에 결코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가졌으면서도 종종 밴드 사운드에 목소리가 묻히고 만다. 이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We are the future’나 ‘Heartbreaker’를 부를 때의 백청강은 많은 끼를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차분한 발라드를 부를 때는 자연스럽게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면서 노래의 감정을 살려줄 무대 매너가 아직 부족하다. 무엇보다 백청강은 아직 선곡에 따라 노래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김경호나 지 드래곤처럼 원곡자의 색깔이 강한 노래를 할 때 백청강은 모창이라는 얘기까지 듣는다. 애절함이 강점이라 애절함만을 강조하는 발라드를 잘못 선곡하면 흘러간 옛날 분위기가 난다. 백청강은 이태권보다 훨씬 더 선곡에 공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호재와 악재 : 백청강은 꾸준히 문자 투표에서 1위를 해왔다. 무난히 우승을 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화제를 거의 만들어내지 못한 에서 그나마 꾸준히 화제를 만들어온 것 또한 팬들을 결집시키고, 더 많은 주목도를 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백청강에게 호재다. 그러나 100% 낙관할 수만은 없다. 백청강의 1위 독주와 열성적인 팬덤을 가진 만큼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생겨서 반대표가 모조리 이태권에게 쏠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TOP3 문자투표수에서 1위와 2위의 투표수는 각각 28만과 22만표로 6만여표 차이다. 이전까지 1위와 2위의 투표차는 10만여표였다. 1위와 2위의 표차이가 줄어든 만큼, 누가 1위를 할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셈이다. 백청강은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팬들과 그 외의 시청자들 모두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겨야 한다.

추천곡 : 이승환 – ‘텅빈 마음’
백청강의 매력은 ‘소년의 순수함’이다. 애절한 고음이 장점인만큼 감정 또한 쏟아내는 곡이 필요하다. 시대를 타지 않은 좋은 멜로디 또한 선곡의 조건이다. 소년이 쏟아내는 절실한 감정이 담긴 곡이라면 가장 먼저 이승환의 초기 곡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텅빈 마음’이라면 백청강의 매력과 캐릭터를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너무 과한 편곡은 금물. 순수함과 절실함 모두를 잃을 수 있다.

이태권
<위대한 탄생> 파이널 프리뷰 - 백청강 VS 이태권, 우승자는 누구?
파이널 프리뷰 - 백청강 VS 이태권, 우승자는 누구?" />
강점 : 이태권의 가장 큰 강점은 노래를 잘한다는 이미지다. 실제로 가장 안정감 있게 노래를 한다. 백청강이 고음에서 음정이 불안할 때가 적지 않은데, 이태권은 이 점에서 백청강보다 상대적인 우위에 있다. 편안하고 감미로운 음색도 이태권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이태권의 가장 큰 강점은 풍부한 성량이다. ‘조용필 미션’을 치를 때 이태권의 목소리는 6명의 멘티 중 유일하게 밴드 사운드에 묻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생방송 무대를 진행해온 MBC 일산 드림센터 공개홀은 630여석 규모고, 그랜드 파이널 무대는 4,000석 규모의 고려대 화정 체육관에서 열린다. 오케스트라가 동원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의 방송 음향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현장에서도 노래가 거의 안 들릴 수 있다. 이태권의 성량이 굉장히 중요한 무기가 된 것이다.

약점 : 이태권이 잔잔하고 차분한 노래를 부를 땐 너무 착하고, 아름답게만 들린다. 조용필의 ‘꿈’ 정도로 노래가 함축하고 있는 정서가 깊은 곡이 아니라면 이태권이 부르는 노래는 다소 지루할 수 있다. 단조롭다는 지적을 늘 받은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약점은 노래를 잘한다는 것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노래를 잘하지만, 폭발적인 성량이 특징을 가지진 않았다. 셰인처럼 타고난 감미로운 음색도 아니다. TV쇼의 캐릭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에도 캐릭터가 필요하다. 이태권은 아직 그게 없다.

호재와 악재 :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이태권을 말할 때 음색의 매력을 얘기하기보다 성가대 혹은 성악 같은 발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태권의 노래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증거다. 노래를 잘한다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Bad Case Of Loving You’는 정말 신나고 재밌었지만, 계속 로커 이미지의 무대를 보여줄 수는 없다. 아예 노래로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든가, 혹은 자신도 백청강이 가진 ‘애절함’이나 ‘소년의 순수함’처럼 다른 특징이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행히 사람들은 이태권에게 딱히 반감도 없다. 노래를 잘하고, 항상 어느 정도 완성도 있는 무대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거나, 압도적인 노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추천곡 : 블랙홀 – ‘깊은 밤의 서정곡’
이태권은 노래를 잘한다는 이미지 말고 특별한 캐릭터가 없다. 따라서 캐릭터를 잡아주는 곡이 필요하다. ‘깊은 밤의 서정곡’처럼 처절한 감정을 토해내는 노래라면 이태권에게 캐릭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안정적이고, 무난하다는 이미지는 이태권의 보수적인 선곡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있다. 마지막에 파격적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태권이라면 이 노래를 촌스러운 느낌 없이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고음역대가 이태권이 보여주었던 음역대보다 무리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관객과 시청자를 사로잡을만한 ‘고음 쇼’를 보여주는 것 또한 문자투표수에 좌우되는 에는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도박이다. 그러나 이태권에겐 바로 이 도박을 할 수도 있는 보컬이라는 캐릭터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 MBC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